메뉴 건너뛰기

close

선거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동의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치행위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선거에서는 당시의 사회적 이슈들이 집중적으로 공론화됩니다. 정치학과 대학생 연합동아리 '여정(與政)'은 한국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후보들을 찾아서 인터뷰를 해보고자 합니다. '지역주의 극복, 군소정당, 여성 정치인, 청년 정치인, 이색 경력 후보'를 카테고리로 하여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 기자 말


평소에 '정치인'이라고 하였을 때 머릿속에 어떤 사람이 그려지는가? 보통 중년의 남성 정치인을 떠올리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점차 그 추세가 바뀌고 있다. 많은 여성 정치인들이 점차 그들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의 여성 정치인들이 단지 성별만 여성이고 다른 남성 정치인들과 차별성이 없다는 점이다.

여성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여성 정치인을 찾던 중에 우리가 만난 목소영 서울 성북구의원 후보(36세, 성북구다선거구, 새정치민주연합)는 다른 후보들과는 다르게 그러한 활동들을 해온 후보였다. 그녀는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에서 보육정책위원을 하며 다른 여성정치인과의 네트워크 결성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 왔으며, 또한 당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하게 여성의무할당제도를 지키라고 요구했다.

현직 성북구의원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목소영 후보는 지역과 정당을 초월해 여성의 시각으로 지방 정치를 바꾸려 노력하는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전여네) 공동대표로서 여성 권익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목소영 후보를 지난 17일에 만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은 '마을 만들기'"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해주는 목소영 후보.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해주는 목소영 후보.
ⓒ 진혜빈

관련사진보기


- 후보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조사하던 중에 굉장히 블로그 활동이 활발하다고 느꼈는데 블로그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사실 요즘에는 블로그보다는 페이스북이 더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옮겨가는 중이에요. 시작하게 된 이유는 대부분 사람들이 구의원이나 기초의원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활동 내용에 대해서 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또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주민들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삶을 살아오면서 어떠한 활동을 해왔고,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지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제 활동을 보시면서 많은 분들이 '여성 정치인이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 언제부터 정치인이 되려고 생각하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저는 정치외교학과를 나왔고 졸업하는 시기에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이하 여세연)에서 활동가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어 정치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주로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하였고, 이 계기로 지역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각 지역의 많은 여성 단체들과 함께 학교 근처 러브호텔 설립 반대 운동, 학교급식관련 문제, 어린이집 문제와 같은 지역 문제들을 중심으로 활동했었습니다. 이런 활동을 해나가면서 기회가 되면 구의원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고,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에서 청년, 여성, 시민단체 중견 활동가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의원을 할 사람을 모집하고 있었는데, 조건이 맞아떨어져서 전략적 공천으로 구의원으로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집중을 했었던 것들은 크게 주민참여, 여성인권 이렇게 두 가지 활동이 있는데요. 특히 제게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은 '마을 만들기' 활동이었습니다. 우리 정릉이라는 지역이 세계 문화유산이 있는 굉장히 유서 깊은 곳인데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많이 낙후된 지역이었습니다.

이 활동을 매개로 주민들과 같이 정릉을 해설하는 주민 해설사로 활동하고, 초등학교에 가서 정릉 소개하고, 정릉 마을 잡지를 제작하기 위해 주민 기자단도 모집하며 정릉 합창단을 만들었습니다. 주민들의 활동을 통해 더 이상 마지못해 정릉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에 애착을 가지고 살게 되었다는 점에서 기억에 가장 남았습니다."

- 그렇다면 가장 어려운 점이나 일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요?

"일단 두 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제가 아직 결혼생활도 해보지 않았고, 그러한 경험이 부족하여서 지역 내에서 주민들의 일상 민원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특히 아이들 문제, 쓰레기 문제 이런 것들은 제가 아직 일상생활에서 직접적으로 경험을 해보지 못해서 간접적으로만 알고 있는 것들이어서 접근할 때 조금 어려웠습니다.

두 번째는 공무원들과 주민들 사이를 중재하는 것입니다. 주민들은 매년마다 재개발을 요구하지만 그때마다 공무원들은 이유를 대면서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주민 분들이 관련 업체 분들도 찾지 못하는 해결방법을 계속 찾으시면서 불신이 더욱 더 쌓여갔습니다. 그것들을 해결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더 많이 배우게 되었고 주민들과 힘을 모아 해결해나갔습니다."

"핀란드 여자 대통령 타르야 할로넨이 롤모델"

목소영 후보의 사무실 풍경.
 목소영 후보의 사무실 풍경.
ⓒ 진혜빈

관련사진보기


- 최근에 새정치민주연합에 강력하게 여성의무할당제도를 지키라고 요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을 것 같은데, 혹시 트러블은 없었나요?
"여성운동은 늘 투쟁이지요. (웃음) 운동을 하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고요. 정치가 현재 남성중심이기 때문에 여기에 여성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활동하는 민주여성지방의원협의회에서는 세미나 등을 통해 상황 자체를 계속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 또 최근에 공직선거법이 미혼자에게 차별적이라고 발언하신 기사 역시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의원님이 생각하시는 해결을 위한 정책은 무엇인가요?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에는 직계 존비속과 배우자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직계 존비속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미혼인 경우에는 배우자와 자녀가 없기 때문에 상당히 불리합니다.(기자 주 : 후보자의 명함은 후보자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 후보자와 함께 다니는 선거사무장이나 선거사무원, 활동보조원 및 후보자가 지정한 동행 1인만 배부할 수 있다.)

이것이 대부분의 젊은 정치인들의 정계 진출을 막을 수도 있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해결 방법은 선거 운동 가능한 사람의 수를 정확히 정하는 것입니다. 현재는 예비후보일 때, 3명을 유급으로 쓸 수 있는데, 이것을 5명 정도로 정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선거 운동하는 사람을 꾸리는 것인 대안이라고 생각해요."

- 현재 전국 여성 지방의원 네트워크에서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가요?
"전국 여성 지방의원 네트워크(아래 전여네)는 정당 초월, 지역 초월, 여성 지방 의원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단체에요. 여성 정치인들은 기본적으로 당을 떠나서 여성 정치인이라는 소속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당이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뜻은 다를지 몰라도 여성들이 정치에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공통적인 뜻은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정치가 남성 중심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여성 정치인들은 대부분 정계에서 고군분투하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고민을 나누고, 그런 고민이 우리 후배들에게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 2회, 1박 2일로 전국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고, 거기에서 그 지방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준비하고, 같이 공유하고 싶은 정책들을 주제를 정하여 이야기합니다. 또한 분기별로 3회 정도 세미나를 하고, 또 2년에 한 번씩은 해외연수도 나갑니다. 같이 공동도 발의하는데 대표적인 예로 이전에는 여성발전기본법이 있습니다. '여성발전'이라는 단어가 문제가 되어 '성평등'이라는 단어로 바꾸는 운동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올바르게 단어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 여성 정치인으로서 목소영 의원님이 좋은 모범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평소에 롤모델이나 이상적으로 생각하신 여성 정치인이 있으신가요?
"큰 틀에서 보면 '리더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에 언급되었었던 핀란드 여자 대통령 타르야 할로넨을 롤모델로 생각해요. 이 분의 퇴임 시 지지율이 80%가 넘을 정도로 핀란드에서 굉장히 지지받는 정치인이십니다.

또 이 분의 인상적인 특징 중 하나가 간담회를 하는데, 너무나도 당당하게 간담회에서 '경제인들에게 좋다는 것이 우리나 국민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 중 하나가 명확하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정치인은 국민을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다'라는 주장을 하셨는데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여성 정치인의 모습 부족해"

목소영 후보 사무실 풍경.
 목소영 후보 사무실 풍경.
ⓒ 진혜빈

관련사진보기


- 의원님께서는 여성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하고 싶으신가요? 또 이것에 대해 개인들은 어떻게 행동해야한다고 생각하세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도를 만드는 입장으로서 저는 제도를 구비하는 것이 평등으로 가는 길의 속도를 앞당긴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제도적 해결은 100% 부작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민활동가의 동참과 함께해야 합니다. 개인들 스스로가 비판받는 태도를 가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겠고 더 나아가서 적극적으로 여성 의원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내거나 여성 단체들을 후원하는 것도 문제 해결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터넷에서 여성을 '김치녀'라고 지칭하는 등 여성혐오 풍조가 만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러한 집단화는 나쁜 자세라고 생각해요.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 사람 하나하나가 어떻게 바뀌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풍조에 동조하여 여성 또는 남성을 비난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현 대통령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이것이 앞으로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여성문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국에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여성이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며 특히 박근혜 대통령 같은 경우는 여성적인 면보다는 다른 면이 더 중요시되고 있다고 봅니다. 제 바람은 여성 정치인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이 그나마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그런 모습들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 좋은 답변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여성으로서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정치에도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작은 일부터 모든 것들이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자신의 학교 앞에 길을 하나 바꾸는 것도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고 과정을 거쳐야 된다는 면에서 하나의 참여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러한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정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아는 분들이 여성 정치인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당선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경우가 있는데, 제 생각에는 출마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려움이나 걱정들을 내려놓고, 행동하지 않으면 결과는 없는 것이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서울대-이화여대-서강대 정치외교학과(부) 연합동아리 '여정(與政)'은 정치학도로서 주변의 작은 것들에서부터 정치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고 참여하고자 현재 세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시민단체 정치발전소와 함께 '이상한 나라의 선거 기자단'에서 선거법과 관련한 기사를 작성하여 <프레시안>에 연재하고 있으며, 매주 국회에서 논의한 내용을 인형극으로 재연해 UCC를 제작하는 '이주의 국회', 그리고 '6.4 지방선거 이색후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정(與政), #목소영, #이색후보인터뷰, #6.4 지방선거, #지방선거, #지방선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