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선거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동의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치행위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선거에서는 당시의 사회적 이슈들이 집중적으로 공론화됩니다. 정치학과 대학생 연합동아리 '여정(與政)'은 한국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후보들을 찾아서 인터뷰를 해보고자 합니다. '지역주의 극복, 군소정당, 여성 정치인, 청년 정치인, 이색 경력 후보'를 카테고리로 하여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 기자 말


부산 남구에 이색 경력을 가진 젊은 후보가 나타났다. 구의원 후보 임훈(31, 무소속)씨다.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던 그는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과 복지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출마를 선언했다.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은 지금까지의 정치인들과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14일 선거 준비로 바쁜 시기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임훈 후보는 생애 첫 인터뷰라며 떨리는 심정을 전하였다. 그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이 많은 청년기를 보내면서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 어린이집 교사를 하시다가 이번에 출마를 하게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저는 기존의 정치인들의 부족한 모습을 보면서 제가 한번 제대로 정치에 참여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정치를 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특별한 소명의식 없이 임하고 있다고 느꼈고, 정치적인 경험은 많이 부족할지라도 제가 직접 뛰어들어서 바른 정치를 해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사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도전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때는 학생이었고, 지식이나 경험이 모두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뤘습니다. 대학교에서 4년 내내 사회복지와 보육가정상담을 전공하고 사회복지자격증, 보육교사자격증, 건강가정사자격증을 취득했고요, 건강가정전문가로써 여러 경험을 쌓으면서 이번에는 자신감이 생겨서 이렇게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 어떤 경험들을 하셨기에 출마를 결심하셨는지 좀 더 들어보고 싶은데요?
"저는 다른 후보 분들에 비해서 나이는 어릴지 모르겠지만, 사회의 부조리를 정말 많이 경험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면서 대학생들의 어려움, 학자금대출로 인한 졸업 후 어려움, 직장에서의 임금체불 등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살림이 어려워 휴학을 하고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통통배가 침몰해서 죽을 고비도 겪었습니다.

그리고 멘토링 봉사활동과 독거노인 봉사활동을 하면서 우리 청년들이 겪는 고통과 어르신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몸으로 부딪혀서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후보 분들도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들을 말씀하시지만, 이 모든 것들은 직접 겪은 저만큼 진정성이 있게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후보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렇다면 후보님이 내세우신 슬로건, '평범한 사람들의 승리'가 후보님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입니다. 저도 평범한 청년입니다. 노는 것도 좋아하고,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죠. 저는 제가 온 국민이 공감하고 동질성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너무나도 평범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평범하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을 잘 이해하고 그들을 잘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여러 가지 글들을 올리셨더라고요.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회상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제가 아무래도 복지전문가다 보니 간단하게 말하자면 복지사회를 꿈꾼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대학생 시절,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그로 인해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주위에도 저와 같은 학생들이 많은데, 저는 이것이 온전히 개인의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공부를 하려고 대학에 들어가지만, 대학 등록금 마련 때문에 학업 수행이 힘든 건 모순적이고, 그 원인이 사회 구조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인 생활이 힘드신 노인 분들의 문제도 동일하다고 생각하고요. 이런 생활이나 교육 전반에 걸쳐, 국가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실질적이고 현실적으로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사회보장망을 좀 더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복지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개개인의 변화 또한 필요합니다. 국민 주권을 인식하고 복지가 더 이상 시혜적인 것이 아닌, 국민으로써 당연히 국가로부터 보장받아야 할 권리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임훈 후보의 선거 포스터
 임훈 후보의 선거 포스터
ⓒ 임훈

관련사진보기


-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사회적인 인식을 개선할 수 있을까요?
"저도 정말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사회 전체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고,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다만, 교육을 통해 점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말씀하셨던 사회문제들을 개선하고, 이상적인 사회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인이 어떤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우선 신뢰와 희망을 주는 리더십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대표라는 '자격'은 누구나 선거를 통해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자질'은 가지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자질은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해야만 얻을 수 있는 '신뢰'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어야죠. 정말로 이 사람이 국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애쓴다는 것을,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을 신뢰로써 알려드려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대표들이 국민들이 바라는 사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갖도록 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혹시 존경하는 정치인이 있으신가요?
"저는 노무현 대통령과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을 존경합니다. 두 분 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셨고, 그 누구보다 진정성 있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 마지막으로 청년들을 위해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50대 유권자 분들은 투표를 굉장히 많이 하십니다. 반면 20대 청년 유권자 분들은 그렇지 않죠. 정치를 만드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투표하는 국민입니다. 토익 공부와 화려한 스펙이 없으면 취직하기 힘든 세상을 만든 것은 여러분이 투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부디 투표를 하셨으면 합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셔야 이 사회가 변합니다. 곧 다가올 지방선거 때, 꼭 진정성 있는 후보에게 투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웃으며 이번 선거에 당선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다고 말하던 임훈 후보는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젊은 층이 투표를 많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그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복지를 주 공약으로 내세우며, 모든 사람들이 국가로부터 인간다운 삶을 당연하게 보장받는 복지사회를 꿈꾸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서울대-이화여대-서강대 정치외교학과(부) 연합동아리 '여정(與政)'은 정치학도로서 주변의 작은 것들에서부터 정치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고 참여하고자 현재 세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시민단체 정치발전소와 함께 '이상한 나라의 선거 기자단'에서 선거법과 관련한 기사를 작성하여 <프레시안>에 연재하고 있으며, 매주 국회에서 논의한 내용을 인형극으로 재연해 UCC를 제작하는 '이주의 국회', 그리고 '6.4 지방선거 이색후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정(與政), #임훈, #6.4 지방선거, #이색후보인터뷰, #부산 남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