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하얀 전쟁> 등을 집필하며 시나리오 작가로 활약한 조세래. 그는 바둑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며 바둑과 영화의 결합을 꿈꿔왔다. 국내 최초로 바둑영화 <명인>을 기획했지만 끝내 영화화되지 못하면서 그는 영화계를 잠시 떠났다. 그렇게 조세래 감독은 영화 <스톤>을 통해 오랜 소원을 이뤘다.

지난해 11월, 조세래 감독은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스톤>은 조세래의 감독 데뷔작이자 유작이 되었다. 27일 오후 서울시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스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조동인(박민수 역), 김뢰하(남해 역), 박원상(인걸 역)이 참석했다.

인생 영화 '스톤'..."삶을 고민하는 분들, 꼭 보세요"

 영화 <스톤>의 포스터. 6월 12일 개봉.

영화 <스톤>의 포스터. 6월 12일 개봉. ⓒ (주) 샤인픽쳐스


<스톤>은 제 18회 부산국제 영화제, 로카르노 영화제, 하와이 국제 영화제, 이탈리아 아시아티카 영화제 등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영화는 바둑을 통해 인생을 사는 방식에 대해 고민한다.

배우 김뢰하는 <스톤>을 "소박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 영화는 내세울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 꼭 필요한 영화라고는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좌표를 잃거나 방향을 잃은 젊은이들, 나이가 들었지만 삶에 자꾸만 질문이 생기는 분들이 이런 인생 영화를 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전했다.

"영화 속에 '바둑은 공정한 게임이고 한 수씩 번갈아 둬야한다'라는 대사가 있어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지금 이 사회는 두 수, 세 수, 열 수 까지 함부로 놓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요. 그런 면에서 이 영화가 주는 의미는 크죠. 막연히 알지만, 의식적으로 외면하려 들었던 일들. 그런 것들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어요" (김뢰하)

그런가 하면 박원상은 "많은 사람이 <스톤>이라는 영화 제목을 보고 바둑이기 때문에 낯설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 낯설음이 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아니겠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왠지 모르게 이번 시사회 현장은 다른 영화보다 깊게 다가온다"며 "<스톤>으로 관객들과 깊게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배우들의 교감 돋보여..."영화 잘되면 어린이들 찾아 팬사인회 하겠다"

 영화 <스톤>의 배우 조동인(박민수 역), 김뢰하(남해 역), 박원상(인걸 역).

영화 <스톤>의 배우 조동인(박민수 역), 김뢰하(남해 역), 박원상(인걸 역). ⓒ (주)프레인글로벌


영화 '스톤'은 부자관계인 조세래 감독과 배우 조동인이 함께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에 김뢰하는 "사실 감독의 아들인 조동인의 캐스팅에 처음에는 '왜?'하는 질문이 남아있었다"며 "실제로 2, 3회차 촬영까지는 (조동인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굉장히 불안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조동인의 배우다운 면모에 김뢰하의 생각은 바뀌었다. 그는 "촬영이 점점 진행되고 조동인과 민수와 남해로 만나면서 고민과 불안감이 전혀 없어졌다"며 "진짜 내가 아버지가 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잘 맞춰줬다"며 조동인을 칭찬했다.

세 배우의 교감은 남달라 보였다. 동네 주민이라는 박원상은 "요즘 (조)동인이와 당구도 치고 맥주도 마시곤 한다"며 "이사가지 않고 계속 이웃사촌으로 남았으면 한다. 그리고 당구 좀 져줬으면 좋겠다"며 조동인과의 친분을 자랑했다.

<스톤>을 향한 바둑계의 관심도 높았다. 이날 시사회 현장에 참석한 한 바둑계 인사는 "바둑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찾아 팬 사인회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조동인과 박원상은 김뢰하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고, 김뢰하는 "아이들이 우리를 알아볼 정도로 영화가 잘되면 언제든 꼭 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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