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보성이 '의리'를 내세운 다양한 시리즈로 최근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SBS <한밤의 TV 연예>의 한 장면.

배우 김보성이 '의리'를 내세운 다양한 시리즈로 최근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SBS <한밤의 TV 연예>의 한 장면. ⓒ SBS


배우 김보성이 난리다. '의리'를 부르짖던 그는 종횡무진 활약하며, 일약 인터넷 스타가 되었고, CF 스타로 발돋움 하고 있다. 김보성이 만들어낸 일종의 신드롬이다. 연예계에서 이런 갑작스러운 인기는 흔한 일이다. 사진 한 장으로, 작품 하나로 스타가 되고 큰 사랑을 받게 된 연예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김보성은 이런 경우와는 살짝 다른 사례로 보인다.

갑자기 인기를 얻었던 스타들과 김보성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그의 '의리' 이미지가 이미 소비됐던 것이라는 점이다. 갑작스럽게 인기를 얻는 경우, 대중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그것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김보성의 '의리'는 이미 닳고 닳은 오래된 것이다.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방송에 나와 의리를 외쳤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또한, 김보성이 새롭게 발견된 스타도 아니라는 점도 특별하다. 아예 인기가 없거나, 혹은 기억에서 잊힌 연예인들이 다시 발견되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을 만나 한 번에 이미지를 회복하거나, 아주 인기 있는 예능에 출연해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발견된 적이 없어 신선해야 한다. 김보성은 이 모든 사례에 해당되지 않는다.

후덕해진 아버지 김보성의 '의리', 색다르네

이번 열풍은 좋은 작품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며, 또한 김보성은 전부터 인기 있는 예능에 출연해 똑같이 의리를 외쳤지만, 지금과 같은 열풍을 만들어 내진 못 했다. 과거 시를 쓰면서 예능을 통해 사랑받은 적도 있는 중고 예능인이라는 점에서도 김보성 신드롬은 새롭다.

그렇다면, 김보성이 다시 한 번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인가? 정확한 시작점은 인터넷에 올라온 패러디 사진이다. 물론 이 패러디 사진이 올라오기 전,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이국주가 김보성을 패러디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이미 싹은 돋기 시작했다. 이어 의리를 패러디한 사진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급속도로 퍼지게 됐고, 다양한 의리 패러디가 생산됐다. 누리꾼들은 속칭 '의리 드립'의 소비자이자 적극적 생산자가 됐고, 마침내 의리 열풍이 꽃을 피운 것이다.

연예인이 방송에서 다른 연예인의 캐릭터를 따라 하는 것은 예전부터 흔히 있었던 일이었다.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한 연예인의 특징을 부각하는 경우가 많고, 이국주 또한 이런 방식으로 김보성의 의리를 대중에게 패러디 할 가치가 있는 요소로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에 누리꾼들이 화답해 패러디를 생산함으로써 의리는 열풍이 될 수 있었다. 결국, 누리꾼이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동시에 소비하는 방식으로 그를 띄운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그의 후덕해진 모습도 한 몫 거들었다. 젊은 시절 의리를 외치던 그의 모습은 '마초'를 느끼기에 충분했고, 그 당시는 '마초'에 대한 반감이 있었던 사람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의리는 일부에게는 불편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아버지로서 후덕해진 이미지를 지니고 있고, 의리 이미지 또한 마초를 떠올리기보다는 재미와 웃음을 떠올릴 수 있도록 변했기 때문에 대중에게 쉽고 편안하게 어필할 수 있었다.

김보성의 이번 인기는 어떤 연예인도 패러디의 한 대상이 될 수 있고, 그 패러디가 한 연예인에게 다시 한 번 전성기를 안겨 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콘텐츠의 능동적인 생산자이자 능동적 소비자인 누리꾼의 힘이 증명됐다. 앞으로 이런 식의 반짝 스타들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을 것이며, 역시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누리꾼의 생산과 확산력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지종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trjsee.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김보성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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