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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꽃보다 할배>를 통한 안방에서의 간접 여행은 여러 면에서 즐거운 일이다. 특히 세 번째인 이번 스페인 여행은 아름다운 풍광, 유구한 역사를 지닌 뜻깊은 건축물 등 더할 나위 없이 수려한 화면을 제공하고 있다.

재미 면에서도 그 어떤 예능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배경음악, 적절하고 재치 넘치는 자막, 상황의 극적 구성 등, 그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아쉬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28일 방영된 tvM <꽃보다 할배>의 한 장면.

28일 방영된 tvM <꽃보다 할배>의 한 장면. ⓒ CJ E&M


할배들의 여행, 삶의 축소판 보는 듯 흥미로워

여행이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그 의미는 얼마든지 달라질 것이다. 단순히 풍경을 즐기러 가는 이도 있을 것이고, 각 여행지의 먹거리에 중점을 두거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의의를 둘 수도 있다.

꼼꼼히 여행계획을 세우고 세부사항을 챙기는 이순재, 기다려온 여행인 만큼 각 곳의 특징과 풍광을 한껏 즐기는 신구,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여행을 즐기는 박근형, 그리고 현지의 먹거리에 유독 관심이 많은 백일섭까지. <꽃보다 할배>의 할배들은 위에 열거한 다양한 유형에 걸맞은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거기에 투덜대지만 예의바르고, 불만이 가득하지만 할 일은 척척 해내는 가이드 이서진은 화룡점정이다.

그들의 여행은 여러 면에서 우리네 삶의 축소판처럼 보인다. 다양한 성격과 기질을 지닌 이들은 서로 부딪히면서, 합일점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일에 극적인 타협의 순간을 맞기도 한다. 그 절묘한 역학관계에 중점을 두고 보는 이들에게는 프로그램 속 여행지의 풍물이나 풍광, 역사 등은 곁가지로 여겨질 수도 있다.

<꽃보다 할배>는 할배들을 따라 여행하며, 그 의미를 되새김과 동시에 각지에서의 에피소드를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곳곳에서 드러나는 할배들의 인간적 면모, 순리적이지만은 않은 그들의 신체 나이,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여행의 목적과 의미를 살피는 일도 큰 재미를 준다. 그들의 여행기를 훔쳐보는 일은 그래서 흥미롭다.

 28일 방영된 tvN <꽃보다 할배>의 한 장면.

28일 방영된 tvN <꽃보다 할배>의 한 장면. ⓒ CJ E&M


가이드 커지니 할배들 역할 줄어드네

가이드 이서진은 일정의 소화 능력, 여행의 조력자라는 측면에서 거의 완벽하다 할 수 있다. 비록 조그마한 실수들은 있을지언정, 별달리 당황하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다. 완벽해 보이지만 곳곳에서 드러나는 허당 같은 면모는 그를 매우 인간적으로 보이게도 한다.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그가 투덜대는 무척이나(!) 긴 시간들은 프로그램의 주된 양념으로 큰 웃음을 유발시키는 장치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프로그램에서 그의 몫은 점점 커져만 간다. 문제는 할배들의 자리가 그만큼 축소되고 있다는 것.

바로 그곳이 제작진의 능력이 끼어들어야 하는 지점이다. 총명한 가이드, 그리고 충분한 의욕과 능력을 지닌 할배들 사이를 적절히 조율하고 활용해내는 것 말이다. 그 중 어느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더 낫다고 판정을 내리기는 어렵다. 관심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없지는 않다. 바로 이 프로그램의 제목이 <꽃보다 할배>라는 것! 그것은 주인공이 누가 되어야 하는가를 제시한다.

이러한 얘기가 비단 방송에서의 '몫'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이드가 없었던 초반 발휘되었던 할배들의 적극성이 그 힘을 잃고 있으며, 점차 수동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젊은 가이드의 도움 아래 수동적으로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여행 초반 보여준 할배들의 능동적 태도는 프로그램의 활기를 도모했다. 이서진의 능력과 재치는 거기에 활력과 유머를 더하고 있다. 할배들의 여행담이 긍정적 에너지로 더욱 뜻깊게 채워져 가기를 바라본다.

꽃보다 할배 이서진 이순재 박근형 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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