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소녀시대 ⓒ SM엔터테인먼트


지난 11일 소녀시대가 컴백을 알리는 티저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정규 4집 앨범인 < I got a boy(아이 갓 어 보이) > 이후 1년여만의 복귀다. 'Mr.Mr.(미스터 미스터)'를 타이틀 곡으로 한 이번 미니앨범은 19일 전 세계 동시 발매를 할 예정이며, 그 전에 앞서 38초짜리 짧은 티저 영상을 미리 공개한 것이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답게 이번 귀환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뜨겁다. 티저 영상을 공개한 지 21시간 만에 조회 수 113만뷰를 돌파하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기고 있는 중이고,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와 섹시한 콘셉트로 어우러진 동영상에 혹평보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

그렇다. 소녀시대를 위협할 만큼의 존재감을 지닌 걸그룹은 아직 대한민국에 없다. 걸그룹이 가요계에 핵폭풍을 일으켰던 시기에는 그래도 경쟁할 만한 상대들이 치고 올라오려 하기도 하고, 끌어 내리려고 애를 쓰는 등의 경쟁이 벌어졌었지만, 걸그룹 자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단발성 인기에만 편중했던 걸그룹들이 하나씩 사라져가면서, 소녀시대의 입지는 자연스레 굳건해지고 단단해지게 되었다.

카라는 강지영과 니콜이 탈퇴를 선언하면서 공중분해의 위기를 겪게 됐고, 티아라는 이런 저런 구설수로 이미지에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신인 걸그룹들은 여전히 우후죽순처럼 데뷔하고, 꾸준하게 신보를 발표하는 걸그룹들도 있긴 하지만,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위력을 지닌 이들이 없기에 소녀시대의 컴백 초읽기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소녀시대 제시카

소녀시대 제시카 ⓒ SM엔터테인먼트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소녀시대가 공개한 'Mr.Mr.' 티저 영상은 기존의 소녀시대와는 사뭇 다른 콘셉트로 향해 가고 있음을 넌지시 일러주고 있어 그 기대감이 한껏 증폭될 수밖에 없다. 불과 38초짜리 동영상에 불과하지만 강렬한 색채로 표현된 그들의 달라진 이미지나,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반복되는 'Mr.Mr.'라는 가사에서 기묘한 느낌이 든다.

이번 티저 영상에서는 자세히 봐야만 멤버들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소녀시대 멤버들의 비주얼에 중심을 두지 않고, 어두운 병실을 배경으로 조금은 암울하고 섬뜩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에 집중했다. 섹시미의 발산으로 팜므파탈의 방점을 찍는 강렬한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을지 기대된다.

소녀시대는 변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 변화는 자신들만의 만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작년에 발표했던 'I got a boy'의 설욕의 한을 풀기 위해서는 더더욱 말이다.

혹자는 'I got a boy'가 소녀시대가 걸어온 길에 가장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대중들의 호불호가 강했던 곡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들을 어색한 힙합 여전사들로 만든 콘셉트와 퍼포먼스 또한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분야를 새로이 선보였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한 무대였다. 그러나 도전정신도 대중들과의 친밀한 소통이 저변에 깔려 있어야만 친숙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고, 파격적이었다는 칭찬을 해 줄 수가 있는 것이다. 소녀시대가 'I got a boy' 활동 당시 간과했던 부분이 바로 대중들과의 소통이 아니었나 싶다.

때문에 지금은 소녀시대가 심기일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러 가지 콘셉트를 생각해 봐야 하고, 음악 스타일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며, 퍼포먼스 또한 철저하게 준비해야만 한다. 무조건 섹시미를 강조해서도 안 된다. 요즘 활동하는 걸그룹들의 선정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더 높아져만 가고 있기에, 소녀시대까지 여기에 휘말려 비난의 대상이 될 필요는 없다.

일단 9명의 음색이 골고루 가미된 뛰어난 음악적 완성도가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멤버 수가 많다는 장점을 정확한 군무에서도 펼쳐 보일 수 있지만, 그에 앞서 음악을 선정하고 프로듀싱하는 과정에서 십분 활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듯싶다. 멤버들의 스타일, 퍼포먼스 등은 그 뒤에 자연스레 따라와 주는 요소일 테고 말이다.

'I got a boy'가 실망스러웠던 것은 난해한 음악 때문이었다. 30초 동안의 사운드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이번에 들고 나올 'Mr.Mr.'는 그리 생뚱맞게 들리지는 않아 다행스럽다. 이제 소녀시대 정도라면 음악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하지 않을까? 음악적 진화야말로 그녀들의 설욕의 한을 풀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검이 될 테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DUAI의 연예토픽),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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