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은 탁구, 태권도, 볼링, 농구, 배드민턴 등 그야말로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종목들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유명인들의 말장난, 사생활 뒤쫓기 등이 추세인 예능 판도에서,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인위적인 긴장감이나 상황 설정 등이 최대한 배제된 '날것' 그대로의 현장감이다.

단조로운 예능 판도 속 <우리동네 예체능>의 의미는?

'우리 동네 예체능' 이번에는 농구다. 생생한 현장감이 이 프로그램의 강점.

▲ '우리 동네 예체능' 이번에는 농구다. 생생한 현장감이 이 프로그램의 강점. ⓒ KBS


현재 우리의 예능은 유명인들의 신변잡기나 사생활 추적 등의 내용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관찰 예능'이라 이름 지어진 그것은 때로 그 가족들과 주변인들까지 합류시키며 날로 그 위세를 더하고 있다. SBS <정글의 법칙>이나 MBC <진짜 사나이> 같은 '체험 예능'이 있지만, 크게는 '관찰 예능'의 범주에 함께 넣을 수 있겠다.

위의 두 예능이 기록하고 있는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은 유사한 프로그램들의 난립(?)을 이끌고 있는데, 예능들의 활동범위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무한정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스케일은 그렇듯 점점 커지고 있다지만, 아쉽게도 그 형식은 대동소이하다. 그 사이에서 뭔가 차별화된 콘텐츠, <우리동네 예체능>은 바로 그 지점에서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달빛 프린스>가 시청률과 화제성 등에서 저조한 실적으로 단 몇 회 만에 막을 내린 후, 그 후속으로 <우리동네 예체능>이 배치되었을 때만 해도 이 예능이 순조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포츠 종목들이 중심이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촉박했을 준비 기간 등은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한껏 낮추게 만든 요인들이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동네 예체능>의 예능들 사이에서의 위치는 그리 낮지 않다. 10%대에 가까운 시청률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고만고만한 내용의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비교적 돋보이는 신선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리의 심장 뛰게 만드는 예능, 신변잡기 없어도 감동은 있어

'우리 동네 예체능' 패배한 이들의 대기실 모습. 후회와 더불어 여러 다짐이 오갔다.

▲ '우리 동네 예체능' 패배한 이들의 대기실 모습. 후회와 더불어 여러 다짐이 오갔다. ⓒ KBS


스케일을 따지자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우리동네 예체능> 또한 만만치는 않다. 하지만 많은 예능들이 '체험'에 앞서 유명인들을 '관찰'하는 것에 더욱 치중하는 것과는 달리, 이 프로그램은 체험과 활동 등을 한층 강조함으로써 매우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진행자들과 출연자들의 경계가 희미해짐으로써 더욱 빛나고 있다.

우리의 예능에서 메인 진행자의 역할이란 참으로 중요하다. 비록 예능의 대세가 집단 진행 체제로 바뀐 터라 그 역할이 날이 갈수록 미미해지고 있다지만, 프로그램의 구심점이며 상징적 존재로서의 위상은 아직까지도 유효하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메인 진행자인 강호동을 최강창민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돕고 있는 형태지만, 그 역할은 매우 최소화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유명인과 전국 방방곡곡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경기를 벌이는 모습 등이 주요 내용이 되어 특별히 '진행'을 요하는 상황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강호동의 역할(진행 능력과는 상관없는)이 프로그램 내에서 미미하다 말할 수 있는 상황, 그것은 역으로 <우리동네 예체능>의 정체성과 강점 등을 잘 나타내주는 것이라 하겠다.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때로는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형편없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하는, 다른 이들과 똑같은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우리는 아주 작은 것에서 쉽게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때론 별 볼 일 없는 평범하며 사소한 내기 등에서 심박수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생활 속 작은 감동, <우리동네 예체능>은 바로 그러한 점을 제대로 파고든 예능이다.

이 예능은 많은 웃음을 전하지도 못하고, 유명인들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우리동네 예체능>을 보는 시간은 심장박동이 빨라진다는 것.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역동적 느낌을 주는 예능. 사방에서 외쳐대는 '힐링'이란 바로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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