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안현수가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4관왕에 올랐다. 사진은 국내에서 열렸던 월드컵 대회에서 모습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안현수가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4관왕에 올랐다. 사진은 국내에서 열렸던 월드컵 대회에서 모습 ⓒ 박영진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9)가 유럽선수권 대회 4관왕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안현수는 20일 새벽(아래 한국시각)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렸던, 2014 쇼트트랙 유럽선수권 대회 경기에서 1000m와 3000m 슈퍼파이널, 그리고 5000m 계주까지 모두 석권했다. 전날 500m에서 짜릿한 인코스 파고들기로 우승한 안현수는 이날 금메달 3개를 추가해, 1500m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4관왕 달성에 성공했다.

특히 안현수는 5000m 계주에서 나머지 2바퀴를 타는 주자 역할을 맡았는데, 안현수는 순간적으로 네덜란드의 신키 크네흐트를 인코스로 재치 있게 추월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안현수는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환호했다. 신키 크네흐트는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면서 안현수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는 등 거친 모습을 보여, 메달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안현수는 지난 8년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고,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선수권 5관왕을 달성하는 등 남자 쇼트트랙계의 황제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2008년 초 태릉 빙상장에서 훈련하던 도중 심한 무릎부상을 당해 차기 시즌부터 국가대표에서 탈락했다. 또한 2010년에는 소속팀이었던 성남시청이 해체되며 실업자 신세로 전락해 훈련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다. 결국 안현수는 지난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해 약 2년간의 재활 끝에 국제무대에 복귀했다.

올 시즌에는 개인전에도 출전해 500m와 1000m에서 노련한 경기운영과 빠른 스타트 능력을 보여주며 메달 획득을 이어가고 있으며, 5000m 계주에서도 마지막 2번 주자를 맡으며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안현수의 4관왕 소식이 들려오면서 20일도 남지 않은 소치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안현수와 경쟁 해야하는 한국 남자 쇼트트랙팀은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경기에 임하게 돼 힘겨운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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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안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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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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