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역의 전지현

SBS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역의 전지현 ⓒ SBs


천송이 역할로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전지현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 줄을 잇는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전지현은 자신의 연기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전지현은 확실히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엄밀히 말해서, 전지현은 데뷔 초기 때부터 꽤 괜찮은 연기를 했던 배우였다. SBS 드라마 <해피투게더>에서 차태현의 상대역으로 나올 때도, 영화 데뷔작인 <화이트 발렌타인>에서 박신양의 상대역으로 나왔을 때도, 연기는 꽤 안정적인 편이었다.

단지, 그녀의 연기에 대한 인상이 강하지 않았던 것은 그녀의 이미지를 강하게 구축했던 2개의 콘텐츠 때문이다. 하나는 테크노 음악에 맞춰 그녀가 춤을 춘 한 사무기기 프린터 광고였고, 다른 하나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이다. 광고를 통해서 그녀는 섹시한 이미지를 굳혔고, <엽기적인 그녀>로 통통 튀는 이미지를 갖게 되며 탑에 올라갈 수 있었다.

이때 만들어 진 전지현의 이미지는 너무나 강렬해서 쉽게 벗겨지지 않았다. 그녀는 영화 <4인용 식탁>이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등으로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지만,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는 그녀를 여전히 스타의 틀 안에 갇힌 배우였다.

보다 표현 범위 넓어진 전지현, '별그대'에서 만나다

그런 점에서 전지현이 영화 <도둑들>을 선택한 것은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전지현이 기존 이미지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표현의 폭을 넓힐 작품이었던 것. 대중은 이 영화를 통해 거부감 없이 더 넓어진 전지현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영화 <베를린>에서는 조금 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이미 <4인용 식탁>과 같은 작품으로 변신을 꾀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전지현은 자신의 표현 범위가 넓어졌기에 <베를린>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해피투게더> 이후 십여 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 작품에서의 연기가 <엽기적인 그녀>나 <도둑들>에서 보인 것과 비슷하다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도둑들>에 와서 전지현이 능청을 더한 것처럼,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전지현의 진지한 연기가 더해졌기에 똑같은 연기의 재탕이라고 보긴 힘들다. <도둑들>과 <베를린>에서 보여준 연기가 <별에서 온 그대>에서 잘 조화되었다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전지현의 성장으로 눈과 귀가 더 즐겁다

'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의 활약은 이 드라마의 성공요인 중 가장 큰 것이라 할 수 있다.

SBS <별에서 온 그대>의 한 장면. ⓒ SBS


그 덕분에 천송이가 마냥 가벼워 보이진 않는다. 천송이가 때때로 진심을 얘기할 때, 그 설득력이 커지는 셈이다. 사람들은 천송이를 보며 재밌어하면서도 그녀의 슬픔에는 확실히 공감한다. 그 가볍고 발랄한 연기와 진지해지는 연기 사이의 간극이 크기 때문에 두 모습이 자연스레 전환되지 않는다면 천송이는 사실 붕 뜬 캐릭터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간격을 전지현이 무리 없이 훌륭하게 좁히고 있다.

파트너로 나온 김수현과의 연기 호흡이 상당히 잘 맞는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이 둘이 꽤 괜찮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도둑들>에서 확인된 바 있다. <도둑들>에서 그런 것처럼 김수현은 전지현이 내뿜는 에너지를 잘 받아내 준다. 덕분에 전지현이 오버해도 안정되고, 전지현이 슬퍼해도 진정이 된다.

그러나 결국 김수현이 합을 맞춘다는 것은 전지현이 그만큼의 힘을 내 뿜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십여 년의 내공이 쌓여있는 만큼, 그녀는 혼자서 하나의 극을 책임질 수 있을 정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2001년 <엽기적인 그녀> 이후로 12년이 지났다. 전지현은 이제 연기력도 꽤 좋은 배우가 됐다. 대중의 입장에서는 참 반가운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지종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trjsee.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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