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꽃보다 누나>의 한 장면

tvN <꽃보다 누나>의 한 장면 ⓒ tvN


9박 10일 동안 크로아티아로 떠났던 여정은 막을 내렸다. 함께 여행했던 네 명의 여배우와 한 명의 짐꾼은 행복한 기억을 뒤로 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tvN <꽃보다 누나>에서 여배우들의 기 싸움은 볼 수는 없었다. 윤여정과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은 서로를 진심으로 위했고, 같은 일을 하는 선후배인 만큼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힘을 얻는 시간을 보냈다.

이는 '짐 같았던 짐꾼' 이승기도 마찬가지였다. 첫날 공항에 내린 뒤,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이승기는 9박 10일을 거치면서 완벽한 짐꾼으로 거듭났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그는 바쁘게 연예계 활동을 하느라 정작 또래 친구들이 한 번쯤 한다는 배낭여행도 다녀오지 못했다. 이승기는 네 명의 누나를 모시고 간 그곳에서 자신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여행은 인연의 연속...<꽃보다 누나>도 인연이었다

10일 방송된 <꽃보다 누나>에서 네 누나와 이승기는 따로 혹은 같이 여행했다. 김희애와 이미연은 혼자 숙소를 나서서 두브로브니크 곳곳을 둘러봤고, 김자옥은 노천카페에 앉아서 크로아티아 사람들 구경에 나섰다. 윤여정과 이승기도 오붓한 시간을 즐겼다.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맥주를 한잔 마시기도 하고, 성벽을 거닐기도 했다.

인연의 끈은 여행지에서도 이어졌다. 전에 만났던 한국인 여행객과 두브로브니크에서 다시 만난 <꽃보다 누나> 멤버들은 이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왔다는 한 아주머니 여행객은 이미연에게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네며 손을 꼭 잡기도 했다. 그 말을 들은 이미연은 닭똥 같은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같은 일을 하지만, 조금은 어려운 선후배였다. 여행 초반, 이승기는 제작진에게 "오촌 당숙의 따님들, 외할머니 친구의 친구 분들과 여행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흘이 지난 후, 이승기는 네 명의 '누나'를 얻었다. 누나들은 이승기를 아들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대했다. 이런 관계를 통해 이승기도 조금씩 성장했다.

여배우들의 눈물과 진심...간접광고는 옥의 티

 <꽃보다 누나>의 이미연(왼쪽)과 김희애.

<꽃보다 누나>의 이미연(왼쪽)과 김희애. ⓒ CJ E&M


배우, 특히 여배우는 대중에게 마치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별처럼 멀게만 느껴지는 존재다. 게다가 어린 나이도 아닌, 60대의 윤여정, 김자옥과 어느덧 40대에 접어든 김희애, 이미연이라니. 드라마 속에서는 멀게만 느껴졌던 네 배우지만, <꽃보다 누나>에서는 소탈한 평소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언제 낮술을 즐기는 여배우들을 볼 수나 있었을까.

물론 <꽃보다 누나> 시즌1의 마지막 회에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프로그램 몰입을 떨어뜨리는 PPL(간접광고)였다. 이승기가 자신이 모델인 발포 비타민을 물에 타고, 이것을 김자옥이 마시면서 행복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나 마지막 저녁식사에서 윤여정이 한 과자 회사의 감자칩을 집어 먹으면서 "진짜 치즈"라고 말하는 장면은 말 그대로 확 깼다.

이런 간접광고는 두브로브니크의 아름다운 풍광에 취해 있다가도, 여배우들의 솔직한 이야기에 눈시울을 붉히다가도 어김없이 등장해서 <꽃보다 누나>의 흐름을 끊어버리곤 했다. 당장의 제작비로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작진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겠지만, 앞으로 만나게 될 시즌2, 시즌3에서는 조금 더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광고가 되길 바란다.


꽃보다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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