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연예인들이 연루된 성매매 사건이 2013년 연말 연예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12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이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의 중심에 섰다. 검찰이 유명 여자 연예인 수십 명이 재력가 남성 등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정황을 포착했고, 일부 연예인에 대해 소환 조사까지 마쳤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검찰은 수사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증권가 정보지(찌라시)를 자청하는 SNS 메시지 등을 통해서 특정 여자 연예인의 실명과 그들이 이 사건의 조사대상이라는 구체적인 정황 등이 오고갔기 때문이다. 동네 아주머니들도 "그 성매매 연예인, 아무개라며?"라고 말할 정도였다. 불특정 다수에게 퍼진 이 SNS 메시지는 아직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이들을 향해 화살을 겨눴다.

 이혼 후 방송활동을 전면 중단했던 개그우먼 조혜련이 12일 방송되는 SBS <힐링캠프>에서 그간의 심경을 털어놨다.

증권가 정보지에서 연예인 성매매 사건의 브로커로 지목받은 개그우먼 조혜련의 소속사 측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근거 없는 루머를 양산하고 확산하는 모든 행동들에 대해 지속적인 대응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SBS


결국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성매매 사건의 관련 인물로 거론된 연예인들은 스스로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한류스타 여배우의 소속사는 "정보지의 최초 생성자, 집중 유포자를 찾아서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배우의 소속사 측은 현재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법적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보지에서 성매매 사건의 브로커로 지목받은 방송인 조혜련은 급기야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소속사를 통해 강경 대응 입장을 전했다. 조혜련의 소속사 코엔티엔은 "근거 없는 내용들이 찌라시라는 이름으로 유포되고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경찰에 최초 유포자를 찾기 위한 수사를 의뢰했다"고 알렸다.

가벼워진 증권가 찌라시, 보는 순간 진짜라고 믿는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혐의 자체가 확실하지 않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단계에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기사에 이니셜로 언급된다. 이후 대중들은 기사에 등장한 단서로 그 대상을 찾기 시작하고, 댓글에 그 연예인의 실명을 거론한다. 만약 아직 실제 인물로 추정되는 사람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정보에 빠른 '네티즌 수사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이니셜 기사의 '추적'은 이제 SNS의 몫이 되었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으로 소위 '증권가 정보지'라고 불리는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소수의 몇몇 인물만 증권가 정보지를 볼 수 있었다면, 이제는 옆집 아주머니의 카카오톡에도 날아오는 흔하디흔한 메시지가 되어 버렸다.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하나의 메시지를 다수에게 빠르게 퍼뜨릴 수 있다. 문제는 이들에게 퍼지는 정보가 과연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인가이다. 부정적인 루머에 한 번 언급되면, 해당 연예인이 입는 피해는 이루 표현할 수 없다. 특히 이런 성매매 사건의 경우, 여자 연예인이라면 언급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지에 치명적이다. 그러나 호기심은 애꿎은 피해자를 낳고, 또 여기에 해명하는 사태를 낳는다.

증권가 정보지를 둘러싼 사람들, 특히 연예인들의 인권 침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퍼지면서 정보지의 무게는 점차 가벼워지고 있다. 친구들과 돌려보는 메시지 자체에 관심을 가질 뿐, 소문이 진실인지 루머인지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메시지를 보는 순간 사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정보지에 등장한 한 줄에 울고 웃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과연 언제까지 봐야하는 것일까.

찌라시 정보지 조혜련 SNS 카카오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