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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천계영의 웹툰 <예쁜 남자>가 드라마로 만들어져 이제 막 첫 회를 끝냈다. 인기리에 종영된 KBS 수목드라마 <비밀>에 이은 기대작이다.

드라마는 '국보급 비주얼'의 독고마테(장근석 분)가 만날 10명의 여자들을 통해 세상에서의 '공정한 성공'이 무엇인지를 드러내 보일 예정이라 한다. 무척이나 독특한 설정인데, 드라마는 만화적 기법이 이끈 성공의 포인트를 얼마나 잘 잡아낼 수 있을까? 기대와 우려가 겹친다.

만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캐릭터들, 일단 합격점

'예쁜 남자' 공식 포스터

▲ '예쁜 남자' 공식 포스터 ⓒ KBS


비록 좁은 지면 위에서라지만, 만화적 상상력은 영화·드라마 등의 영역에서보다 비교적 쉽게 발휘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보다 다양한 표현과 캐릭터의 무궁무진한 변형 등이 가능하며, 거기에 따른 거부감이나 이질감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러한 장점들을 드라마나 영화로 고스란히 옮겨 우려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여태의 경우를 본다면, 원작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자유분방하게 표현되었던 것들은 많은 부분 수정, 보완을 거치며 평범해지기 일쑤였는데, 극한의 만화적 캐릭터와 상황들에 실사의 인물 등을 제대로 대입하기가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예쁜 남자>는 그러한 면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줄 수 있겠다. 독고마테 역의 장근석, 김보통 역의 아이유, 홍유라 역의 한채영, 그리고 잭희 역의 소유진까지, 일단은 원작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연기와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웹툰을 접하지 않은 시청자들이 받을만한 신선한 느낌까지 가미된다면 성공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물론 그것은 주인공 장근석이 '카사노바', 모파상의 '벨 아미' 등에 비견된다는 외모와 능력의 소유자인가 아닌가를 논외로 할 때 가능한 이야기다. 그가 학창시절 교사를 포함, 모든 이들이 눈을 떼지 못하는 선망의 대상으로 군림한 가운데, 그 '오글거림'을 참아낼 수만 있다면 말이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서라면 '독고마테의 미모가 역사를 바꿀 힘을 가졌다'는 정도의 과장(?) 쯤이야!

'예쁜 남자' 주인공 김보통 역의 아이유.

▲ '예쁜 남자' 주인공 김보통 역의 아이유. ⓒ KBS


'예쁘 남자'가 될 독고마테, 앞으로의 여정이 궁금하다

<예쁜 남자>의 첫 회는 삶의 9할 9푼 9리가 독고마테를 향하고 있다는 김보통의 '병맛'이 주는 재미가 컸다. 몸매를 위해 온몸에 랩을 휘감은 모습은 큰 웃음을, 고깃집을 하는 엄마의 냉장고를 털어 독고마테에게 갈비를 가져다 바치는(?) 모양새도 굴욕적이기는커녕 무척이나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의 동그랗고 호기심 많은 눈동자와 씰룩거리는 입술, 하얀 얼굴, 그리고 개성 넘치는 옷차림새 등은 방금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지만, 고기를 써는 정육점 총각의 근육 하나하나, 쇄골 등을 유심히 살피는 능구렁이같은 시선과 음흉한(?) 속내 등은 묘한 대비로 재미를 주었다.

만화적 재미를 한껏 안은 김보통의 독특함에 비한다면, 다른 등장인물들은 여타의 드라마들과 별다른 차별점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그것은 내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데, '병맛'을 듬뿍 살렸던 초반을 지나 독고마테의 어머니 김미숙(양미경 분)의 죽음이 닥치며 드라마는 초반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고 끝내 우울해지고 말았다.  

그러한 분위기에서라면 문제점은 두드러져 보이게 마련이다. 바로 김보통의 존재가 드라마의 분위기와 조금은 동떨어져 보였다는 점이다. 통통 튀는 상상력의 김보통의 재기발랄함과 드문드문 내숭(?)을 드러내며 캐릭터 변화의 가능성을 보인 독고마테를 제외하고는, 지나치게 무거운 일부 캐릭터들과 복잡하고 은밀한 비밀 등이 <예쁜 남자>에 끼칠 암울한 그림자가 조금은 걱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걱정은 일단 접어두기로 한다. 독고마테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니까. 그는 돈, 명성, 인맥, 힘, 지식 등을 갖춘 정당한 방법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10명의 여자를 통해 과연 '올곧고 순수한 노력이 진정한 성공을 거두게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까?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비록 그것이 <예쁜 남자>의 만화적 상상력의 최고봉일지라도!

예쁜 남자 장근석 아이유 한채영 소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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