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리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홍철이 록커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월 17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홍철.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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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이 '노력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기 시작한 것은 아마 MBC <무한도전>의 응원단 에피소드 때부터 일 것이다.

노홍철은 이미 오래전부터 유명한 박치, 몸치였기 때문에 그에게 있어 응원단에 도전하는 것은 가장 어려운 과제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쉼 없는 연습을 통해 당당하게 응원단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었다. 그의 상처 입은 발을 시청자들이 봤을 때, 그리고 노홍철이 응원단으로서 성공적인 미션 수행을 해냈을 때, 많은 이들은 노홍철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무도가요제'다. 밴드 장미여관과 팀을 이뤄 장미하관을 결성한 노홍철은 박치, 몸치인 것이 거짓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자기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시 그의 지독한 노력이 있었다. 구간 반복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아 한 구절을 계속 반복해서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익히고 다시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는 방법으로 그는 자신이 맡은 분량을 훌륭히 수행해냈다.

노홍철의 말처럼 "계속해서 반복하면 몸이 기억"하는 단계까지 그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노홍철의 진심과 노력은 시청자들에게 전달됐고, 노홍철은 서서히 노력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호흡 조절하기 시작한 노홍철

그의 노력이 눈에 띈 것은 최근이지만, 노홍철은 이전부터 지속해서 노력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것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노홍철의 '말'이다. 노홍철이 데뷔하고 인기를 끌었을 때, '퀵마우스'로 유명했다. 누구보다 빠른 말을 속사포처럼 쏟아 내는 것으로 사랑을 받았고, 그것으로 웃음을 이끌어 냈다. 그의 입에서 수많은 글자가 튀어나오는 그 CG들이 지금도 머리에 생생할 정도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정신없이 자기 말만 쏟아내는 노홍철은 사라졌다. 노홍철이 인기를 끌고 서서히 '진행'을 해야 하는 위치에 올라서면서 그는 확실히 말의 호흡을 조절하고, 자기의 말보다는 남이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이끌어 내기 시작했다.

그의 발음은 'ㅅ(th)'를 제외하면 상당히 안정적으로 변했고, 톤도 과거보다는 낮아졌다. <무한도전> 같은 버라이어티에서도 과거처럼 지나치게 말이 많거나 경박스럽거나 해서 정신없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의 의견을 하나하나 얘기하려는 단정된 형태로 변화했다. 물론 때에 따라서 남을 골리거나 약 올리는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색깔은 분명히 변했다.

이것이 과연 자연스러운 변화일까? 물론 나이를 먹어감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유지해왔던 말투가 그렇게 쉽게 변할 리는 없다. 또한, 프로그램에 따라 변하는 그의 톤을 보면 방송인으로서 더욱 적합하게 말을 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고 판단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나는 가수다>에서 노홍철의 차분하고 정돈된 진행은 큰 무대에 딱 맞는 것이었다. 이는 분명히 연구와 노력이 뒤따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리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홍철이 록커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퀵마우스, 사기꾼, 돌+아이, 긍정의 신, 노찌롱, F1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노홍철에게 이제는 그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별명이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노력파'다. ⓒ 이정민


사실 노홍철처럼 튀고 유별나고 기이해서 인기를 끈 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그중에서 노홍철만큼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방송인으로 성장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이유를 하나로 단정 짓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적어도 노홍철이 지금의 위치가 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가 그의 노력임에는 분명하다. 그는 방송이 즐거워서 한다고 말했지만, 그 즐거운 것을 계속 하기 위해 노력 또한 끊임없이 계속한 것일 테다.

퀵마우스, 사기꾼, 돌+아이, 긍정의 신, 노찌롱, F1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노홍철에게 이제는 그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별명이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노력파'다. 말을 넘어 박치, 음치라는 고치기 힘든 자신의 단점까지 꾸준한 노력으로 극복하는 그의 모습에 노력파보다 어울리는 단어는 없어 보인다.

그는 타고난 방송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노력하는 방송인이다. 단순히 재밌고, 즐기는 것을 넘어 자신의 열정을 노력으로 승화시켜낸 방송인 노홍철에게는 그것이 더욱 정확한 평가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지종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trjsee.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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