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 포스터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 포스터 ⓒ MBC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기황후>의 제작진이 역사왜곡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장영철 작가는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제작발표회에서 "처음부터 '가상 역사'라고 공지할 생각이었다. 드라마의 70% 이상은 허구의 인물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면서 "앞으로도 귀를 크게 열고 논란을 들을 것이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대표적인 인물은 충혜왕이었다. MBC는 <기황후>에서 충혜를 원나라에 맞선 영웅으로 그리려고 했다. 그러나 <고려사절요>에 충혜왕은 부왕의 후처와 공주, 내시의 아내 등을 겁탈했다고 기록되어 있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MBC는 제작발표회를 앞둔 지난 23일 충혜왕을 가상의 인물 왕유로 변경했다. MBC 측은 "고려 28대 충혜왕이 저지른 악행과 패륜이 역사적으로 남아 있는 만큼 역사왜곡 문제를 피할 수 없어 배역과 관련해 새롭게 극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왕유 역은 주진모가 맡는다.

장영철 작가가 처음 <기황후>를 기획한 것은 2008년이었다. 장영철 작가는 "색다른 소재의 사극에 관심을 갖다가 역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기황후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다"면서 "작가로서는 굉장히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황후에 대한 사료는 거의 없었기에 대본을 집필하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기승냥이라는 이름 또한 허구적인 요소다.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에 출연하는 배우 하지원과 주진모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에 출연하는 배우 하지원과 주진모 ⓒ MBC


<기황후>를 공동 집필하는 정경순 작가는 "기황후라는 역사적 인물을 따왔지만, 허구의 인물을 섞어서 팩션으로 만들었다"면서 "'자막으로도 팩션임을 밝혀야 한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기획 의도도 그랬다"고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도 '<기황후>의 장르가 팩션이며 실제 역사가 아니다'는 자막이 등장했다.

연출을 맡은 한희 PD 역시 "<기황후>는 기본적으로 흔히 말하는 팩션 드라마다. 퓨전이라고까지 하기에는 좀 애매하지만"이라면서 "실존 인물도 많이 바오고, 실제 역사적인 기록에 기반한 사건도 많이 나온다. 고증과 역사적인 사건을 토대로 하되, 핵심적인 이야기는 거의 창작이다"고 부연 설명했다. 한 PD는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논란과 우려가 많더라"면서 "실제 사건과 허구가 담겨 있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역사서에 따르면 하지원이 맡은 기황후는 횡포와 악행을 일삼은 인물. 그러나 제작진은 기황후(기승냥)를 공녀로 원나라에 끌려가 고생하다가 운명과 정면으로 맞서 싸우려는 인물로 묘사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연산군·장희빈과 마찬가지로 기황후도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공존한다. 충혜왕도 그렇다"면서 "이것을 드라마로 만들기로 했을 때는 역사가 아니라 드라마에 방점을 찍었다. 논란에 대해 충분히 이해시켜야 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상 역사'라고 밝히려고 했다"고 재차 설명했다.

정경순 작가는 "드라마 속에서 이들의 명뿐만 아니라 암에 대해서도 다룰 계획이다"면서 "시청자가 드라마와 역사를 구분할 수 있게끔 만들 것이고, 인물의 안좋은 부분을 드라마 말미에 밝힐 것이다. 제발 재미있는 드라마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황후>는 오는 28일 오후 10시 첫 방송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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