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을 하고 있는 이태희와 이정빈 지난 22일. 인터뷰를 마친 뒤 인천 대건고등학교 이태희(좌)와 이정빈(우)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파이팅을 하고 있는 이태희와 이정빈 지난 22일. 인터뷰를 마친 뒤 인천 대건고등학교 이태희(좌)와 이정빈(우)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상민


인천 유나이티드의 U-18 유스팀인 대건고등학교가 제 94회 전국체육대회 결승전에 올랐다. 신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건고 선수단은 16강전에서 유성생명과학고를 1:0으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8강전에서 제주 오현고를 3:0으로 크게 이겼고, 4강전에서는 신평고마저 2:0의 깔끔한 점수 차로 이기며 파죽지세의 기세를 몰아 결승 무대에 안착했다.

대건고의 결승 상대는 수원 삼성의 U-18 유스팀인 매탄고로 결정되었다. 조현두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매탄고는 16강전에서 거제고를 7:3 큰 점수차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8강전에서 부산 부경고를 만나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고 4강전에서는 전주공고를 상대로 4:2 완승을 하는 등 막강 화력을 아낌없이 과시하며 마찬가지로 결승전에 진출했다.

양 팀의 사령탑인 대건고 신성환 감독과 매탄고 조현두 감독은 지난 1996년부터 1998년까지 3년 동안 수원 삼성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신성환 감독은 팀의 주장을 맡았고, 조현두 감독은 신인임에도 뛰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주전 멤버로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아는 사이기 때문에 양 팀 감독의 수 싸움이 기대된다.

한편, 결승을 앞둔 대건고 선수단은 이날 승리를 굳게 다짐하고 있다. 단기간에 많은 경기를 치러 체력적인 소모가 염려되지만 충분한 휴식을 통해 빠른 회복을 도모하고 있고, 또한 지난 3월 23일 아디다스 올인 챌린지리그에서 매탄고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뒀던 좋은 기억을 되살려 또 한 번 승리를 일굴 수 있도록 이미지 트레이닝에 한창이라는 후문이다.

그중에서도 누구보다 굳게 승리를 다짐하고 있는 두 명의 선수가 있다. '무실점의 신화' No.1 이태희와 '테크니션' No.10 이정빈이 그 주인공. 최근 김상호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한민국 U-18 청소년 대표팀에 나란히 발탁되기도 한 두 선수는 미래 인천의 주역으로 손꼽힌다. 이들은 졸업 전 마지막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을 거둬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지난 22일 저녁에 결승전을 단 이틀 앞둔 두 선수를 만나보았다. 그들에게 가장 먼저 결승 진출 소감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두 선수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동시에 "대건고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첫 결승 진출이라 매우 기쁘다. 마지막까지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 꼭 우승해서 대건고 창단 이래 첫 우승을 일구고 싶다"라며 같은 멘트로 기쁨에 도취한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에 몰입하고 있는 이정빈과 이태희의 모습 지난 20일. 인천 송도 LNG구장에서 열린 제 94회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축구 8강전 인천 대건고등학교와 제주 오현고등학교의 경기 중 이정빈(좌)과 이태희(우)가 볼을 잡고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 경기에 몰입하고 있는 이정빈과 이태희의 모습 지난 20일. 인천 송도 LNG구장에서 열린 제 94회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축구 8강전 인천 대건고등학교와 제주 오현고등학교의 경기 중 이정빈(좌)과 이태희(우)가 볼을 잡고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 이상민


지금껏 16강, 8강, 4강까지 토너먼트 경기를 치러오면서 고무적인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실점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최후방 수호를 도맡고 있는 수문장 이태희는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으며 '적에게 자비란 없다'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무실점의 비결에 대해 묻자 이태희는 "강한 자신감이 비결이 아닌가 싶다. 김이섭 코치님이 강조하시는 부분이다. 하지만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수비들이 열심히 뛰어준 덕분"이라며 손사래를 치며 겸손의 자세를 표했다.

최후방에 이태희가 있다면 최전방에는 이정빈이 있다. 광성중과 대건고 출신으로 진정한 인천의 프렌차이즈 스타인 이정빈은 좌·우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대건고 전력의 핵심이다. 다재다능한 능력을 지닌 이정빈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상대 수비의 혼을 빼는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인천에서 함께한 시간이 누구보다 많기에 정이 많이 들었을 터. 그에게 인천에 대해 물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이정빈은 "추억이 정말 많다. 최고의 선생님들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한 지난 시간은 나에게 보물과 같은 시간이었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때문에 이번 전국체전에서 꼭 우승을 거둬 해피엔딩을 맞고 싶다."라며 지난 추억에 대한 소중함을 되새기는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건고를 떠나는 두 선수는 동료들에게 한 마디를 자처했다. 먼저 3학년 동료들에게 "함께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함께 운동장에서 공찰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이제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하며 흩어지지만, 더욱 노력해서 훗날 꼭 성공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라며 인사를 건넨데 이어 "못난 선배와 함께 하느라 고생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반드시 대건인의 긍지를 세워주길 바란다"며 후배들에 당부의 한 마디를 함께 전했다.

끝으로 그들은 "가끔씩 운동장에 찾아와서 팬들이 응원도 보내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셔서 힘이 많이 되었다.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노력을 통해 멋진 선수로 거듭나서 지켜봐주시는 팬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드리겠다."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운동장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선수가 될 것임을 다짐했다.

한편, 대건고와 매탄고의 전국체전 고등부 축구 결승전 경기는 오는 24일 목요일 오후 2시 인천 연수구 남동공단 근린공원에서 펼쳐진다. 과연 우승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이태희와 이정빈이 매탄고를 꺾고 빛나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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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빈 이태희 대건고등학교 인천 유나이티드 전국체육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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