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퇴 축구' 울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호곤 감독 지난 8월 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1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경기 중 김호곤 울산 감독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주시하고 있다.

▲ '철퇴 축구' 울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호곤 감독 지난 8월 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1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경기 중 김호곤 울산 감독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주시하고 있다. ⓒ 남궁경상


울산 현대 김호곤 감독이 '제자' 최용수 감독을 누르고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울산은 20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분 하피냐의 선제골과 후반 25분 김신욱의 쐐기골에 힘입어 2-0 깔끔한 승리를 거두고 기분 좋은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원래 이날 경기는 기존 9월 28일에 펼쳐지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서울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토너먼트 일정 관계로 인해 미뤄지게 되었다. 서울이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해서 ACL 무대에서 살아남은 만큼 체력 안배를 통해 대회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김호곤 울산 감독의 대의적인 배려에 의한 일정변경이었다.

김호곤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기초로 베스트 11을 구성했다. 김신욱과 하피냐 투톱이 최전방에 나섰고, 좌우 날개에는 한상운과 김용태가 자리했다. 중원은 김성환과 마스다가 구성했고, 포백 수비는 김영삼·강민수·김치곤·이용이 배치됐다. 최후방 골문은 최근 물오른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김승규 골키퍼가 지켰다.

[전반전] 팽팽한 흐름 속 사이좋게 골대 한 번씩 강타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박빙의 경기를 이어갔다. 거친 몸싸움을 서슴지 않으며 승리를 향한 열망을 강하게 표출했다. 첫 흐름은 원정팀 울산이 잡았다. 울산은 전반 시작과 동시에 서울 김진규의 백헤딩 미스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하피냐의 슈팅이 높게 뜨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9분 김신욱의 슈팅 역시 골문을 크게 벗어나며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한 울산의 공세는 멈출 줄 몰랐다. 울산은 김주영과 김진규가 제공권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이지만 발이 느린 점을 적극 공략했다. 평소 즐겨하는 김신욱을 이용한 타켓 플레이를 주된 공격 전술로 사용하되 날카로운 스루 패스로 서울 수비 뒷 공간을 꾸준하게 노리는 모습도 함께 보였다.

서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서울은 전반 16분 고명진의 왼발 슈팅으로 첫 슈팅을 기록했다. 다소 거리가 멀어 위력이 없었지만 분위기 반전을 위한 면에서는 긍정적인 슈팅이었다. 전반 20분에는 에스쿠데로가 다시 한 번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울산의 골문을 노려봤지만 공은 약하게 굴러가며 김승규 골키퍼의 가슴에 안겨 무위에 그쳤다.

중반 무렵으로 향하자 다시 울산이 매서운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21분 울산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좌측 측면에서 한상운이 문전으로 연결해준 볼을 김신욱이 중심을 잃은 상황에서 재치 있게 뒤로 연결해줬고 이를 달려들던 김용태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공은 좌측 골포스트를 강하게 때리고 튀어나왔다.

불과 1분 뒤인 전반 22분 울산은 또 다시 득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김신욱이 빠르고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하피냐가 폭발적인 스피드를 이용해 김용대 골키퍼와의 1대 1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김용대 골키퍼가 각을 잘 좁히고 나와 득점까지 연결하지는 못했다. 연이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김호곤 감독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위기를 넘긴 서울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서울은 전반 34분 삼자 패스에 의한 돌파를 시도한 김치우가 골문을 향해 땅볼 패스로 연결했다. 발만 대면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울산 김치곤이 태클로 걷어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그리고 2분 뒤 전반 36분 서울은 또 한 번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중원에서 하대성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받은 에스쿠데로가 절묘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봤지만 공은 애석하게도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왔다. 최용수 감독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경기가 마음대로 잘 풀리지 않음을 표출했다. 결국 전반전 경기는 팽팽한 흐름속에 양 팀 득점없이 0-0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후반전] 초반 집중력 보인 울산, 차분하게 승리 낚아

하프타임이 모두 흘러 양 팀 선수들이 후반전 경기에 돌입했다. 두 팀 모두 선수 교체 없이 전반전 라인업 그대로 후반전에 나섰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울산이 선제골을 뽑으며 앞서나가는 데 성공했다. 울산은 후반 1분 만에 잡은 프리킥 기회에서 이용이 문전으로 붙여준 볼을 뒤쪽에서 쇄도하던 하피냐가 절묘한 왼발 슈팅으로 서울의 골문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뽑은 울산은 더욱 강하게 서울을 몰아쳤다. 후반전이 시작된 이후 5분 동안 무려 네 차례의 슈팅 기회를 연결하며 서울을 위협했다. 쉴 틈 없이 계속해서 매섭게 달려드는 울산의 맹공을 막느라 서울 선수들은 도무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최용수 서울 감독은 후반 12분 최효진을 빼고 차두리를 투입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차두리는 평소 자리하던 우측 풀백이 아닌 우측 날개로 공격 임무를 맡았고, 기존 우측 날개에 자리하던 고요한은 우측 풀백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하지만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다. 경기 감각이 둔해진 차두리는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에 당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던 후반 25분 울산이 결국 승기를 잡는 추가골을 뽑는 데 성공했다.

'거인' 김신욱이 주인공이었다. 한상운의 패스 연결을 받은 김신욱은 가볍게 한 번 쳐놓고 서울의 허를 찌르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을 강하게 갈랐다. 김용대 골키퍼가 미처 몸을 날릴 틈이 없는 빠른 타이밍에 나온 정확한 슈팅이었다. 추가골로 완벽한 승기를 잡은 울산은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펼치기 시작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후반 27분 김용태 대신 까이끼, 후반 35분 하피냐 대신 김승용을 투입하며 체력적인 부분을 보충했고 후반 41분에는 맹활약을 펼친 한상운을 빼고 최보경을 투입하며 가능성을 시험하는 모습을 함께 보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 역시 윤일록과 이상협 등을 투입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득점과는 거리가 다소 멀어 보였다.

결국, 이날 경기는 원정팀 울산의 2-0 완승으로 마무리되었다. 승리를 거둔 울산은 17승 7무 7패(승점 58점)로 포항과 전북을 제치고 리그 선두 자리에 등극하며 우승을 향한 꿈을 이어갔다. 반면, 패배한 서울은 승점을 추가하지 못해 14승 9무 8패(승점 51점)로 4위 자리를 유지하며 선두권 추격에 실패했다. 또한 서울은 최근 2연패 및 3경기 연속 무득점의 부진의 늪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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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FC서울 K리그 클래식 하피냐 김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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