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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프로그램 <마녀사냥>의 4 MC <마녀사냥>의 4 MC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JTBC 프로그램 <마녀사냥>의 4 MC <마녀사냥>의 4 MC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종길


JTBC 토크 프로그램 <마녀사냥>이 회를 거듭할수록 성적 농담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남자들의 여자 이야기'라는 초반 콘셉트는 점점 '남자들의 야한 이야기'로 변질되고 있다. 그 중심에 '색드립의 시조새' MC 신동엽이 있다. 

10일 방송된 <마녀사냥>은 소개된 사연들이 죄다 농염했다. 방송용으로 각색됐다고 설명한 자막은 비방송용으로 각색됐다라고 읽힐 정도로 각색의 기준을 알 수 없었다. 1부 '너의 곡소리가 들려'에서는 늘 심한 장난을 치는 여자친구 때문에 괴로운 남자친구의 사연이 등장했다. 해당 사연에서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의 항문에 X침을 놓고, 심지어 남자친구의 그곳을 자동차 기어 다루듯 운전놀이를 서슴지 않는다고 했다. 폭소를 터뜨리는 MC들은 하나 같이 이 상황을 재연하며 한층 더 사연의 수위를 높였다. 그리고 <마녀사냥>은 이를 여과 없이 방송했다. MC들이 웃고, 귀여운 자막이 상당한 수위의 사연을 포장했을지 모르지만 초대된 게스트 정경호가 연신 당황할 정도로 이날의 방송은 위험해보였다.

문제는 사연뿐만이 아니다. 이날은 남자 게스트까지 가세해 토크가 더 편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여기서 편한 분위기란 것은 야한 분위기와 비슷한 말이다. 남자 MC들의 야한 이야기는 정제되지 않은 채 터져 나왔다. MC 신동엽은 작은 상황도 놓치지 않고 툭툭 야한 농담을 던졌고, 다른 때에는 수습하고 신동엽을 말리던 성시경도 이날은 신동엽을 치켜세우며 부추겼다. 허지웅 역시 신동엽보다 더 강하고 야한 말을 뱉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마녀사냥>이 남성 시청자만을 타깃으로 한다면 이만큼 재밌고 편한 토크 프로그램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 여성 시청자들에게 이날의 방송은 불편을 넘어 불쾌로 다가올 수 있다. '남자들의 여자 이야기'가 꼭 야한 농담만으로 꾸려지지 않도록 신동엽을 비롯한 MC들의 수위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제작진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최근 금요일 밤 11시대는 각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들의 전쟁터가 돼버렸다. MBC에서는 매력만점 독거남들의 <나 혼자 산다>가 10%대 시청률로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고, KBS에서는 두꺼운 아줌마 팬층을 확보한 <사랑과 전쟁2>가 버티고 있다. 또한 케이블 채널 MNET에서는 다섯 번째 슈퍼스타K를 뽑기 위한 <슈퍼스타K5>가 매주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이 죽음의 조에 JTBC <마녀사냥>이 있다.

어느 날 신동엽은 말했다. "<마녀사냥>을 '본방'으로 시청해달라고." 부탁을 하기 전에 프로그램 스스로 본방의 시청자를 맞을 준비가 필요하다. 본방으로 시청해도 불편하지 않고 재밌게 볼 수 있게 <마녀사냥>이 좀 더 나은 프로그램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 JK SOUL's 필름매거진(http://jksoulfilm.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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