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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보다 할배'에 출연한 가수 겸 배우 이승기

'꽃보다 할배'에 출연한 가수 겸 배우 이승기 ⓒ tvN


27일 방송된 tvN <꽃보다 할배>는 미공개 촬영분과 이서진의 인터뷰로 채워졌다. 드라마가 종영된 후 보여주는 NG가 더 재미있듯이, <꽃보다 할배>의 뒷이야기도 커다란 재미를 안겼다. 특히 이서진의 심경 토로에 가까운 인터뷰는 웃음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꽃보다 할배>를 연출하는 나영석 PD는 이서진 앞에서 유난히 깐족댄다. 그만큼 각별한 사이라는 얘기다. 그런 그들의 관계는 방송을 통해 <개그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개그 만담으로 전달된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이서진을 앞에 두고 약 올리듯 질문하는 나영석 PD의 모습은 어제 <꽃보다 할배>의 하이라이트였다.

이서진은 "10시쯤 돼서 할배들이 주무시고 나면 이서진씨도 주무셔야 하는데, 왜 그때부터 밖에 나와 스태프들에게 왕 노릇을 했던 겁니까?"라는 나영석 PD의 질문에 겸연쩍은 표정으로 "그 시간이라도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분명 디스에 가까운 질문인데 이서진은 아는지 모르는지 당시의 심정을 그대로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CD 사건 이야기가 나왔다. 백일섭과 이순재가 듣고 싶어하는 음악이 달라 CD를 넣었다 뺐다 했던 실랑이 말이다. 이서진은 "그 순간, 무척 당혹스러웠다"면서 가슴 밑에서부터 나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할배들 모두 선생님이라, 그들의 실랑이에 끼어들거나 한마디도 거들지 못했던 답답함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이서진은 그만큼 할배들을 어려워했다. 그 속에는 그가 얼마나 대선배님을 존경하고, 그들을 깍듯하게 대접하는지가 깃들어 있었다. 신구는 "이서진이 없었다면 이렇게 편안하게 여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훌륭하고 고마운 친구"라고 그를 한없이 칭찬했다. 이서진이 정성에 할배들은 그를 최고의 가이드로 인정한 것이다.

ⓒ tvN


그런데 이서진이 인터뷰하던 공간에 또 한 명의 스타가 앉아 있었다. 이승기였다. 나영석 PD와 이서진의 대화에 별 관심도 없이 떡을 물어뜯던 그는 나영석 PD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 그제야 카메라를 쳐다봤다. 특유의 트레이드 마크인 허당 표정을 슬며시 지어 보이면서 말이다.

"<꽃보다 할배>와 다른 콘셉트 아니에요"라는 이승기의 질문에 나영석 PD는 섬뜩한 한 마디를 던졌다. "너희 사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디? <꽃보다 할배>와 다른 콘셉트라고?" 묘하게 불안한 역질문이다. 이승기는 "여배우와 떠나는 배낭여행 아니에요?"라고 다시 질문했고, 여기에 이서진이 끼어들었다. "야! 나는 미대 형과 함께 떠나는 배낭여행이라고 해서 온 거였어!"

뭔가 속은 것 같다는 생각에 이승기는 불안한 미소를 지으며 "아직 도장 안 찍었잖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알고 있다. 이번 여행이 어떻든 자신은 무조건 가야 하며,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걸 말이다. '군대 가기 전에 쓴맛 한 번 보고 가야지' 그의 뒷모습에 담긴 이 자막에는 그가 맞이하게 될 운명이 담겨 있었다.

ⓒ tvN


이승기는 그저 이서진의 인터뷰 도중 잠시 카메라에 찍혔다. 정식적인 소개도 아니고, 이승기 위주로 나간 분량은 단 한 컷도 없다. 그럼에도 이승기가 나온 장면은 시선을 집중케 했다. 스치듯 지나갔지만, 그가 선보일 <꽃보다 할배>의 후속편에 엄청난 기대를 걸게 하고 말았다. 

단 1분이었지만, 이승기의 허당 기질은 여지없이 빛을 발했다. 그를 보면서 '얼마나 엉뚱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낼 것이며,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찰나에 비친 그의 모습이 앞으로의 생고생을 상상하게 하기에, 그가 짐꾼이 되는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여배우들과 이승기의 배낭여행을 홍보하기 위해 작정하고 마련한 시간이 아니었다. 이승기는 그저 떡을 먹다 카메라에 걸려든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강한 홍보는 없지 않았나 싶다. 자연스러우면서도 강렬하게 '짐꾼' 이승기의 생고생 프로젝트를 선전했으니 말이다. 이제 우리는 다음 주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DUAI의 연예토픽,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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