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날 아트나인에서의 저녁 상영이 매진된 <천안함프로젝트>

개봉 첫날 아트나인에서의 저녁 상영이 매진된 <천안함프로젝트> ⓒ 아우라픽쳐스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프로젝트>가 개봉 첫날인 5일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천안함프로젝트>는 국방부와 천안함 유족들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개봉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받았으나, 개봉을 하루 앞둔 4일 법원의 기각 판결이 내려지면서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이에 탄력을 받은 듯 아트나인 상영관에서는 오후 상영이 일부 매진됐고,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통합전산망 기준 33개관에서 1258명이 관객이 찾아 누적관객 2300명을 넘기며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를 밀어냈다. 광화문 인디스페이스 박현지 홍보팀장은 "좌석 점유율이 30%대로 근래들어 제일 나은 상태를 나타냈다"며 "주말이 지나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전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제작 배급사인 아우라픽쳐스 역시 "모든 것이 의식있는 관객의 힘 덕분이다"며 주말 상영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영화를 관람한 한 관객은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아주 빼어난 다큐로 주위에 추천해 주고 싶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CGV와 롯데시네마 등 대기업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들이 영화관을 여는 데 소극적이어서 상영관이 늘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첫날 반응에 고무된 아우라픽쳐스 측은 "더 많은 관객 분들이 보실 수 있도록 뛰어 다니겠다"고 말했으나, 메가박스 체인 외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 재판 모습을 재연한 <천안함프로젝트>의 한 장면.

법정 재판 모습을 재연한 <천안함프로젝트>의 한 장면. ⓒ 아우라픽쳐스


배급 관계자에 따르면 CGV와 롯데시네마 등은 "원칙상 IPTV에서 동시 개봉되는 작품은 상영할 수 없고, 요즘 시기에 개봉되는 작품이 많기에 상영관을 열어주기가 고민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면이 많았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두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태도는 너무도 형평성이 없다"면서 "정치에 목 내놓는 듯 한 작품 수급은 이해가 안 되는 면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CGV와 롯데시네마를 보면 영화라는 미디어조차 장악당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고 한탄하고 "이미 영상 미디어들은 전부 점령당한 듯한 시기인데, 그나마 영화라는 매체가 대중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천안함프로젝트>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큰 화제를 불러 모았고, 개봉비용 마련을 위한 소셜 펀딩(사회적 모금)도 목표액을 192% 초과달성하는 등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관심이 만만치 않았다.

<천안함프로젝트>는 민간 전문가들이 증언을 바탕으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데, 특히 좌초설을 주장하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위원에 재판과정이 영화의 핵심이다. 재연화면으로 구성한 재판장면에서 해군 주장이 허술함과 함께 여러 의문이 부각된다.

천안함프로젝트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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