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는 인천 설기현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6라운드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설기현(인천)이 상대 수비수 틈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는 인천 설기현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6라운드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설기현(인천)이 상대 수비수 틈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 이상훈


인천 유나이티드(아래 인천)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 인천은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6라운드 전북 현대(아래 전북)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30분 티아고와 후반 16분 케빈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0-2로 완패를 기록하며 리그 6위로 상위 스플릿에 진출했다.

경기 전엔 조심스럽게 인천의 우세가 점쳐졌다. 전북의 '주포' 이동국이 지난 서울전에서 무릎 부상으로 결장이 불가피했고, 살림꾼 정혁 역시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반면, 인천은 경고 누적으로 인한 전력 누수가 없었다.

또 지난 25라운드에서 인천은 홈에서 수원을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으로 3-1로 완승을 거두며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지은 상승세의 분위기를 타고 있었고 거기에 창단 이후 전통적으로 전북을 상대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왔기에 분위기 면에서 앞서 보였다.

김봉길 감독은 골키퍼에 권정혁, 포백에 박태민, 이윤표, 안재준, 최종환을 비롯하여 미드필더에는 구본상과 문상윤 그리고 이석현까지 신예 3인방을 배치하고 좌우 날개에는 이천수와 한교원, 최전방에는 설기현을 놓는 선발 라인업을 구축하며 전북과의 경기를 준비했다. '캡틴' 김남일은 고민 끝에 체력적인 안배 차원에서 과감히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전반전 - 전북의 '닥공' 위력에 움츠러든 인천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두 팀 모두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인지라 타 경기에 비해 긴장감은 덜했지만 이날 승리로서 우승권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전북의 야망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티켓 획득 경쟁에 도전을 선포한 인천의 투지가 맞부딪히며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인천은 곧 전체적인 경기 주도권을 전북에게 뺏기고 말았다. 전북은 장신 공격수인 케빈을 이용한 공중 볼 싸움에 이은 2차 공격 위주로 공격을 전개했다. 인천은 중앙 수비수인 안재준과 이윤표가 함께 몸을 부딪혀가며 필사적으로 전북의 공격을 막아냈다.

시간이 지나도 전북의 공세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인천은 전반 10분과 14분 케빈과 레오나르도에게 각각 중거리슛을 허용했다. 다행히 공은 골문을 빗나가서 실점은 모면했다. 전반 19분 인천은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모면한다.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파울로 인해 프리킥 위기를 맞았지만 키커로 나선 레오나르도의 날카로운 슈팅이 오른쪽 골포스트 하단에 맞고 튀어 나오며 행운의 여신은 인천의 손을 들어주는 듯했다.

하지만 전반 29분 인천은 결국 전북에게 선제골을 헌납하고 만다. 우측에서 날라온 레오나르도의 코너킥이 문전에 있던 케빈에게 향했고, 케빈의 머리를 살짝 스치고 뒤로 흐른 볼을 2선에서 침투하던 티아고에게 걸렸다. 티아고는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으로 인천의 골 네트를 흔들었다. 케빈과 정인환 등 장신 선수들에게 맨투맨 수비를 집중하느라 2선에 있던 티아고를 놓쳤던 것이 실점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선제골을 실점한 인천은 반격에 나섰다. 주로 좌측에 이천수를 활용한 공격 전개를 펼쳤지만 상대 전광환이 효과적으로 이천수를 막아내며 모두 무위에 그쳤다. 또 우측의 한교원 역시 상대 수비에 꽁꽁 묶이며 이렇다할 찬스를 단 한 번도 만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전반전은 그렇게 홈팀 전북의 1-0 리드로 마무리 되었다.

후반전 - 공격적인 인천의 전술변화, 전주성 성벽은 높았다

인천의 김봉길 감독은 후반전에 들어서며 원톱 공격수인 설기현을 빼고 디오고를 투입하며 첫 번째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지난 라운드 수원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디오고의 골 감각을 믿으며 동점골을 뽑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전북의 공세는 식을 줄을 몰랐다. 케빈을 활용한 공격 전개는 더욱 빛을 보기 시작했다. 전북은 후반 3분과 7분 각각 서상민과 윌킨슨이 슈팅을 날렸지만 다행히 인천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하지만 후반 15분 인천은 전북에게 뼈아픈 추가 실점을 허용하고 만다. 우측 측면에서 안재준이 파울을 범해 프리킥을 허용하게 된 것. 키커로 나선 레오나르도가 길게 감아 올린 프리킥을 쇄도하던 케빈이 정확한 헤딩 슈팅으로 연결, 득점에 성공하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실점이었다.

연이은 실점에 김봉길 감독은 후반 16분 한교원을 빼고 찌아고를 투입하며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카운트 어택 전술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북의 수비진에 막히며 뚜렷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후반 25분 이천수를 빼고 남준재까지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만회골을 위해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인천의 공격적인 전술 변화에 최강희 전북 감독 역시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작전을 내세웠다. 최 감독은 후반 19분 수비수 전광환 대신 공격수 박희도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33분에는 레오나르도 대신 송제헌을 투입하며 계속되는 공격적인 전술 변화로 추가 골을 뽑기 위한 포석을 까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인천은 이렇다 할 위협적인 모습을 만들어내기보다는 오히려 케빈을 중심으로 한 전북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경기는 그렇게 인천의 0-2 완패로 마침표를 찍었다. 인천은 비록 이날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11승 8무 7패(승점 41점)의 성적으로 리그 6위에 안착하며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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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천 유나이티드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전북 현대 K리그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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