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투수 에스마일린 카리다드(등록명 카리대)가 탄탄한 삼성 마운드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9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카리대의 1.1이닝 6실점(6자책) 난조로 2-14로 크게 패했다.
삼성은 여전히 패넌트레이스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지만 카리대가 실망스런 투구를 보이면서 앞으로의 투수진 운영에 고민이 생기고 말았다. 삼성은 10일부터 광주로 자리를 옮겨 KIA타이거즈와 주말 2연전을 치른다.
'불펜 전문 투수' 카리대를 선발 투수로 활용한 야통의 승부수? 카리대는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한 바 있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우완 투수다. 2009년과 2010년에 걸쳐 22경기에 등판한 카리대는 빅리그 통산 1승1패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사실 카리대는 한국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해도 그리 뛰어난 경력을 가진 투수는 아니다. 일본 무대에서도 주로 2군에서만 뛰었고 올 시즌 아이오와 컵스(시카고 컵스의 트리플A팀)에서도 3승3패 5.02로 그리 신통치 못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미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를 퇴출시킨 삼성으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최근 3년간 빅리그 무대에 서지 못했던 카리대는 입단 테스트를 받은 끝에 지난 7월26일 삼성과 계약했다.
계약을 끝낸 후 걱정되는 부분은 카라대의 보직이었다. 카리대는 최근 4년간 마이너리그에서조차 선발 등판 경험이 세 차례에 불과한 '불펜전문투수'였다. 그렇다고 안지만-오승환이라는 확실한 승리공식을 가진 삼성 불펜에 검증되지 않은 카리대를 추가할 수도 없었다.
결국 류중일 감독은 한 두 차례 불펜으로 투입하면서 국내 마운드에 적응할 시간을 준뒤 카리대를 선발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카리대는 지난 2일 LG트윈스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한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두 번째 등판이었던 4일 LG전에서는 4타자를 상대해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무너지며 불안함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카리대의 구위가 만족할 수준으로 올라오길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는 법. 류중일 감독은 9일 가장 만만한 상대인 최하위 한화를 상대로 카리대에게 선발 데뷔전 기회를 줬다.
'1.1이닝 6자책' 카리대, 혹 떼려다 혹 붙인 야통의 무리수삼성은 8일 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한화에게 10-3으로 대승을 거뒀다. 게다가 상대 선발인 대니 바티스타도 데드암 증세에 시달리며 지난 6월2일 NC다이노스전을 마지막으로 두 달 넘게 승리와 인연을 쌓지 못했다.
하지만 카리대는 한국 무대 첫 선발승이라는 맛있게 차려진 밥상을 전혀 떠먹지 못했다. 1회부터 안타 3개와 볼넷 3개를 내주며 3점을 실점한 카리대는 2회에도 2안타, 1볼넷을 허용하며 2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홈팬들의 야유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카리대는 0-4에서 마운드를 내려 왔지만 두 번째 투수 이동걸이 카리대의 책임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 들이면서 카리대의 자책점은 6점으로 늘어났다. 한국 무대 데뷔 후 3경기에서 2.1이닝 7실점을 기록한 카리대는 27.00이라는 믿기 힘든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됐다.
그것도 팀타율 1위의 두산 베어스나 팀 홈런 1위의 넥센 히어로즈가 아닌 팀 득점(306점), 팀 홈런(29개) 최하위인 한화를 상대로 했던 투구였기 때문에 실망감은 더욱 크다. 카리대는 자신의 부담 없는 선발 데뷔전을 위해 상대적으로 편한 상대를 골라준 류중일 감독의 배려마저 무색하게 만들고 말았다.
현재 삼성 선발진은 배영수-윤성환-장원삼-릭 밴덴헐크가 건재한 가운데 마땅한 5선발 요원이 없어 고민하는 상황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카리대가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면 차우찬을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용하려 했다.
하지만 카리대가 선발 데뷔전에서 매우 실망스런 투구를 보여주면서 야통의 머리는 복잡해 질 수 밖에 없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위한 반전의 카드로 데리고 온 외국인 투수가 팀의 골칫거리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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