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26)이 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HSBC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163 대회 페더급(65Kg)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조제 알도(27, 브라질)에게 4라운드 2분에 TKO로 패했다.

 기자실 입구의 대회 홍보물

기자실 입구의 대회 홍보물 ⓒ 서민지


이날 경기는 한국 종합격투기 역사상 최초로 세계 메이저대회에서 메인 이벤트 경기이자 타이틀 도전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상대인 알도는 2004년 데뷔한 이후 22승 1패를 기록하며 전 체급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선수로 손꼽힌다. 게다가 경기 장소 또한 알도의 홈링이자 정열적인 응원으로 인해 '원정선수들의 지옥'으로 불리는 브라질이었다.

 기자실 내부의 정찬성 홍보물

기자실 내부의 정찬성 홍보물 ⓒ 서민지


현장을 취재한 기자에 따르면, 관중들은 정찬성의 메인 이벤트에 앞서 열린 경기에 나선 미국의 필 데이비스에게 경기장이 떠나가도록 엄청난 야유를 퍼부은 것에 비해 정찬성에게 보낸 야유는 응원에 가까울 정도였다고 한다. 흔치 않은 동양인 파이터를 신기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분위기였고, 정찬성이 비록 패했지만 멋진 경기를 한 뒤 퇴장할 때는 기립박수로 뜨거운 성원을 보내며 격려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관중들의 응원의 열기는 대단했다

브라질 관중들의 응원의 열기는 대단했다 ⓒ 서민지


2만여 관중석이 모두 매진된 이날 경기는 현지 시각으로 4일 오후 7시 15분에 시작해 이튿날 오전 2시가 돼서야 끝났다. 브라질 국민들은 시간 개념이 여유롭다는 소문대로 자정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관중석이 채워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관중들 상당수가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관중들 상당수가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 서민지


축구의 나라답게 자신이 응원하는 축구팀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이 적지 않았고, 홈링의 브라질 선수가 다른 나라 선수가 경기를 할 때는 브라질 축구 응원가인 '오레 오레'를 열창했다고 한다. 그리고 경기 내용이 지루할 때는 관중들이 알아서 파도타기 응원을 하며 지루함을 달래는 것도 축구장의 분위기와 흡사했다고 한다.

 동양 파이터 최초로 세계 타이틀 도전에 나선 정찬성

동양 파이터 최초로 세계 타이틀 도전에 나선 정찬성 ⓒ 서민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열광적인 분위기에서 정찬성은 케이지에 올랐다. 정찬성은 경기에 임해서도 서두르거나 무리하지 않으면서 예상을 뒤엎고 알도와 대등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극강의 챔피언 알도는 날카로운 왼손 잽으로 정찬성의 안면을 공략했다. 알고도 당하는 빠른 스피드와 예리한 타이밍이었다.

 결전을 다짐하는 정찬성

결전을 다짐하는 정찬성 ⓒ 서민지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호시탐탐 반격을 엿보는 정찬성의 침착한 대응에 알도는 라운드가 지날수록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4라운드 초반 정찬성의 오른팔이 알도의 왼팔과 얽히면서 어깨가 빠지고 말았다. 정찬성은 오른팔이 마비되는 것을 애써 감추며 뒷걸음쳤지만 알도는 이를 간과하지 않고 정찬성의 어깨를 킥으로 연타했다. 안타깝게도 주심은 선수 보호를 위해 경기를 중단시키고 말았다. 4라운드 2분, 알도의 TKO 승이었다.

 어깨치료 후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정찬성

어깨치료 후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정찬성 ⓒ 서민지


탈골된 어깨를 고정하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정찬성은 경기 패인을 묻는 질문에 "생각대로 잘 풀어갔고 4라운드부터 내 흐름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고 봤는데 어깨가 빠지는 바람에 아쉽게 됐다. 탈골된 걸 알고 다시 끼우려고 했지만 알도가 이것을 눈치채고 킥으로 공격해오는 바람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라고 답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한 정찬성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한 정찬성 ⓒ 서민지


또한 알도와의 재대결에 관해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리매치를 하고 싶지만 다른 선수들을 먼저 이겨야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한다"라며 의지를 표명했다.

 수 많은 취재진 앞에서 당당히 인터뷰하는 정찬성

수 많은 취재진 앞에서 당당히 인터뷰하는 정찬성 ⓒ 서민지


알도는 "정찬성 선수가 어깨가 빠지기 전에 이미 내가 경기를 지배하고 있었다. 내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지능적인 플레이를 했고 계속해서 평정심을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경기 전부터 승리를 자신하고 있었고 성취해냈다"라며 승인을 분석했다.

 빈틈을 놓치지 않았던 조제 알도

빈틈을 놓치지 않았던 조제 알도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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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선수협의회 제1회 명예기자 가나안농군학교 전임강사 <저서>면접잔혹사(2012), 아프니까 격투기다(2012),사이버공간에서만난아버지(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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