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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방영한 tvN <꽃보다 할배>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한 tvN <꽃보다 할배> 한 장면 ⓒ CJ E&M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 tvN에서 방영하는 <꽃보다 할배>는 여행 버라이어티이면서 동시에 관찰 예능이다. 요즘 각광받는 MBC <일밤-진짜 사나이>와 비교하면 나영석 PD를 위시한 제작진의 등장이 잦은 편이지만, 교통비를 제외한 모든 여행 경비와 일정 관리는 전적으로 출연진의 몫이다.

하나, 배낭여행이 낯선 평균 연령 74.5세의 할배들을 누구의 도움 없이 여행하게 할 수는 없는 법. 그래서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이서진의 존재는 크게 느껴진다. 짐꾼에서 운전기사, 총무. 한국에서는 해본 적 없는 요리까지 척척 해내는 이서진은 할배들은 물론 <꽃보다 할배>에 꼭 필요한 '서지니'다.

 지난 2일 방영한 tvN <꽃보다 할배>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한 tvN <꽃보다 할배> 한 장면 ⓒ CJ E&M


모든 일과를 카메라에 담아내기에 촬영분이 엄청난 법한 <꽃보다 할배>의 핵심은 편집이다. 많고 많은 장면 중에 출연진의 매력이 잘 드러나고,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엑기스를 뽑아내 '궁금이' '왼빼' 등 캐릭터를 부여하고 적절한 리듬감과 배경음악(BGM)을 섞어 한 시간 분량으로 압축해낸다. 

나영석 PD의 전작인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 그랬듯이, <꽃보다 할배>가 내세우는 무기는 '친근감'이다. 이곳에서는 왕, 재벌 회장 전문 원로 배우도,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나왔다는 엄친아도 곧 있으면 바닥을 보이는 여행 경비에 웃고 우는 할아버지요, 동네 형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타지를 여행하는 것도 힘들 텐데 손수 라면을 끓이고, 여행 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기꺼이 고스톱 패를 집는 할배들. 나 PD의 사기(?)로 여행에 참여한 이래, 가끔 투덜거리는 해도 할배들의 편안한 여행을 위해 헌신하는 이서진을 보노라면 거듭되는 제작진과의 대결에서 자꾸만 그들을 응원하고 싶어진다. 특히 지난 2일 방송에서 이서진이 제작진의 음식을 강탈(?)하는 장면은 그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시청자에게 잠시나마 통쾌함을 안겨주기도 했다.

 지난 2일 방영한 tvN <꽃보다 할배>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한 tvN <꽃보다 할배> 한 장면 ⓒ CJ E&M


먼저 한국으로 돌아간 할배 신구는 살면서 '실수하지 말라'는 소리만 주야장천 들었던 요즘 젊은이들에게 "많은 경험을 하며 실수도 해봐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의 진심 어린 조언은 어떤 강의보다 큰 힘으로 다가왔다. 어느새 칠순을 넘긴 이들은 더 늦기 전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배낭여행'이라는 큰 모험을 시작했다. 할배들의 용감한 진격과 이를 묵묵히 돕는 이서진의 존재는 젊은 시청자에게 건강한 웃음과 함께, 무언가 시작하고 싶은 용기를 심어준다.

배우로 유명한 할배들의 여행일기만이 아닌, 오랜 세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쌓아올린 연륜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그들의 행동과 말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는 한 시간. 꽃보다 더 빛나는 할배들과 함께하는 리얼 인생극장 되도록 오래 건재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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