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국열차>에서 주인공 메이슨 역을 맡은 틸다 스윈튼.

영화 <설국열차>에서 주인공 메이슨 역을 맡은 틸다 스윈튼. ⓒ CJ E&M


|오마이스타 ■ 취재/이선필 기자| 송강호와 고아성이 분투했지만 <설국열차>에서 커티스(크리스 에반스 분)와 메이슨(틸다 스윈튼 분)은 분명 눈에 띄는 캐릭터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 자리에 참여한 틸다 스윈튼이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참고로 틸다 스윈튼은 지난 2009년 부산국제영화 일정을 위해 한국을 찾았고, 당시 봉준호 감독의 팬임을 자청한 지한파 배우기도 하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캐빈에 대하여> 등 상업과 예술 영화를 오가며 폭  넓은 연기를 보인 틸다 스윈튼은 <설국열차>에선 광기에 사로잡힌 총리 메이슨 역을 맡았다. 메이슨은 툭 튀어나온 이빨에 괴상한 옷을 입었고,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모를 불안정한 눈빛이 특징인 캐릭터. 틸다 스윈튼은 촬영 직전까지 캐릭터를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틸다 스윈튼은 "메이슨은 아침에 막 일어나 분장하기 직전의 내 모습과도 같다"며 "처음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지도자의 이미지를 떠올려봤다"고 운을 뗐다. 그녀는 "사람들이 재밌는 건 어떤 지도자를 인간적으로 믿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이라며 "난 그런 식상한 이미지보단 지도자들 안에 있는 괴물의 모습을 상상했다. 인간적 면모가 아닌 위선과 허풍 안에 숨겨진 괴물 같은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메이슨의 외모가 나왔다"고 말했다.

 영화 <설국열차>의 메이슨(틸다 스윈튼 분)

영화 <설국열차>의 메이슨(틸다 스윈튼 분) ⓒ CJ E&M


메이슨의 우스꽝스런 모습에 대해 틸다 스윈튼은 "메이슨이 쓴 모자와 가발, 이빨, 그리고 심지어 브래지어까지 다 인위적인 소품이다"라며 "웃긴 모양의 큰 브래지어를 제이미 벨(영화에서 주인공 커티스의 동생 에드가로 나옴)이 특히나 좋아했다"고 촬영장 뒷이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어 틸다 스윈튼은 "대본을 보면 메이슨은 온화한 성향의 남성으로 묘사돼있다"며 "어쩌면 여자로 보이는 남자였을 수도 있다"며 "메이슨을 광대라고 생각했고, 앞 칸 사람들을 대표하는 사람이지만 영혼도 없고 위선투성인 인물"이라 설명했다. 그녀는 "꼬리칸 지도자인 커티스와 앞칸 총리 메이슨은 서로 거울 역할을 하는 캐릭터"라면서 "진실과 거짓을 비교하며 영화를 봐도 좋겠다"고 덧붙였다.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배우로 활동한 틸다 스윈튼도 어느덧 50의 나이를 넘겼다. 이에 대해 그녀는 "내 아들이 많이 자란 만큼 난 늙었지만 변화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며 "나이를 먹는 건 변화하는 것이고 삶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너무 좋다. 단 6개월이라도 젊어지고 싶지 않다"라고 나름의 인생철학도 공개했다.

한편 <설국열차>는 인류 마지막 생존자들이 끝없이 달리는 열차 안에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송강호와 고아성 등이 호흡을 맞췄다. 개봉은 오는 3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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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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