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국과 일본과의 경기에서 축구 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대형현수막을 펼쳐보이며 열띤 응원을 벌이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국과 일본과의 경기에서 축구 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대형현수막을 펼쳐보이며 열띤 응원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축구협회, 붉은악마 펼침막 강제철거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국과 일본과의 경기에서 축구 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대형현수막을 펼치자, 대회 관계자가 대형현수막을 붙잡고 이를 저지하고 있다.

▲ 축구협회, 붉은악마 펼침막 강제철거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국과 일본과의 경기에서 축구 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대형현수막을 펼치자, 대회 관계자가 대형현수막을 붙잡고 이를 저지하고 있다. ⓒ 유성호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일전에서 축구 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준비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펼침막을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가 걸지 못하게 해 후반전 응원을 보이콧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붉은악마는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이 그려진 대형 펼침막과 안중근 의사가 그려진 대형 펼침막을 준비했다. 그리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문구가 새겨진 마지막 펼침막도 있었다. 그러나 대회 관계자들과 붉은악마와의 실랑이 끝에 마지막 펼침막을 접어야했다. 이에 분노한 붉은악마가 후반전 응원을 거부한 것이다.

한일전, 그것도 1-1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4만7000여 명 관중이 입장했지만 '대한민국' 함성은 들리지 않았다. 중계를 보던 시청자들과 누리꾼들도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축구협회가 펼침막을 떼어낸 이유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축구 대회 중 '정치 행위'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을 금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2 런던 여름올림픽 때 일본과 3·4위전에서 이긴 후 박종우 선수가 '독도 세리머니' 펼쳤다가 A매치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날 또 다른 논란은 일본 응원단이 든 '욱일기'다. 욱일기는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다. 한 일본팬은 경기 직전 욱일기를 흔들었다. 일제 전범기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를 흔드는 것 자체로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였다. 물론 진행요원이 곧바로 제지해 욱일기는 더 흔들지 못했다.

축구협회의 펼침막 강제철거를 두고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kdyo****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현수막을 내건 붉은악마와 욱일승천기를 내건 울트라니뽄. 그리고 붉은악마의 현수막을 강제철거한 대한축구협회와 끝까지 욱일승천기를 걸고 응원한 일본. 한일전 패배보다 더 열받는 것은 거꾸로 가는 몰역사적인 한국과 일본"이라고 탄식했다.

@who*****는 "일본 관중들이 욱일승천기를 치켜들자 붉은 악마가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의 얼굴이 새겨진 대형현수막을 들어 올렸군요. 일본 눈치를 보는 축협관계자보다 훨씬 훌륭합니다"며 붉은악마를 응원했다. @koko****** 역시 "확실히 붉은악마의 응원이 빠지니 후반전에는 불과 삼백명밖에 안되는 일본한테도 응원이 밀리더군요. 붉은악마의 고마움을 그리고 그들의 힘을 오늘 느꼈습니다. 후반전 응원 보이콧한 것 무한한 지지를 보냅니다. 결코 꺾이지 않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TWi****는 "붉은악마의 응원 보이콧이 논란이다. 개인적으로 축구장에서 정치적인 이슈가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보지만, 무엇보다도 축구팬이 축구를 정치보다 아래로 봤다는 점에서 도저히 붉은악마 편은 못 들어주겠다" 펼침막을 철거했다는 이유로 응원을 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csyki******도 "다 큰 어른들이 보이콧은 보이콧이고. 근본적인 목적은 선수들 응원이 아니었나. 축협도 축협이지만 붉은악마 보이콧 방법도 잘못되었네"라며 응원이 더 중요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대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붉은악마 수뇌부를 직접 찾아 문제의 대형펼침막을 걸지 말도록 설득했다. <스포츠동아>는 유 부회장이 "동아시안컵은 협회가 유치하는 대회가 아닌 동아시아연맹에서 주최하는 대회다. 정치적 논란을 살 수 있어 이 걸개만은 삼가 달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2017 U-20월드컵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다른 국가들과 긴밀한 협조를 가져야 한다"는 양해도 구했다. 그런데도 붉은악마는 대형펼침막을 걸었고, 응원보이콧이라는 사단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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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붉은악마 응원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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