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방송된 SBS <화신>에 출연한 아이유는 지난해 자신의 SNS에 슈퍼주니어 은혁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던 일을 해명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화신>에 출연한 아이유는 지난해 자신의 SNS에 슈퍼주니어 은혁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던 일을 해명했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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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에서 아이유는 지난해 11월경 SNS에 올린 은혁과의 사진에 대해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당시 이 사진 한 장으로 엄청난 비난세례를 받았던 아이유가 8개월이 지난 후에 스스로 해명의 자리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섣불렀던듯하다. 방송이 나간 후 아이유에게 달린 악플이 8개월 전을 떠올리게 할 만큼 거세고 맹렬해졌으니 말이다.

'실수? 그걸 해명이라고 하나'라는 식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석연치 않고 개운치 않다는 것이다. 미안해하고 사과하는 태도가 돼먹지 못하다는 내용도 있었다. 결혼설, 임신설을 유포한 누리꾼을 고소했다는 아이유의 발언에 '처신이나 똑바로 하라'는 극단적인 반응이 일어나기도 했다. 순수하고 해맑은 이미지가 사라진 후로 아이유는 본의 아니게 배신의 아이콘, 실망스런 아이돌이 되어 뭘 해도 탐탁지 않은 연예인인가 보다.

자신의 가치관을 토대로 단죄하려는 대중들

 '라디오스타' 안선영

'라디오스타' 안선영 ⓒ MBC


연예인들은 언행에 있어서 조심 또 조심을 해야 한다. 인기가 많아질수록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쓰면서 살아야만 한다. 대중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인기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경솔하게 말하거나 생각 없이 행동하다가는 곧바로 쳐들어오는 대중들의 어퍼컷에 다운되기 십상이다. 최근 들어 그런 일례들은 그 수치를 더해만 가는데 뮤지컬 배우 백민정이나 방송인 안선영의 '말'을 향한 질타도 같은 맥락이다.

백민정이나 안선영 모두 깊게 생각하지 못한 경솔함이 문제가 됐다. 백민정은 SNS에 "사인회가 싫다"며 피곤하다고 투덜거려 졸지에 팬들이 주는 사랑의 고마움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배우가 됐고, 안선영은 <라디오스타>에서 자신보다 100만원이라도 더 버는 남자라야 존경심이 생긴다는 한 마디에 순식간에 무개념 속물이 됐다.

이들을 향한 비난으로 인해 백민정은 6회 동안 뮤지컬 무대에 서지 못하는 벌을 받았고, 안선영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아이유, 백민정, 안선영의 여과 없는 언행은 그들을 대중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연예인으로 낙인찍히게 만들었고, 졸지에 비호감 연예인이라는 오명의 자리에 앉혀 놓고 말았다.

그런데 사실 이보다 더 극심한 불편함이 있다. 바로 그들을 향한 대중들의 무자비한 반응이다. 과연 그들을 향한 빈틈없는 비난과 '옳지 않았다'고 분토하며 질러대는 손가락질은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경솔함에 맞서는 대중들의 반응 또한 경솔하기는 마찬가지. 그 차이점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듯하다.

사실 아이유나 백민정, 안선영에게서 비롯된 사건들은 법적인 제재로 뭘 어떻게 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다. 단지 나와 생각이 다르다거나, 도리에 어긋났다거나, 예의를 갖추기 못했다거나 하는 것들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그들의 죄라면 죄일 테다. 그런데 대중들은 이러한 죄목들로 그들을 마치 살인자나 마약사범, 절도범 등 범법행위를 저지른 사람 취급을 해가며 무참한 악플로 가볍게 인권을 짓밟는다. 비뚤어진 정의심으로 신의 영역을 침범하고 오만의 자리에 서서.

백민정에게 삿대질을 한 이들은 그녀가 뮤지컬 배우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을까? 안선영의 발언을 지적하기 전에 그녀가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지켜는 봤었는가? 혹시 마음 속에 내 마음대로 아이유를 그려놓고서는 실제와 다르다며 들던 붓을 꺾어버리며 분개한 것은 아니었는가? 조언은 사랑의 마음이 전제가 되어야만 효력을 발휘한다. 자그마한 관심조차 없었다가도 흠만 보이면 이때다 싶어 달려드는 살쾡이 같은 마음으로는 배설물과 다를 바 없는 악플만 쏟아낼 뿐이다.

예수는 간음한 여인에게 무참히 돌을 던지려는 군중들을 향해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말했다. 사람이 사람을 말이나 행동으로 함부로 정죄할 수 없음을 이른 말이다. 왜 이 구절이 생각났을까? 아이유나 백민정, 안선영의 골수팬이라서? 아니다. 악플의 돌을 던지며 마치 자신들의 가치관들이 정의라도 되는 양 단죄함으로 연예인들을 옥죄려는 군중들의 무자비한 강퍅함이 너무나도 서글프고 침통해서다. 대중들 역시 자신들을 돌아보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DUAI의 연예토픽,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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