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종현 집행위원장이 영화제를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영배 조직위원장.

23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종현 집행위원장이 영화제를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영배 조직위원장.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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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제가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여기는 부분이다. 이름에 청소년이 들어가 있어 그런 것이지만 영화들을 보면 오히려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청소년들에게 활짝 문호가 열려져 있는 것은 다른 영화제들과 차별되는 대표적 특징이다. 예비 영화인들을 키워내는 역할도 맡고 있고, 청소년 문제에 대해 영상과 영화를 통해 실상을 보여주고 고민해 보는 것 역시도 청소년영화제만의 특색이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이하 청소년영화제)가 올해 15회를 맞는다. 세계적으로도 그리 많지 않은 청소년영화제가 국내에서 15년의 시간을 이어온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오게 된 데는 김종현 집행위원장의 역할이 컸다. 그의 뚝심이 아니었다면 힘든 일일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 영어교사였던 그가 미디어영상교육에 관심을 갖고 교사 학생들과 함께 대안교육 형태로 가르친 것이 지금의 청소년영화제가 있게 된 출발선이었다. 30대였던 젊은 교사는 고군분투하며 영화제를 이끌었고, 50대의 나이에 들어선 가운데 15회 째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부산영화제를 이끌었던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재임기록과 같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종현 집행위원장은 "청소년들이 영화를 통해 기성세대와 소통하면서 성장통을 풀어내길 바란다며 청소년들에게 미디어 환경을 제공하고 그들의 고민과 꿈 등을 담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가 세상을 보는 하나의 창이고 소통의 도구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는데, 청소년영화제를 이끌어 오고 있는 김 위원장의 오랜 철학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청소년영화제를 거친 대표적인 배우로 한효주와 박보영씨를 꼽았고, 감독으로는 <해결사>를 연출하고 <해운대>를 각색한 권혁재 감독, <자가당착>을 만든 김곡 김선 감독 등이 청소년영화제에 작품을 상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권혁재 감독은 올해 미장센단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김곡·김선 감독은 영상물등급위원회 제한상영가 등급에 맞서 1심 판결에서 승소하며 독립영화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감성과 고민, 삶의 힐링이 함께하는 영화제

이런 연륜이 쌓였기 때문인 듯 올해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한층 풍부해진 작품들과 함께 영역을 확장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에 다문화가정까지로 넓혔고 유니세프가 함께 하기로 하면서 그 의미가 더욱 커졌다.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15회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의 땀과 노력, 눈물이 있었다"며 "전 세계 청소년들의 감성과 고민, 삶의 힐링이 함께하는 멋진 영화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조직위원장은 유니세프와 협력을 통해 어린이 영화 캠프를 여는 것을 강조하며 "초등학생을 위한 '어린이 캠프'를 통해 어린이 아동권리에 대해 공부하고 영화를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23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영배 조직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현 집행위원장, 김영배 조직위원장, 장윤정 프로그래머.

23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영배 조직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현 집행위원장, 김영배 조직위원장, 장윤정 프로그래머. ⓒ 이정민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가 청소년영화제를 서울의 대표적인 영화제로 지정한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늘상 예산 압박과 안정적인 후원자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청소년영화제로서는 서울시의 지원이 단비 같은 소식이 됐다.

영화제 측은 청소년영화제에 대한 안팎의 관심이 커지면서 "올해는 출품 신청이 쇄도해 전년보다 270편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모두 72개국 1503편의 작품이 영화제 상영을 희망했고, 이 가운데 예심을 통해 42개국 140편이 최종상영작으로 확정됐다. 세계적으로 청소년들의 영상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도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국제적 인지도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슬로건은 'Step by step' (스텝 바이 스텝)으로 정했는데, 상처받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들의 문제를 공유하고 치유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성폭력 특별전 '공정사회' '가시꽃' 등 상영

상징적 의미가 큰 개막작은 양육권 문제를 다룬 <메이지가 알고 있었던 일>이 선정됐다. 현대 도시 뉴욕을 배경으로 동명의 원작소설을 각색한 영화는 6살 꼬마 메이지를 중심으로 아빠와 엄마 간의 양육권 분쟁을 그린 영화다.

주요 작품으로는 중국 영화 <환호불가>, 이란 영화 <가슴으로 낳은 아이>, 프랑스 영화 <이리나> 등 청소년을 주제로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상영된다.

청소년 성폭력 특별전은 올해 청소년 영화제가 15회를 맞아 주안점을 둔 부분이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커지고 있고, '아청법'이라 불리는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처벌이 무거워진 상태에서 관련 주제를 다룬 작품을 통해 청소년 성폭력 문제를 환기 시킨다. 배우 장영남의 연기가 주목받았던 이지승 감독의 <공정사회>와 이돈구 감독의 <가시꽃>, 일본 영화 <여름의 마지막 날> 등 장편 3편과 유렵과 국내의 단편 6편이 상영된다.

 23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보대사인 배우 고주원과 이채영이 위촉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보대사인 배우 고주원과 이채영이 위촉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 이정민

이밖에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주목받았던 오해리 감독의 <콩가루 모녀>가 경쟁 섹션인 '경쟁 13+'에 선정된 것 역시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올해 대안학교를 졸업한 오 감독은 이혼한 부모를 소재로 한 다큐 영화를 찍었고, 지난 3월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공개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홍보대사에는 배우 고주원과 이채영이 선정됐다. 영화제를 알리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다짐한 고주원 이채영씨는 최근 발생한 해병대 체험 캠프 과정에서 사망한 공주사대부고 청소년 희생자들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고주원 씨는 "학창 시절 때도 비슷한 일을 겪었지만 지금은 매체발달로 인해 많이 알려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채영씨는 "관계된 분들의 마음이 빨리 나으시길 바란다"며 "시간이 지나더라도 영화를 통해 이런 사건들을 알리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오는 8월 24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개막하며 29일까지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와 성북아트홀 한성대 등에서 개최된다. 영화 상영 외에 청소년 성폭력 근절을 위한 포럼, 다문화체험프로그램, 청소년영화학교 등이 부대행사로 열린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김종현 성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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