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개관 2주년을 맞은 영진위 직영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지난 3월 개관 2주년을 맞은 영진위 직영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 인디플러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직영하고 있는 독립영화관 인디플러스의 운영방식이 기존 직영에서 위탁 형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영진위의 책임 있는 한 관계자는 최근 독립영화 진영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인디플러스 운영과 관련해 "영진위가 부산으로 내려가는 입장에서 서울에 직영 영화관을 남겨놓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독립 진영에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외부기관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공청회 등을 열어 확정할 예정"이라면서 "독립영화 쪽 인사들에게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인디플러스는 최근 2년 계약이 끝나가는 허경 프로그래머에 대한 해임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영진위 쪽은 계약만료라는 입장이지만 지난 24일에는 운영위원 4명이 해고에 항의해 집단 사퇴하는 등, 영진위 독립영화정책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독립영화 진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립영화전용관은 2007년 처음 문을 열 당시 위탁형태로 출발했으나 이후, 2009년 갑작스레 공모로 바뀌면서 운영주체가 바뀌었다. 그러나 심사가 부정적으로 이뤄졌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영화계 갈등이 커졌고,  2011년 3월 영진위가 직영으로 전환해 운영되고 있다.

계약직으로 채용된 핵심인력들의 계약 만료가 다가오면서 영진위 쪽은 그간 직영과 위탁을 놓고 저울질해 왔는데, 김의석 영진위원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독립영화진영의 한 관계자는 "인디플러스 운영을 위탁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을 얼핏 들었다"면서 "하지만 독립영화정책이라는 것이 연속성과 꾸준함이 중요한 데, 지금 영진위는 이 같은 환경을 심각하게 흔들어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진위가 자기들 편한 방식대로 일방통행식 일처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경 프로그래머는 "인디플러스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일부 직원은 파견업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기존 계약의 종료와 신규 계약이 시작되는 시점이 달라 열흘 정도의 공백이 생겨 난감한 상황에 처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계약이 만료된 사람들은 파견직으로 전환됐으나 2~3개월 정도 단기 파견형태가 되면서 고용불안으로 인해 독립영화관의 안정적 운영에 장애가 되고 있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운영방식이 바뀐다고 해도 사업의 연속성이 끊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2012년 6월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렸던 영진위 독립영화정책에 대한 토론회

2012년 6월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렸던 영진위 독립영화정책에 대한 토론회 ⓒ 성하훈


원승환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사는 지난해 6월 독립영화 정책에 대한 토론회에서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을 책임지는 영진위 문봉환 국내진흥부장이 한 말을 언급하며 영진위의 입장이 바뀌고 있는 부분을 지적했다.

당시 문봉환 부장은 "직영의 경우에는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독립영화 제작 현장, 환경 등에 대해 대응이 느린 점 등은 우려되는 부분이고, 위탁의 경우에는 자율적인 운영의 장점이 있는 반면, 운영 불안정과 공모방식에 따라 운영주체의 변동성이 심하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었다.

독립영화진영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독립영화진영에서 독립영화관을 운영하는 것이 당연한 방향이라고 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준비와 대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처럼 혼란만 야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맡아야 하는 지에 대해 회의적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며 영진위에 불만을 나타냈다.  

영진위 독립영화관 인디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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