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들에 환호에 손을 들어 화답하는 이천수 지난 1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 시작에 앞서 이천수가 홈 팬들에게 손을 들며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있다.

▲ 관중들에 환호에 손을 들어 화답하는 이천수 지난 1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 시작에 앞서 이천수가 홈 팬들에게 손을 들며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있다. ⓒ 남궁경상


출범 30주년을 맞아 힘차게 전진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매 라운드 멋진 경기와 화려한 골 폭죽으로 축구팬들이 크게 환호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요즘 팬들에게 높은 관심을 끄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돌아온 스타' 3인방의 활약이다.

지난 1월. 북한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인 '인민 루니' 정대세가 수원 삼성의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을 시작으로 2월에는 축구 천재 '풍운아' 이천수가 우여곡절 끝에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게 되며 4년 만에 국내 무대 복귀를 선언했다. 3월에는 지금까지 줄곧 독일, 스코틀랜드 등 외국에서만 선수 생활을 해오던 '차미네이터' 차두리가 FC서울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스타 3인방이 K리그 클래식이라는 한 무대에서 뭉치게 되었다.

이 세 명의 선수는 묘한 인연이 이어지고 있는 삼각관계를 가지고 있다. 먼저 차두리와 이천수는 고려대학교 선후배로 절친한 사이로 유명하다. 이들은 2002년 월드컵에서도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국 대표팀의 4강 진출에 조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천수와 정대세는 서로 크게 인연은 없지만,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였다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또한, 차두리와 정대세는 남다른 친분을 과시하는 사이이다. 정대세는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보훔에서 생활할 때 차두리와 만나 남다른 친분을 유지했으며 K리그 무대로 오기까지 차두리의 진심 어린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시즌 가장 먼저 K리그 클래식에 입성한 선수는 정대세다. 정대세는 한국인 아버지와 해방 전 조선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서 2006년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에 처음 북한 대표팀에 발탁됐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특히,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브라질전에서 국가를 부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모습으로 잘 알려졌다. 월드컵이 끝난 뒤 독일 분데스리가 보훔과 쾰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지만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였고 한국 무대로 눈을 돌려 수원에 입단했다.

두 번째로 돌아온 선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천수이다. 이천수는 특유의 당돌함을 지닌 독특한 캐릭터로 뛰어난 활약을 했다. 기술과 체력 그리고 스피드 등 모든 면에서 고른 기량을 갖춘 이천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 무대를 밟았으며 한국인 최초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대에 진출한 바도 있다.

2009년에는 전남 드래곤즈와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어 임의탈퇴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리고 4년 뒤 다시 국내 무대 복귀를 희망한 이천수는 지난 해 내내 광양을 찾아 과거 자신의 일에 대해 진심 어린 사죄를 뉘우쳤다. 결국, 전남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천수의 임의탈퇴 신분을 철회했고 그렇게 이천수는 고향 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마지막 꽃을 피우게 되었다.

마지막은 깜짝 이적은 차두리의 몫이었다. 차두리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 출전해 4강 신화를 일군 뒤 곧바로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 입단을 시작으로 빌레펠트, 프랑크푸르트, 마인츠, 코블렌츠, 프라이부르크 등을 거치며 약 6년간 독일 무대를 누볐다.

2010년에는 스코틀랜드 셀틱에 입단해 기성용과 한솥밥을 먹었으며 2012년 다시 3시즌 만에 독일로 돌아와 뒤셀도르프에 입단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방출되었다. 새로운 둥지 찾기에 나선 차두리는 국내 무대로 눈을 돌려 FC서울 입단을 결정하면서 프로 생활 11년 만에 첫 국내 무대 복귀를 팬들에게 알렸다.

운명의 장난일까? 지난 20일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8라운드 경기에서 이 세 명의 선수가 나란히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먼저 축포를 쏜 것은 정대세였다. 정대세는 대전과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출전하여 전반 2골, 후반 1골로 자신의 K리그 클래식 무대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4대 1 대승을 이끌었다.

그밖에 차두리와 이천수는 골이 아닌 도움으로 각각 소속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차두리는 대구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하여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대구의 우측 측면을 원천 봉쇄하였다. 그리고 종료 직전 특유의 오버래핑을 통해 정확한 크로스로 몰리나의 쐐기골을 이끌어 내는 도움을 기록했다.

또한, 이천수 역시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팀이 1대 1로 비기고 있는 상황에 교체 투입되어 종료 직전 빠른 스피드를 통한 돌파에 이은 정확한 패스 연결로 이효균의 결승골을 도우며 1,429일 만에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정대세 · 차두리 · 이천수 돌아온 스타 3인방의 맹활약 속에 축구 팬들의 관심은 더욱 증대되고 함성은 커지고 있으며 이들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고 있다. 이렇게 K리그 클래식은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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