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NC는 리그 개막 후 연패의 늪에 빠져있다.

한화·NC는 리그 개막 후 연패의 늪에 빠져있다. ⓒ 한화·NC

2013 프로야구 초반 판도에서 이슈메이커로 떠오른 팀은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다. 두 팀은 개막 열흘을 넘긴 지금까지 각각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각각 6연패와 8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다. 과연 두 팀이 언제쯤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두권 팀들의 경쟁보다 오히려 '2약'으로 전락한 두 꼴찌팀의 첫 승 경쟁이 더 주목받고 있는 게 아이러니하다.

NC와 한화의 심각한 초반 부진은 올 시즌 리그 판도에 적지 않은 뒷말을 만들어내고 있다. 1군 수준에 걸맞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두 팀의 부진 때문에 프로야구의 질적인 저하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03년 롯데가 기록한 개막전 이후 최다 연패(12연패) 기록을 두 팀이 경신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리그의 균형이 깨지면서 각 팀들의 순위 경쟁도 비정상적인 형태로 흘러가고 있다. 10일 현재, 9개 구단 체제로 진행 중인 현재 프로야구에서 승률 0에 그치고 있는 NC와 한화를 제외하고 나머지 7개 구단이 모두 5할 승률을 넘기고 있다.

시즌 개막부터 연이어 한화-NC를 상대하는 특수를 누렸던 롯데의 경우 초반 5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쏠쏠하게 승수를 챙겼다. 삼성은 개막 2연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연패를 당하며 부진하게 출발했으나 역시 NC-한화에게만 벌써 3연승을 거두며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승률이 그 팀의 전력을 모두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NC와 한화만 잡으면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인식이 각 팀들에 새겨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NC·한화와의 경기, 무조건 좋을 수는 없다

그런데 상대팀이라고 이런 분위기가 마냥 속 편한 것만은 아니다. 경쟁팀들은 자연히 NC와 한화를 상대로 무조건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두 팀의 부진이 장기화 될수록 상대팀 입장에서도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망신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시즌 초반에는 5할 승률을 기점으로 3연전마다 2승 1패를 거두는 게 승률 관리의 기본 전략이었다. 하지만 NC와 한화를 상대로는 3연전을 얼마나 많이 싹쓸이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여느 팀에게는 평범한 1패도, 두 팀에게 당하는 1패는 팀 분위기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홀수 구단 체제의 특성상, 에이스 투수들이 승률이 높은 NC와 한화전에 집중 투입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NC는 신생구단이다. NC의 첫 승은 그야말로 역사적 기록으로 남게 된다. 신생구단을 상대로 대기록의 제물이 되는 것은 자존심 강한 기존 프로구단들 어느 팀도 원하지 않는 조건이다. 언젠가는 NC도 첫 승을 기록하겠지만, 기록 달성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다른 팀들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대기록 탄생의 희생양 임무를 두고 '폭탄 돌리기'를 하는 셈이다.

현재 롯데와 삼성에 이어 NC-한화발 특수(혹은 폭탄돌리기)를 떠맡은 팀은 LG 트윈스다. LG는 지난 9일부터 홈 구장인 잠실서 NC와의 3연전에 돌입해있으며(현재 1승), 12일부터는 대전으로 무대를 옮겨 한화와의 원정 3연전에 돌입한다. LG는 지난 9일 NC와의 1차전에서 타선 폭발과 상대의 실책에 힘입어 9-5로 승리했다. LG가 앞선 두 팀에 이어 다시 NC-한화를 상대로 싹쓸이 승리를 챙길 수 있을지 관건이다.

한화는 현재 대구 원정서 삼성과의 3연전을 치르고 있으며 주말 3연전에서 LG를 상대한다. NC는 LG전 이후 SK를 마산 홈 구장으로 불러들여 3연전을 치른다. 1승이 어느 때보다 절박한 두 팀의 상황이다.

적어도 16일 이후에는 '꼴찌'의 첫승 나올 것

만일 이번 주 내에 두 팀이 연패 사슬을 끊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늦어도 다음 주에는 최소한 한 팀 이상은 무승의 고리를 끊을 것으로 보인다. 16일부터 대전서 한화와 NC가 운명적인 시즌 첫 3연전을 통해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두 팀의 초반 부진이 길어지면서 양 팀의 맞대결은 벌써부터 강팀들의 우승경쟁 못지않은 '꼴찌대첩'으로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천이나 천재지변으로 경기가 연기되거나, 양 팀이 3무를 거두는 이변이 없는 한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을 수밖에 없는 잔혹한 외나무다리 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는 두 팀이지만,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지금의 흐름이 끝까지 갈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두 팀에게는 첫 승을 얼마나 빨리 거두느냐가 앞으로의 분위기 전환을 위한 최대 과제다. 단지 NC와 한화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두 팀을 응원하는 팬들과 프로야구의 질적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두 팀이 더 책임감을 가지고 분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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