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단계별 의미가 약화됐다.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단계별 의미가 약화됐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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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힘은 무한한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매번 다른 아이템으로 7인을 돌린다.

주된 비교대상인 <1박2일>이나 <패밀리가 떴다>처럼 같은 포맷으로 게스트를 바꿔가는 형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리얼 버라티어티의 한계를 간직한 채 외연은 그 벽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철저히 예능의 틀을 지키는 타 방송과 비교, 높은 평을 받고 있다. 골수 시청자와 잦은 비평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 프로그램이 남긴 흔적이다.

햇수로 7년차인 <무한도전>은 매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간다. 신선함은 호평을 부르고 식상함은 혹평을 부른다. 유명세가 <가족오락관>에 버금가는 프로는 많은 시청자의 눈에 익숙하다. 아이디어 승부가 제작진에게 불리한 이유다. 반 보 앞서 나간 제작진에게 '뒷걸음'은 쉬이 용납되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열세인 제작진은 계속해서 변수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이번 화는 더욱 애잔했다. 그들의 노력이 '발버둥'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일까.

하와이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은 익숙함을 벗어난 동시에 시각적으로 시청자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와이에 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7인의 몸부림으로 '지상낙원'을 즐기고픈 시청자를 대신했다. 주사위를 던지고 영문도 모른 채 탈락을 맞이하고 분노했던 그들의 행동이 그렇게 '오버'스럽지 않았던 까닭은 중간중간 묻어났던 그 하와이의 모습 때문이리라. 혹자는 신혼여행으로 또는 큰 결심을 세워야 비로소 갈 수 있는 그곳에 우리가 쉽게 대입할 수 있는 7인의 캐릭터가 섰다. 이정도면 대리만족도 '떨이'인 셈.

 멤버들의 입담이 프로그램에 '깨알재미'를 더하고 있다.

멤버들의 입담이 프로그램에 '깨알재미'를 더하고 있다. ⓒ MBC


구성의 실패는 '와이키키'로부터

거기까지다. 장소를 해외로 옮긴 대신 '무한도전스러움'은 국내에 두고 갔다. 2회에 걸친 분량은 하와이를 드러내는 데 그리 길지 않았으나 시청자가 기대했던 것은 <무한도전>이었다. 과연 제작진의 의도는 '쉬어가는 코너'였을까? 결과는 작은 코너에서 속속들이 드러났다.

단순한 구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사위로 도전인원을 정하고 '무모한 도전'처럼 부딪쳐 보는 식이다. <무한도전> 클래식의 느낌이 배어나기도 했다. 바쁜 일정 탓일까. 어쩌면 악천후로 취소된 스케줄 때문일지도. 이유는 알 수 없다. 제작진은 단순함 대신 어설픔을 보여줬다. 반복되는 주사위 굴리기는 박명수에게 몰아주고 그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고 미션 또는 벌칙을 수행했다. 결국 주사위가 이어지는 미션과 개연성을 상실하며 작은 코너처럼 들어갔다.

미션도 형식이나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은 채 웃기기 급급했다. 결국 웃음을 위해 형식을 차용한 것인데 형식 사이의 짜임새가 떨어지며 옴니버스(몇 개의 단편을 결합하여 전체로서 정리된 분위기를 내도록 한 작품)식 구성이 드러났다. 예의 '무한상사'나 '멋진하루'편처럼 일관된 콘셉트가 없으니 프로그램이 럭비공 마냥 이리 튀고 저리 튀었다. 섬세함과 중심축이 필요했다.

결국 그들은 '와이키키'의 이름을 빌려 하와이로 나갔다. 출국 전 멤버들이 했던 노홍철과의 계약이나 '니가 가라, 하와이'편의 우승자(노홍철)가 무색해질 정도로 연결고리를 만들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단순히 7인의 합이 보여준 친밀감과 웃음코드가 시청자를 만족시켰다. 하와이나 그 외 요소는 구실에 불과했다.

 방 배정마저 한 꼭지로 분류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방 배정마저 한 꼭지로 분류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 MBC


지난 30일 방송된 '와이키키 브라더스2'의 시청률은 15.3%(닐슨코리아)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과도 무려 5%에 가까운 시청률 차를 보였다. 지난주(2.5% 차이)와 비교하면 격차가 두 배로 늘었다. 시청률이 소폭 상승한 <무한도전>과 달리 <스타킹>은 소폭 하락했으나, KBS2TV의 <불후의 명곡> 역시 시청률이 소폭 상승하며 '하와이 효과'로 타방송의 시청자가 MBC로 유입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은 일단락됐다.

3월 들어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인기 프로그램의 명성을 유지한 <무한도전>은 조금 부족한 구성으로도 시청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다. 장수 프로그램의 반열에 올라선 이 프로가 그동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장소 선정이나 게스트 섭외와 무관하게 7인의 만담이 중심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누가 출연하든, 어디서 촬영하든 사람과 장소를 살리는 7인의 활극 <무한도전>, 다음 편을 기대해 본다.

무한도전 유재석 박명수 와이키키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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