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기획사 중 하나로 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가 공들였던 미국 시장에서 '백기'를 들었다. 2011년 11월 미국 진출 확대를 위해 120만 달러(약 13억 9000만 원)을 투자해 설립한 JYP크리에이티브가 수익 악화를 이유로 1년 만에 문을 닫으면서 관계자들의 시선이 JYP엔터테인먼트로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체적 위기라는 극단적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원더걸스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원더걸스 ⓒ JYP엔터테인먼트


체면 구긴 JYP의 미국 진출

JYP엔터테인먼트는 많은 연예인 지망생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꿈의 기획사'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런 명성과 달리 최근 JYP엔터테인먼트는 경영 실적 악화와 적자 폭 확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리한 미국 진출은 JYP엔터테인먼트의 결정적 실책이었다. 들어간 돈은 많은데 정작 번 돈은 없는, 손해 보는 장사를 한 것이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코스닥에 상장된 'JYP 엔터'와 비상장사 'JYP'로 운영되고 있다. JYP의 수장 박진영과 미쓰에이 등이 JYP 엔터에 소속되어 있고 원더걸스, 2PM 등은 JYP 소속이다. 엄청난 시장 규모를 염두에 둔 JYP는 일찌감치 미국 진출을 적극 추진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09년 비상장사 JYP가 설립한 JYP USA를 시작으로 2011년 말 JYP크리에이티브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고, 이후 한식당 JYP푸드(Food)에도 손을 뻗었다. JYP 전체가 자존심을 걸고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건 셈이다. 그러나 세 개의 회사 모두 상당한 적자를 기록했다.

JYP크리에이티브는 2012년에만 17억 8천만 원의 적자를 낸 뒤 문을 닫았고, JYP USA는 지난 3년간 무려 103억의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을 잠식했다. 약 11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JYP푸드 역시 2012년 14억 6천만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투자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야심차게 미국 진출을 선언한 원더걸스는 3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고, 미국 데뷔를 준비했던 민과 임정희 또한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진영이 5년 전부터 데뷔를 자신했던 지소울은 감감무소식이다. 

 < K팝 스타 >의 심사위원인 양현석, 박진영, 보아(왼쪽부터)

< K팝 스타 >의 심사위원인 양현석, 박진영, 보아(왼쪽부터) ⓒ SBS


욕심 버리고 내실부터 다질 때

JYP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시장에 신경 쓰는 동안 국내에서의 영향력은 약화됐다. 주력 그룹인 2PM은 물론이고 원더걸스, 미쓰에이 등이 생각보다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JYP엔터테인먼트는 2012년 영업손실 36억 6800만 원을 기록했다. 영화계 진출을 위해 5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JYP픽처스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2012년 7월 박진영은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 <500만 불의 사나이>에 3억 5천만 원을 투자했지만 예매율 0.3%라는 민망한 성적을 받아들기도 했다.

막무가내 투자와 회사 설립, 이로 인한 경영 악화와 적자 폭 확대가 계속된다면 JYP엔터테인먼트는 '국내 3대 기획사'라는 타이틀을 반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경쟁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2012년 순이익만 605억(매출액 2400억)을 기록했고, YG엔터테인먼트 또한 순이익이 214억(매출액 1065억)에 달한다. 주가는 JYP엔터테인먼트의 10배가 넘는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무리하게 확장하지 말고 내실부터 다져야 한다. 2PM, 미쓰에이, 원더걸스의 인기를 끌어 올리고 박지민, 백아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모험보다는 안정적 재무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박진영의 '영원한 꿈'인 미국 진출 또한 지금은 시기상조다. 도전 자체를 깎아내리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지금까지 쌓아올린 기반을 모두 무너뜨릴 만큼 미국 시장이 큰 의미가 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국외 진출을 위한 음악을 하지 말고 국내 팬을 위한 음악이 필요하다.

지금 JYP엔터테인먼트는 기로에 서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JYP엔터테인먼트의 미래 역시 결정될 것이다. JYP엔터테인먼트가 과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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