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가 64일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 현관 앞에서 열린 프리랜서 아나운서 채용 규탄 기자회견에서 박경추, 김나진, 오상진 아나운서를 비롯한 동료 아나운서와 기자들이 상복을 의미하는 검은 정장 차림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해 프리랜서 앵커와 계약직 기자 채용 등 사측의 비정상적인 조치를 규탄하며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프리랜서 아나운서 채용 규탄 기자회견에서 박경추, 김나진, 오상진 아나운서를 비롯한 동료 아나운서와 기자들이 상복을 의미하는 검은 정장 차림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모습. 당시 MBC 아나운서들은 프리랜서 앵커와 계약직 기자 채용 등 사측의 비정상적인 조치를 규탄하며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 유성호


MBC 아나운서국의 공식 웹진인 '언어운사'에 일부 아나운서들이 배제된 사실이 드러났다. 언어운사는 MBC 아나운서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지난 25일 개편된 언어운사를 보면 이진 아나운서의 결혼 소식을 비롯해 신입 아나운서들의 이야기와 아나운서국 구성원들이 작성한 인터뷰, 맛집 탐방 등 여러 콘텐츠가 담겨있다. 하지만 구성원을 소개하는 소개란에 가보면 몇몇 인원들이 소개 명단에 빠져있다.

문제는 이들이 지난해 MBC 노조 파업에 적극 동참하면서 현재까지 현장에 복귀하고 있지 못한 인원이라는 점이다. 특히 남자 아나운서 소개란에 현재 12명의 이름이 올라있는 가운데 박경추, 김정근, 김완태, 신동진, 허일후 아나운서 등은 빠져있다. 또한 여자 아나운서 중에도 22명이 웹진에 소개된 반면, 김경화, 최율미, 최현정 아나운서 등이 역시 소개란에서 빠졌다.

이에 대해 MBC의 한 관계자는 27일 <오마이스타>와 통화에서 "우선 파업 참여자만 누락한 것은 아니다. 내부적으로 직제상 현재 아나운서국 소속 인원을 중심으로 올리자고 정리가 됐다"며 "손정은, 문지애 아나운서는 파업에 참여했지만 아나운서국 소속이기에 들어간 것이고 현재 나가 계신 선배, 동료 아나운서도 돌아오면 바로 올릴 것이다"라고 답했다.

현재 MBC 아나운서국 소속 13명의 인원이 파업 참여 후 아나운서국이 아닌 재교육 명목으로 엉뚱한 부서에 나가있는 상황이다. 손정은, 문지애 아나운서가 파업 참여자로선 유일하게 아나운서국을 지키고 있지만 라디오 정시 뉴스만 맡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오상진, 문지애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오상진, 문지애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던 모습. ⓒ 유성호


최근 개편된 언어운사의 편집장은 서인 아나운서, 부편집장은 이성배 아나운서가 맡고 있다. MBC의 다른 관계자는 "아나운서국 소속 인원들이 아무래도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다 보니 파업 참여 이후에 피해가 많은 상황이다. 서인, 이성배 아나운서도 파업 때 다 참여를 했는데 연차가 낮다 보니 징계의 칼날은 피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배현진, 양승은을 제외한 언어운사 편집위원들은 모두 파업에 참여했지만 배신자라는 일부 시선이 있어 괴로워하고 있다. 남아있는 사람은 내부를 잘지켜 동료들이 잘 돌아올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고 섣부른 추측 자제를 부탁했다.

하지만 일부 동료들의 소개가 공식 웹진에서 누락된 사실에 대해선 타사 아나운서들까지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부탁한 한 아나운서는 "MBC 사태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안 좋다"면서 "최일구 기자, 오상진 아나운서가 왜 MBC를 나올 수밖에 없는지 지금의 언어운사를 보고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 같다"며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오상진 아나운서는 지난 22일 사표를 제출해 25일 최종 수리됐다. 지난 8일엔 최일구 앵커가 MBC를 퇴사했다.


오상진 최일구 MBC 언어운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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