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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6일 오후 2시 32분]

26일 오전 김춘섭 경기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이 불산 누출사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사고원인에 대한 감정을 의뢰한 결과 최초 불산이 누출된 원인이 '밸브 이음쇠 부분(고무패킹)의 노후화와 볼트 부식으로 추정된다'"며 "이후 밸브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2차 누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26일 오전 김춘섭 경기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이 불산 누출사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사고원인에 대한 감정을 의뢰한 결과 최초 불산이 누출된 원인이 '밸브 이음쇠 부분(고무패킹)의 노후화와 볼트 부식으로 추정된다'"며 "이후 밸브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2차 누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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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삼성전자 화성공장의 불산 누출 사건로 사망자 1명 등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노후화된 밸브 와, 삼성전자  그리고 공장 관리책임을 맡은 협력업체 STI 서비스측의 안이한 대처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춘섭 경기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26일 오전, 불산 누출사고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가 사고원인을 감정한 결과, 1차 불산 누출된 원인은 '밸브 이음쇠 부분(고무패킹)의 노후화와 볼트 부식으로 추정된다'"며 "이후 밸브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2차 누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가 보수 작업 과정을 거쳐 2차 누출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새로 확인된 셈이다.

김의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박사는 "최초 불산 누출과 2차 누출 지점은 달랐다"며 "배관을 이어주는 플랜지 연결 볼트를 불완전하게 조이고 개스킷 삽입 작업을 불량하게 하면서 2차 누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개스킷은 금속 등의 재료가 서로 접촉할 때, 가스나 물이 새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끼워 넣는 패킹(packing)을 말한다.

김 박사는 "2차 누출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누출밸브의 직경은 5.9㎝이지만 교체한 밸브는 직경이 6.1㎝였다"며 "압착된 부분에 두개의 선이 형성된 것은 삽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김 박사는 "노후 밸브에서 시간당 약 7ℓ의 불산이 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체적인 누출량을 파악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과수의 부검결과, 밸브 교체 작업을 하다 숨진 STI서비스 파트장 박아무개(34)씨의 사인은 '불산 중독'으로 확인됐다. 박씨가 사고 당시 입고 있던 청바지와 티셔츠 등에서도 불산이 검출됐다.

숨진 박씨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

지난달 27일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고와 관련해 사고 원인을 조사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1차 누출과 2차 누출의 부분이 달랐으며, 작업 과정에서 불완전하게 볼트를 조이는 등 조치가 안이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고와 관련해 사고 원인을 조사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1차 누출과 2차 누출의 부분이 달랐으며, 작업 과정에서 불완전하게 볼트를 조이는 등 조치가 안이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 경기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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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7명을 입건했다.. 먼저 삼성전자측 화성사업장 최아무개(54) 전무, 김아무개 부장, 김모 직원 3명이다. 또 화성 사업장 내 불산과 불산탱크 등을 보수 관리하는 협력업체 STI서비스측에서는 최아무개(50)전무를 포함해 책임자 4명이다. 이 네 명 중 박아무개(34)씨도 포함됐지만 박씨가 숨졌기 때문에 검찰은 이를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하게 된다.

이들은 유해·위험 물질인 불산 취급 및 관련 설비에 대한 관리감독 태만과 함께 불산 누출 주의 및 신고·조치 의무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삼성전자 사장도 이와 관련한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면 입건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현재까지 삼성전자 40명, STI서비스 16명, 기타 7명 등 총 63명을 소환 조사했으며 추가 조사를 통해 입건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불산 누출은 지난달 27일 오후 2시 11분께 화성공장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CCSS)에서 STI서비스 오후 근무자 정아무개(43)씨가 최초로 발견했다. 이후 정씨가 삼성전자 담당자에게 유선 보고한 후 내산 봉투로 누출부위를 받쳐 놓는 등 임시로 조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누출 사실을 알고서도 10시간이 지난 다음날인 28일 0시13분께 박씨(34) 등 3명이 누출 부위인 밸브 교체작업에 들어갔고, 오전 3시 21분께 1차 작업을 마쳤다. 밸브를 교체했지만 불산이 계속 누출되자 오전 4시 36분께 4명의 작업자들은 추가 작업을 통해 오전 6시 31분경 2차 작업을 마무리했다.

배풍기로 불산 외부 배출..."아파트 고려했다면 다른 방법 써야"

경찰의 CCTV 녹화기록 분석결과, 불산 가스로 추정되는 물질의 외부배출을 위해 오전 5시 52분께 박씨가 CCSS에 배풍기를 설치하고 오전 6시 56분에는 삼성전자 환경안전팀 소방대원이 CCSS 입구로 대형 배풍기를 이동시키는 모습이 확인됐다. 오후 5시 59분까지 총 8대의 배풍기를 설치, 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불산 누출량, 배풍기를 이용한 불산가스 외부배출행위, 2차 피해 발생 여부 등은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고용노동부 경기지청과 공조수사 중"이라며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입건된 사람들의 혐의 추가는 물론 입건 대상자가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그동안 한 번의 누출만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2차 누출까지 이어졌다는 것을 경찰 수사결과로 확인해야 하는 게 안타깝다"며 "삼성이 이를 이미 알고 있었다면 정확하게 밝혔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소장은 배풍기 사용과 관련해 "불산이 공장 내부에 갇혀 있으면 흡입 장치를 통해 다시 탱크에 저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삼성이 불산을 중화 처리해 내보냈다고 밝혔지만 주변이 아파트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른 방법을 썼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태그:#삼성공장 불산 누출, #STI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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