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홈경기 연패 사슬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5라운드 경기에서 부산 KT가 인천 전자랜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전자랜드와의 올 시즌 상대전적은 3승 1패로 앞선 상황. KT는 지난달 31일부터 계속되는 홈경기 연패를 끊기 위해 전자랜드를 상대로 40분 내내 고군분투했으나 70-66, 4점차로 석패해 홈경기 6연패를 이어가게 됐다.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 경기 시작 전 모습.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 경기 시작 전 모습. ⓒ 정혜정


이날 경기에 앞서 KT는 지난 15일 동부를 상대로 19점차 대승을 거둔 경기 중계 화면을 틀어놓고 워밍업을 진행했다. 다시 한 번 승리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어웨이팀의 기를 납작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담긴 경기 전 신경전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전자랜드의 압박 수비에 제스퍼 존슨의 손이 묶여 버린데다 장재석의 슛이 좀처럼 터지지 않은 탓이다. 1쿼터 내내 존슨은 리바운드 하나와 자유투 하나를 성공하는 데 그쳤다. 장재석은 골밑슛을 세 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림을 맞고 튕겨져 나왔다.

득점 머신 존슨과 신인 장재석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데 이어 슈터 조성민까지 햄스티링 부상으로 결장한 탓에 KT는 1쿼터에 9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벌어진 점수차는 10분 만에 12점까지 벌어졌다.

 제스퍼 존슨이 후반전 시작 전, 슛 연습 중이다.

제스퍼 존슨이 후반전 시작 전, 슛 연습 중이다. ⓒ 정혜정


시작부터 벌어진 점수로 전자랜드가 손쉽게 이길 것이라는 예상은 의외로 빗나갔다. 수비도 공격도 잘되지 않아 답답해하던 KT 선수들이 2쿼터 들어 달라진 경기력을 보인 것이다. KT는 2쿼터에만 4개의 가로채기에 성공했고 그때마다 속공플레이를 펼치며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디앤젤로 카스토와 한정원의 집중 마크에 답답해하던 존슨은 외곽포로 작전을 바꿨다. 와이드 오픈 찬스에서 3점슛을 성공시킨 존슨은 득점에 이어 리바운드까지 따내며 1쿼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애썼다.KT의 활약과 동시에 전자랜드의 부진 또한 양 팀의 점수차를 좁히는 데 한몫했다. 전자랜드는 2쿼터에만 턴오버 7개를 기록하며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 이어 팀 주축선수인 문태종까지 왼쪽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서 빠져 공격력이 급격히 저하됐다. 이 틈을 타 KT는 최다 14점까지 벌어졌던 점수차를 그 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후반전, KT의 추격 의지가 더 뜨겁게 타올랐다. 민성주가 시도한 필드슛과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전창진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고 김현중, 조동현, 라이언 라이트가 한 차례씩 스틸에 성공하면서 전자랜드 공격의 맥을 끊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3쿼터에 23점을 추가한 KT는 47:47 동점 상황을 연출한 뒤 4쿼터를 맞이했다.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 경기 모습.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 경기 모습. ⓒ 정혜정


승부처가 될 마지막 10분, 전창진 감독은 경기 내내 한 차례도 득점하지 못한 장재석을 빼고 민성주에게 골 밑 장악을 주문했다. 날쌘돌이 김명진은 3점슛에 이어 가로채기까지 성공했다. 역전 드라마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3분 43초를 남기고 전자랜드 가드 정영삼이 외곽포를 성공시킨 데 이어, 이현민이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내며 3점을 추가했다. 경기 막판, 승부의 추가 전자랜드 쪽으로 기울었다.

종료 2분을 남기고 KT는 다시 존슨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두 차례 시도한 존슨의 3점 슛이 하나만 림을 통과해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날 경기 패배로 18승 26패를 기록한 KT는 서울 삼성과 공동 6위에 랭크했고, 연승에 성공한 전자랜드는 리그 2위 싸움에 다시 불을 붙였다.

발목 부상 문태종에 유 감독 한숨 

 2쿼터에 발목 부상을 당한 문태종이 관계자의 등에 업혀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쿼터에 발목 부상을 당한 문태종이 관계자의 등에 업혀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정혜정


한편 경기 중 발목 부상으로 구단 관계자의 등에 업혀 경기장을 빠져나간 문태종에 대해 유도훈 감독은 걱정스러운 심경을 내비쳤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유 감독은 "병원에 가 봐야 알겠지만, 태종이가 많이 다친 것 같다"며 "발목이 많이 삐었던 선수라 인대가 별로 없는데 오늘 부상으로 아킬레스건까지 아프다고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유 감독은 "팀 내 주득점원인 결정적인 선수가 빠졌으니 국내 선수들이 좀 더 공격적인 성향을 띄어야 하고, 선수들끼리 조직적인 움직임을 잘 맞춰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마지막 경기까지 전력투구하고, 추후의 계획(플레이오프)은 다시 생각해봐야겠다"고 덧붙였다.

[경기 기록]
부산 KT vs. 인천 전자랜드 (2월 2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관중 2,138명)
KT 66 - 70 전자랜드 (9-21, 15-10, 23-16, 19-23)

주요 활약 선수 기록
▲ KT
제스퍼 존슨: 15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1스틸 
김명진: 13득점, 1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민성주: 12득점, 7리바운드, 1어시스트

▲ 전자랜드
정영삼: 12득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
리카르도 포웰: 11득점,12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이현민: 11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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