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베를린>에서 고스트라 불리는 비밀요원 표종성 역의 배우 하정우가 8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미소를 짓고 있다.

영화 <베를린>에서 고스트라 불리는 비밀요원 표종성 역의 배우 하정우가 8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이정민


이제 '액션'을 빼고 배우 하정우를 논할 수 없게 됐다. 동명수(류승범 분)가 보낸 이들을 깡통, 스테이플러 등 손에 잡히는 물건으로 내리치는가 하면 아내 련정희(전지현 분)를 구하기 위해 달리는 차에 매달리기도 서슴지 않는다. 처음으로 도전한 본격적 액션 영화인 <베를린>에서 하정우는 '액션 배우'로 거듭났다.

"액션 영화에서는 액션신을 1번으로 잘 소화해야 미덕이잖아요. <베를린>은 다른 작품과 달리 액션의 형태가 다양했습니다. 자동차에 매달려 총을 쏘고, 와이어에 걸려 내려오죠. 처음엔 '저걸 어떻게 찍지' 했어요. 솔직히 즐겁진 않았어요. 힘들고 끔찍했지. 전 놀이기구 타는 것도 안 좋아하거든요. 다만 <베를린> 이후 액션에 대한 자신감은 생겼습니다. '액션 배우'라고 소개되는 것도 재밌고요."

"대세? 부담은 항상...'그 정도는 아닌데' 싶기도"



하정우의 몸은 정두홍 무술감독마저 부러워했다. 팔다리가 길어서 한 번만 휘둘러도 파워가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액션 연기가 몸에 배어 있어야 했기 때문에 하정우는 지난 2012년 1월부터 꼬박 3개월 동안 주먹 지르기부터 차근차근 무술 훈련을 했다. 그럴싸한 실력을 갖추기 위해 독일어와 북한 사투리도 배웠다. 인민의 '영웅' 표종성 역을 연기하기 위해 탈북자들도 만났다.

"겨울에 압록강을 헤엄쳐 넘어온 북한의 고위층 여자분을 만났습니다. 어떻게 요원이 됐는지, 부부생활은 어떤지 물었죠. 표종성 같은 인물은 초등학교 때 이미 스카우트된다고 하더라고요. 중학교 때부터 10~15년 동안 전문 교육을 받고 보직을 결정한다고요. 국외까지 나와서 정보요원으로 일하는 정도면 최상위층 엘리트랍니다. 나라에서 주는 보급품이 조르지오 아르마니, 제냐라던데요."

매번 다른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하며 어느새 '대세'로 자리매김한 하정우. "연기 잘한다"는 말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하정우는 "잘한다 잘한다 하면 한편으로는 한도 끝도 없이 흠을 잡을 텐데 부담은 항상 있다"면서 "감사하고, 과찬이지만 '그 정도는 아닌데' 싶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겸손을 표했다. 

하정우가 밝힌 '치열한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최근 차기작 <더 테러 라이브> 촬영에 한창인 하정우는 이후 영화 <군도>에서 강동원과 호흡을 맞출 계획이다. <군도>는 동네 바보가 우연히 도적 떼에 스카우트되어 천민 출신 영웅이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하정우는 "<베를린> 액션팀이 <군도>에 그대로 가기 때문에 그 이상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3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다작해서 소비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죠. 그러나 계속 도전하면서 뭔가 거듭난다면 소비되는 부분이 덜하지 않을까, 그런 부분에서는 채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매번 거듭나려면요? 부지런해야죠. 게을러지면 안 될 것 같고요. 전 전작에서 했던 것을 그대로 쓰는 걸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평소 7~8시간 정도 잡니다. 연기하다 영화를 찍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요. 일정 테두리 안에서 위치만 바뀌는 거죠. 생각보다 단순하게 살아요. 일할 때는 까다롭지만 일상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직업이기도 하고, 개런티를 받으면 그만큼 책임져야 하니까 까다로울 수밖에 없죠. 더 노련하고 주도면밀해질 수밖에 없고요. 그게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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