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영화 <매트릭스>의 감독 워쇼스키 남매 - 좌 앤디 워쇼스키, 우 라나 워쇼스키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영화 <매트릭스>의 감독 워쇼스키 남매 - 좌 앤디 워쇼스키, 우 라나 워쇼스키 ⓒ MBC


1999년 전 세계는 센세이션을 일으킨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만나게 된다. 그 영화를 만든 워쇼스키 남매(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가 <무릎팍도사>를 찾았다. <무릎팍도사>가 방송을 탄 후 처음으로 등장한 외국인 게스트다. 할리우드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감독인 워쇼스키 남매의 출연이라는 점에서 이번 <무릎팍도사>는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번 <무릎팍도사>에서는 무릎팍도사(강호동 분), 건방진 도사(유세윤 분), 야망동자(광희 분) 이외에 영어로 유명한 개그맨 김영철이 MC 군단에 합류했다. <무릎팍도사>는 워쇼스키 남매에게 여태껏 해왔던 것처럼 환영의 춤을 추며, 워쇼스키 남매를 안아서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탁자를 치며 고민을 물어보는 특유의 액션으로 기선을 잡으려 하였다. 워쇼스키 남매는 처음에는 당황하는 듯 했지만, 곧 MC 강호동의 토크스타일에 적응하며 농담으로 받아넘기는 여유를 보여주었다.

<무릎팍 도사> 전반전에는 워쇼스키 남매가 할리우드 감독으로 자리잡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1995년 영화 <어쌔신>의 극본을 맡으며 할리우드에 입성한 그들은 1999년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영화 <매트릭스>를 내놓게 된다. 라나 워쇼스키는 매트릭스의 유명한 장면인 총알을 피하는 장면을 이야기하며 그 기술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생각을 내비췄다.

어린 시절 일본의 만화(스피드 레이서, 울트라맨)를 많이 접했다는 그들은 우리나라 소설들(<빛의 제국> <엄마를 부탁해> 등)과 중국의 서유기 등을 읽어 평소 동양문화에 관심이 있었음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영화 <올드보이>,<태극기 휘날리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코리아> 등의 영화를 봤다면서 우리나라 영화에 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라나 워쇼스키가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자살을 결심했던 이야기와 성전환 수술을 하게 된 이야기를 이끌어내었다. 라나 워쇼스키는 인권 캠페인 연설을 하면서 그가 그와 같은 소수자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 느꼈다는 소감을 밝혔다.

 <무릎팍도사>에 추가 게스트로 출연한 배두나

<무릎팍도사>에 추가 게스트로 출연한 배두나 ⓒ MBC


이렇게 워쇼스키 남매의 이야기가 전반전이었다면 후반전은 배두나의 캐스팅 비화가 주를 이루었다. 극의 후반에는 영화 <향수>의 감독인 톰 티크베어와 이번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당당히 주역인 손미 역을 맡게 된 배두나가 추가 게스트로 등장하였다.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통해 배두나를 처음 알게 되었다는 워쇼스키 남매. 그들이 배두나가 <코리아>를 찍고 있을 당시 보낸 시나리오와 시나리오를 받고 대본 리딩 데모테이프를 보내 1차 오디션을 통과한 배두나. 그녀는 2차 오디션을 위해 시카고로 단신으로 날아갔다고 한다. 거기서 2차 오디션까지 통과한 배두나는 '손미'역으로 낙점을 받게 된다.

이번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4개월간의 촬영을 끝마치고 라나와 포옹을 하고 한참을 울었다는 배두나. 그녀는 워쇼스키 남매와 톰티크 베어에게 '대박'이라는 유행어를 전도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온 워쇼스키 남매는 '대박'보다는 '행쇼(행복하십시오의 준말)'가 더 잘 알려졌음을 알았다고 한다.

여태까지 외국 스타의 경우 간단한 인터뷰만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관례였다. 그러던 것이 <무릎팍도사>이라는 토크쇼를 통해 정식으로 그것도 처음으로 토크쇼에 출연한다는 워쇼스키 남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외국인을 위하는 식의 토크쇼보다는 공격적인 질문과 강호동 특유의 오버액션의 토크가 이어졌다는 점에서는 성공하였다고 본다. 또한 언어의 장벽을 떠나 순수하게 교감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 면도 성공한 부분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번 <무릎팍도사>에서는 워쇼스키 남매가 우리나라 소설들을 열거하면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소설의 작가가 김항아로 잘못 표시되어 나가는 실수를 저질렀다. (해당소설의 작가는 김영하)

그리고 통일된 주제의 질문이 나오지 못하고 중구난방식의 질문이 이어져 순도 높은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아쉬움이 크다. 진솔한 이야기라고는 라나 워쇼스키가 겪었던 성 정체 성문제와 성 전환 관련 대화였을 뿐이었다. 강호동의 연달아 나오는 '언빌리버블'이라는 감탄사 남발과 워쇼스키 남매를 CG로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며 그들의 의성어 퍼레이드를 보여준 것은 토크쇼의 본질을 잊은 듯했다. 여기에 광희가 자신을 캐스팅해달라고 떼쓰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점도 토크쇼를 억지스럽게 만든 한 부분이었다.

이번 <무릎팍도사>에서는 워쇼스키 남매라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감독들을 섭외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비록 언어의 장벽 때문에 동시통역을 거쳐서 나올 수밖에 없는 게스트의 부자연스러운 리액션, 간이 세트에서 하게 된 점, 다수의 MC 군단과 게스트 추가로 토크쇼가 통일성을 가지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성공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이번에 외국인 게스트를 섭외한 것을 바탕으로 취약점을 보완해서 다음번 <무릎팍도사> 외국인 게스트 편에서는 보다 깊이 있는 토크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개인 블로그(http://blog.daum.net/spdhrkeldjs)와 블로그와이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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