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 빙상스포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활약했던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면서, 이제 시선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향하고 있다. 올림픽을 향한 2013년 한국 빙상 기상도를 그려봤다.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앞두고 조직력 견고해지는 분위기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월 5·6차 월드컵과 3월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월 5·6차 월드컵과 3월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 박영진


올 시즌 한국 쇼트트랙은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여자 쇼트트랙의 부활이 두드러진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여자 쇼트트랙은 새로운 에이스 심석희(15·오륜중)를 앞세워, 밴쿠버 멤버 박승희(20·화성시청)·조해리(25·고양시청)·김민정(26·용인시청)이 뭉쳤다. 또 신예 최지현(18·청주여고)·이소연(19·단국대)까지 가세했다. 심석희는 올 시즌 월드컵 4개 대회 1500m를 모두 우승했으며, 각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이 종목에서 동반 메달을 따거나 1~3위를 모두 독식하기까지 했다. 1000m에서도 이소연과 심석희 등이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남자 쇼트트랙은 러시아에 귀화한 안현수(26·빅토르 안)와의 치열한 맞대결이 점차 달아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2012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곽윤기(23·서울시청)와 1500m 11연속 우승에 빛나는 노진규(20·한국체대)가 빅토르 안과 경쟁하면서, 서로 1위를 주거니 받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시즌 계주에만 참가했던 빅토르 안은 올 시즌 기량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5차 월드컵이 러시아 소치에서 있는 만큼, 빅토르 안의 레이스는 더욱 위협적일 전망이다. 반면 남자 계주는 올시즌 한국팀이 모두 우승을 하면서, 한층 조직력이 강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쇼트트랙은 오는 4월 올림픽 대표를 뽑을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른다. 국제대회보다 국내대회가 더욱 어려운 한국 쇼트트랙 대회는 올림픽 선발전에서 최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의 무한질주는 계속된다

 이상화는 세계신기록을 목표로 6차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이상화는 세계신기록을 목표로 6차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 박영진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이상화(23·서울시청)의 쾌속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이상화는 올 시즌 자신이 출전했던 1·4·5차 대회 500m 여섯 번의 레이스를 모두 금메달로 장식했다. 특히 초반 100m 구간 출발과 막판 스퍼트가 한층 더 무서워지면서, 꾸준히 37초 중반 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이상화는 1월 17일에 있을 6차 월드컵에서 세계 신기록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6차 월드컵이 열리는 캐나다 캘거리는 평소 빙질이 매우 좋아, 세계 신기록이 수차례 쏟아져 나온 곳이기도 하다. 쇼트트랙 역시 캘거리에서 열린 1차 월드컵에서, 심석희가 1000m 세계 신기록을 낸 바 있다. 이상화는 이러한 기세로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 우승까지 목표로,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1위의 영광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편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은 모태범(23·대한항공)·이규혁(34·서울시청)·이강석(27·의정부시청)이 나섰지만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케이트 날을 교체한 모태범은 현재 완벽하게 적응하고 있지 못한 모습이다. 모태범은 1차 월드컵에서 500m 동메달을 딴 바 있으며, 나머지 대회에선 5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시즌 월드컵 종합랭킹 우승을 한 만큼 꾸준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모태범은 6차 월드컵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규혁은 1000m에서 메달을 딴 바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선수인 이승훈(23·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부진했지만, 올 시즌 2부 리그였던 디비전B에서 1위를 한 뒤, 곧바로 디비전A로 올라오며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 이승훈은 한 차례 메달을 획득했으며, 팀 추월에서도 메달을 기록했다.

[피겨스케이팅] 김연아의 도전에 주목하라

 김연아는 3월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김연아는 3월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 박영진


피겨에선 단연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의 복귀가 주목받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해 11월 독일 NRW트로피 대회에서 세계선수권 기술최저점 통과는 물론, 200점 돌파까지 하면서 1년 8개월의 공백에도 여전히 높은 기량을 보여줬다.

특히 김연아의 트레이드 마크인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여전했다는 평가. 김연아가 잠시 자리리를 비운 사이, 피겨 여자싱글은 트리플러츠 실종 현상이 일어났다. 대부분의 여자선수들이 러츠점프를 뛰지 않았고,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는 대부분 가장 난이도가 낮은 트리플토룹-트리플토룹 점프를 뛰었다. 플립 점프 역시 루프 점프로 대체했다. 김연아는 기술 구성에서도 러츠점프 2번, 플립점프 1번, 살코점프 2번을 뛰는 등 꾸준히 러츠와 플립 점프를 뛰면서, 이미 다른 여자 선수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제 김연아는 1월 4일부터 열리는 국내 종합선수권 대회와 3월 캐나다 런던에서 열릴 세계선수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는 올림픽 티켓이 걸려있는 대회로 1~2위를 할 경우 최다 3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다. 김연아는 지난 7월 현역복귀 선언 때부터 '후배와 함께 올림픽에 가고 싶다'고 꾸준히 말할 정도로, 자신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가운데, 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확실히 딸 수 있는 선수가 사실상 김연아 외엔 없는 상황이라, 김연아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다시 외로운 경쟁에 돌입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과거와 다를 바 없는 피겨여왕 모습 그대로였다. 김연아는 7년만의 국내대회에서 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이는 김연아에게도 의미가 있지만, 후배들에게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김연아와 함께 국내대회에서 뛸 수 있단 뜻 깊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김연아는 지난 밴쿠버올림픽 직전 있었던 2009 세계선수권에서도, 여자 선수 최초로 200점을 돌파하면서, 2위와 무려 16점이 넘는 차이로 압도적으로 우승한 바 있다. 올림픽 직전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티켓이란 의미도 있지만, 선수에게 다음 시즌에 대한 더욱 큰 자신감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올해 한국 빙상스포츠는 1년 앞으로 다가온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많은 볼거리가 있을 전망이다. 세계 최강 쇼트트랙의 질주와, 밴쿠버 올림픽 영광을 이어갈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여왕의 또 다른 도전 피겨스케이팅까지 한국 빙상은 아름다운 2013년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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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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