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한 영화감독들. 왼쪽부터 김대승, 김태용, 민규동 감독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한 영화감독들. 왼쪽부터 김대승, 김태용, 민규동 감독 ⓒ 오마이뉴스


대선을 보름 정도 남겨둔 가운데 국내 유명 영화감독들이 문재인 후보의 지지를 선언했다.

<후궁 제왕의 첩> 김대승 감독, <라이어> 김경형 감독, <만추>의 김태용 감독, <내 아내의 모든 것> 민규동 감독 등 영화감독 40인은 '사람이 먼저인 세상으로'란 제목으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야권단일후보 문재인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잘못된 대통령이 국가와 사회를 망치는 거악임을 배웠고 잘못된 대통령이 더 잘못된 대선후보를 만들어낸다는 사실도 익혔다"면서 "배우고 익힌 것들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문재인 후보를 선택하고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감독들은 또한 "우리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닌 영화주의자다. 우리는 사람이 먼저인 세상에서 이웃과 더불어 숨 쉬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은 영화인"이라며 "우리의 선택은 정치적 소신이 아니라 양심과 도덕의 지향이고, 유력한 대선후보가 아니라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선언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에서 영화보다 관객이 우선인 감독이 될 것을 약속하며, 오늘 우리의 목소리가 역사의 한 모퉁이에 소박하게 기록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영화계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차승재 영화제작가협회장, 이창동, 정지영 감독, 배우 문성근 씨 등이 문재인 후보지지 입장을 밝혔고, 일부 영화인들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했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문재인 후보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문재인 후보 ⓒ 문재인 캠프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오동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 영화평론가 강성률 교수 등 국내 영화인 2200여명은 야권단일화가 논의되고 있던 지난 11월 18일 '문화재인 1219선언'을 통해 문재인 후보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었다.

3일 성명을 발표한 영화감독들은 안철수 전 후보에 호감을 갖고 있거나 평소 진보정당을 지지하던 감독들로 상대적으로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참여정부 스크린쿼터를 축소한 것에 대한 서운함이 풀리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안철수 전 후보가 사퇴 후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이들도 공식 지지입장을 밝히게 됐다. 지지선언에 참여한 한 감독은 "감독님들을 모아서 문 후보 지지선언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일단은 1차로 서명을 받았고, 추가로 지지선언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진보신당 당원인 <화차>의 변영주 감독은 지난 1일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지지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변 감독은 "비판적 지지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선택도 아니고 진심으로 지지한다"며 "진보신당의 대선후보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자 대통령 후보로 나선 김소연 후보를 지지한 진보신당의 방침에 대해 "강제당론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김소연, 김순자 선본에 대해 진심으로 존중과 예의를 다한 존경을 보낸다"고 밝혔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으로!
(야권단일대선후보 문재인 지지선언)

우리는 잘못된 대통령이 국가와 사회를 망치는 거악임을 배웠다. 우리는 잘못된 대통령이 더 잘못된 대선후보를 만들어낸다는 사실도 익혔다. 우리는 배우고 익힌 것들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문재인 후보를 선택하고 강력하게 지지한다.

우리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닌 영화주의자다. 우리는 사람이 먼저인 세상에서 이웃과 더불어 숨 쉬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은 영화인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관객이 우선인 영화를 소망하는 영화감독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택은 정치적 소신이 아니라 양심과 도덕의 지향임을 고백한다. 우리의 지지는 유력한 대선후보가 아니라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선언임을 밝힌다.

우리는 잘못된 과거에서 빚어낸 교훈으로 영광스러운 미래를 설계하고자 한다. 우리는 질곡의 세월을 견뎌낸 저력으로 내일의 행복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우리는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에서 영화보다 관객이 우선인 감독이 될 것을 약속하며, 오늘 우리의 목소리가 역사의 한 모퉁이에 소박하게 기록되기를 염원한다.

2012년 12월 3일
18대 대선후보 문재인을 지지하는 영화감독 일동 (1차 40인)
공수창 <GP 506>, 권영철 <나쁜 놈이 더 잘 잔다>, 김경형 <라이어>, 김기훈 <이파네마 소년>, 김대승 <후궁>, 김대현 <살인의 강>, 김지용 <블러디 쉐이크>, 김철한 <무법자>, 김태경 <미확인 동영상>, 김태용 <만추>, 김태은 <애인>, 김홍익 <히어로>, 류훈 <비밀애>, 민규동 <내 아내의 모든 것>, 민용근 <혜화동>, 박규태 <날아라 허동구>, 박범훈 <첫사랑 열전>, 박영훈 <브라보 마이 라이프>, 박정범 <무산일기>, 박정우 <연가시>, 박흥식 <천국의 아이들>, 손재곤 <이층의 악당>, 신정원 <점쟁이들>, 심관진 <이대근, 이댁은>, 안상훈 <블라인드>, 오점균 <미안해, 고마워>, 용이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우민호 <간첩>, 이상기 <무방비도시>, 이수연 <4인용 식탁>, 이영재 <여름이 준 선물>, 이응일 <불청객>, 이정욱 <국화꽃 향기>, 임찬익 <체포왕>, 장유정 <김종욱 찾기>, 정기훈 <반창꼬>, 정지우 <은교>, 조연수 <분홍 돌고래>, 조창호 <폭풍전야>, 최종태 <해로>, 하기호 <라듸오 데이즈>


덧붙이는 글 성하훈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문재인 영화감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