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 프로미(이하 동부)가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동부는 17일 빅터 토마스를 내 보내고 리차드 로비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로비와 교체된 토마스는 당장 팀을 떠나지는 않고 현재 부상으로 빠져있는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줄리안 센슬리가 복귀할 때까지 그의 일시 대체 선수로 뛸 예정이다.

동부에 새롭게 합류한 로비는 1985년에 미국에서 태어났고 신장 195cm, 몸무게 90kg의 슈팅 가드다. 미국 메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로렌스 아카데미 고교를 졸업했으며 콜로라도 대학에 진학해서 4년(2004~2008년) 동안 경기당 평균 17득점 5.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대학 마지막 경기에서 18점을 넣으며 통산 2001득점으로 콜로라도 대학 개인 통산 최다 득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로비, 이스라엘·멕시코·그리스 등에서 프로생활

 리차드 로비의 통산 기록

리차드 로비의 통산 기록 ⓒ 박정훈 정리


로비는 2008년 여름 이스라엘 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첫 시즌에 26경기에서 평균 19분을 뛰며 9.8득점 2.6리바운드 0.9도움 1.2스틸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리그 내 다른 팀으로 이적된 뒤 24경기에 나와 평균 16분을 뛰며 7.7득점 2.5리바운드 1.1도움 0.9스틸을 기록했다. 2010년 미국프로농구(NBA) 여름 리그에서 덴버 너기츠의 유니폼을 입고 뛴 로비는 멕시코 리그를 잠시 거쳐 2010-2011 시즌에 미국프로농구 개발리그(D-League) 에서 활약했다. D-League의 리오 그란데 밸리 바이퍼스 소속으로 뛴 로비는 58경기에 나와 평균 27분을 뛰며 15.3득점 4.8리바운드 2도움 1.3스틸을 기록 했다. 

2011-2012 시즌에는 멕시코·그리스·프랑스 리그에서 뛰었다. 멕시코 리그에서는 17경기를 뛰며 평균 20.8득점 6.6리바운드 2.4도움 1.8스틸 1.5도움을 올렸다. 그리스 리그에서는 8경기에 나와 16.4득점 4.8리바운드 0.6도움 1.1스틸을 기록했다. 프랑스 리그에서는 17경기를 뛰며 12.6득점 3.6리바운드 1.8도움 1.5스틸을 올렸다.

가장 최근에는 아르헨티나에서 활약했다. 2012-2013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13경기를 뛰며 평균 17.5득점 3.6리바운드 0.9도움 1.1스틸 3점슛 성공률 42.2%를 기록.

대학 시절부터 최근까지 로비의 기록은 비교적 일관성이 있다. 우선 좋은 득점력이 눈에 띈다. 30분 정도를 뛸 경우 17득점 이상은 늘 해줬다. 경기당 1.5개의 3점슛을 40% 가까운 확률로 넣을 정도로 슛도 정확하다. 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경기당 1개 이상을 기록하는 스틸 수치도 돋보인다. 반면 자유투 성공률은 많이 낮은 편이다. 여기에 도움 수치 대비 턴오버는 매우 많은 편이다.

슈팅력·볼 핸들링은 좋은데, 수비·리바운드·패스는...

로비가 대학 4학년(2008년)때 작성된 스카우트 리포트(출처 : nbadraft.net)에는 슈팅력과 스틸 능력이 우수하지만 경기에 대한 열정과 열망, 몸싸움, 인사이드 결정력, 자유투 능력이 떨어진다고 적혀있다. 12개 항목을 각각 10점 만점씩 총 120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수치에서는 88점을 기록했다. 점프슛에서 9점, 운동능력-신체조건-순발력-준비성-볼 핸들링-잠재력에서 8점씩을 기록했으며 힘에서 7점, 수비-리더십-패스-무형의 가치에서 6점씩의 평가를 받았다.

최근 라틴 바스켓(latinbasket.com)에서 제공한 국제 농구 스카우트 점수를 보면 5개 항목을 각각 5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수치에서 득점력 5점 이상, 기술-잠재력-수비는 2.5점씩, 리바운드는 2점을 받았다.

공격과 수비가 상반된 KBL 데뷔전

17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 나이츠(이하 SK)와의 경기에서 로비는 KBL 데뷔전을 치렀다. 공격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수비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공격은 굉장히 강했다. 30분을 뛰며 31득점을 올리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첫 경기부터 보여줬다. 속공 마무리 능력이 좋았고 외곽슛도 정확했다. 하프 코트 1대 1 공격에서도 좋은 기술을 이용해서 수비수를 완전히 벗겨낸 뒤 마무리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공 없을 때 공간을 찾아드는 움직임도 훌륭했다.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줘도 될 정도로 공격력이 훌륭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림 근처에서의 파워 게임을 통한 득점이 거의 없었다. 상대와 몸을 비비면서 마무리하는 능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외곽에서도 수비수와의 몸 접촉을 기피하는 모습이 간혹 노출되었다. 3점슛이나 점프슛을 던질 때 타점도 신장에 비해 높지 않았다.

수비에서는 부진했다. 수비 리바운드에는 잘 참여를 했지만 골밑 수비 능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SK 박상오(196cm)와 애런 헤인즈(200cm)의 골밑 공격을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디나이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공격수를 상대로 가슴으로만 버티려 했다. 한마디로 포스트 업을 막는 수비에 대한 요령이 많이 부족했다.

로비는 동부를 구할 수 있을까

동부는 이번 시즌 10점 이내로 승부가 갈린 경기에서 전패를 기록했다. 후반전 박빙 승부에 매우 약한 것이다. 승부처에서 공격이 잘 안되면서 상대에게 속공-얼리오펜스 찬스를 많이 내줬다. 필요할 때 한 골을 넣어줄 수 있는 에이스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기술과 슈팅력을 겸비한 로비는 충분히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골밑의 무게감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골밑 수비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로비가 나올 경우 김주성과 이승준 만으로 골밑을 과연 잘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일시 대체 선수로 있는 토마스마저 떠난다면 고민이 더 커질 것이다. 현재 부상 결장 중인 센슬리(202cm)는 수비 리바운드 능력이 괜찮지만 골밑 수비력은 자신보다 작은 토마스(199cm)보다 못하다.

동부는 현재 팀 창단 이후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다. 지난 시즌은 정규리그 54경기에서 10패를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은 15경기 중 11번을 졌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명가의 몰락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부는 마지막 남은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썼다. 과연 로비는 위기에 빠진 동부를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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