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의 월화드라마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MBC <마의>와 KBS 2TV <울랄라 부부>가 1, 2위를 다투던 차에 SBS <드라마의 제왕>이 호평을 받으며 스타트를 끊었다. 향후 3파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과연 세 편의 드라마가 시청률 전쟁에서 패하지 않으려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드라마의 제왕> 무슨 이야긴지 다수의 시청자도 이해하게 이끌어줘야

 SBS <드라마의 제왕>에서 드라마 외주제작사 제국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앤서니김 역을 맡은 배우 김명민.

SBS <드라마의 제왕>에서 드라마 외주제작사 제국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앤서니김 역을 맡은 배우 김명민. ⓒ SBS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드라마의 제왕>은 소재가 참신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드라마 업계 이야기는 이미 김은숙·노희경·임성한 작가가 대중성(드라마 스타의 이야기)과 작품성(드라마 PD들의 이야기), 막장성(드라마 작가 이야기) 쪽으로 각각 전개해놨다. 이 때문에 그와 차별화를 이루려면 결국 드라마 제작사 측과 시청자 측을 자세히 다뤄야 꾸준히 "새롭다"는 평을 들을 것 같다.  

문제는 다수의 시청자가 공감하기 쉽겠냐는 것. 많은 시청자는 드라마를 궁금해하지, 드라마 업계의 속사정을 궁금해하지는 않는다. 업계 사람이라면 몰라도. (업계 사람 중 특히 작가나 PD들은 이 드라마가 <그들이 사는 세상>에 비해 과장되어 있다고 하겠지만) 시청자가 모두 려원처럼 드라마 작가를 하던 사람이 아니므로 '공감'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려원의 캐릭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녀가 작가로 우뚝 서는 과정을 얼마나 재밌게 그리느냐가 관건이다. 그녀의 행복과 고난 이야기가 다수의 시청자도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나와줘야 한다. 설득력 있게 하려면 초반부에 디테일한 업계 내부 얘기는 많이 하지 않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현재 시청률 꼴찌라는 것을 잊지 말자. 시청률부터 잡고 나서 내부 고발을 해도 늦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코미디로 생긴 고정팬, 줄타기 못하면 채널 돌린다

 KBS2TV 월화드라마 <울랄라부부>

KBS2TV 월화드라마 <울랄라부부> ⓒ 김혜원


KBS 2TV <울랄라 부부>는 어떨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시작부터 지금까지는 즐길 수 있는 드라마였다. '웃으라고 만든 드라마'라는 시청자의 확실한 반응을 얻어냈고, 그런 코믹함은 이 드라마의 고정 팬을 확보했다. 신현준·김정은의 '젠더 크로스' 연기에 자유자재로 전생과 환상을 오가는 설정, 감초 역할 배우들의 깨알 재미가 시청자를 끌어들였다.

하지만 그런 코믹함이 앞으로 어떻게 갈지는 모르겠다. 신현준과 김정은이 한채아와 한재석으로 인해 진지한 순간을 겪게 되면 코믹 그 이후를 받아들이기 힘들게 된다. 이런저런 사회 트렌드를 패러디하고 에피소드화 하는 건 좋지만, 터닝포인트의 시기를 잘 모색해야 할 것이다.

김정은과 신현준이 갑자기 진지해지고, 그 이후에 해피 엔딩으로 가는 걸 언제 어떻게 그려야 코미디 때문에 보는 시청자가 떠나지 않을지 한 번쯤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감초 커플이 맞선 보는 게 신현준·김정은 커플보다 재밌어지는 건 슬슬 극이 중반 이후가 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쉽게 말해 지겨워지고 있다는 거다.

그런데 이럴 때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의 줄타기를 소홀히 하면, 시청자는 언제든 다른 채널로 눈길을 돌릴 수 있다. 동 시간대에 수십 개의 케이블 채널이 시청자를 웃기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음을 잊지 말자. 특히 앞으로 한재석·한채아의 캐릭터를 잘 활용해야 한다.

<신의>보고 놀란 가슴, <마의>보고 놀라지 않게 해야한다 

 MBC 창사 51주년 특별기획 <마의> 포스터

MBC 창사 51주년 특별기획 <마의> 포스터 ⓒ MBC


일단 MBC <마의>는 <신의>처럼 될까 봐 노파심이 든다. 이요원과 조승우의 멜로가 부각되면 자칫 딴 거 없이 멜로만 남았다는 혹평을 들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신분 격차가 있는 사랑. 이게 사극이라 다행이지 현실에선 정말 흔하다. 물론 <신의>에 비해 연기력이 뛰어난 남자배우(조승우)가 있고, 전부터 재밌고 친근한 만화 같은 사극의 노하우를 쌓아온 제작진이 있어 <신의>처럼 끝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조승우와 김소은 사이의 로맨스가 한동안 재밌을 듯도 하다. 아예 멜로보다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게 조승우·김소은·이요원 삼각관계로 가 주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어차피 요즘 현실에 없는 사랑, (물론 조승우가 나중에 능력자가 되겠지만. 그걸 시청자는 아직 못 본채 지금을 본다는 게 문제) 신분 낮은 남자를 상류층의 두 미녀가 아껴준다는 걸 좀 더 강하게 이어가면, 의외로 사극의 고정 팬인 아저씨 시청자 층을 끌어당길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 시청자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우려도 되지만, 그래도 멜로만 남은 <신의>처럼 되지 않기 위해 조승우의 사랑 외에 벌여놓은 다른 이야기도 차근차근 풀어주리라 기대해본다. <동이>와 <이산>의 작가이니 전작처럼 가되 조금 조금씩 업그레이드된 재미를 주면 될 것이다. 혜민서를 중심으로 한 궐 안의 이야기는 멜로와 함께 풍성한 축을 이뤄주어야 한다.

마의 드라마의 제왕 울랄라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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