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제왕> 주인공 김명민이 열연하고 있다.

▲ <드라마의 제왕> 주인공 김명민이 열연하고 있다. ⓒ SBS


김명민이 드라마 <신의>의 후속작 <드라마의 제왕>으로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4년 만이다. 5일 첫 회에서는 '제국 프로덕션'의 대표 앤서니 김으로 분한 그의 모습이 종횡무진 화면을 누볐다.

MBC의 <마의>와 KBS의 <울랄라부부>가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드라마의 제왕>이 강력한 출사표를 던졌다. 그간 등장하는 드라마마다 화제와 더불어 시청률까지 잡아왔던 김명민의 등장으로 월화극은 이제 누가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다가 <드라마의 제왕>은 그 내용마저 드라마 제작과정, 방송 중 시청률 경쟁 등의 치열함을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출연작들 모두 '김명민의 드라마'로 만드는 그의 마법이 또 다시 통할 수 있을 것인가?

강렬한 도입부, 시청자의 시선을 확실히 사로잡다

<드라마의 제왕>의 초반부는 요즘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공식을 그대로 따왔다. 시작과 동시에 상황을 긴박하게 몰아가 관객을 정신없이 빠져들게 만드는 것. 또한 최근의 '007 스카이폴',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경우처럼 기승전결의 공식을 따르지도 않고, '인셉션'처럼 뒤죽박죽의 상황은 오히려 관객들의 흥미를 끌기도 한다.

<드라마의 제왕>의 도입부는 엔딩신을 급조하여 드라마의 방송시간에 맞추어야 하는 상황을 긴박하게 그려냈다. 목적을 위해서 작가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돈으로 지킬 수 없는 약속을 사는 앤서니 김의 모습은 비열하지만 치밀한 인간상으로 그려졌다. 또 한편으로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퀵서비스 직원의 유가족에게 거액의 부의금을 전달하는 인간적 면모도 보여주어 대조를 이루었다.

또한 고속도로 위에서 앤서니 김이 스스로 이름붙인 '절대반지'가 손가락에서 빠져나가는 장면은 그의 운명을 점칠 수 있게 했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긴박한 장면들의 와중에서도 그러한 세부적인 묘사는 감탄을 불러일으킬만한 것이었다. 

<드라마의 제왕> 1회의 한 장면이다. 박근형이 김명민의 전화를 받고 있다.

▲ <드라마의 제왕> 1회의 한 장면이다. 박근형이 김명민의 전화를 받고 있다. ⓒ SBS


과감히 드러낸 주제, 용두사미 되지 않게 해야

<드라마의 제왕>의 첫 회는 이제는 만연한 'PPL', 방송사 간의 경쟁으로 말미암은 작가들의 부풀려진 개런티, 스타작가가 아니면 직업으로도 인정받기 힘든 보조작가에 대한 풍자 등, 드라마 영역의 거의 모든 문제점을 나열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드라마 내에서 'PPL'을 꼬집으며 오히려 그것을 광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력인사 관련인의 장례식장에 몰려든 사람들을 '동네 잔치집에 몰려든 개들'로 표현하고, 잘 나가는 사람 앞에서 아부하다 뒤돌면 욕을 던지는 인간들의 양면성도 적절히 그려내 앞으로의 드라마의 방향성을 잘 드러냈다. 더불어 뒷돈이 오가는 거대 언론권력에 대한 비판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첫 회에 벌써 주인공의 흥망을 그려낸 것은 우리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속도감이었다. 짧은 이야기들을 긴 회차에 담아내느라 지지부진해지는 요즘의 드라마들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일단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불러모은 데는 성공이다. 이제 여태의 드라마들에서 보여준 김명민의 캐릭터들과 차별화시키는 것, 그리고 주제를 전 회차에 걸쳐 적절히 풀어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드라마의 제왕>이 첫 회의 기세를 계속하여 잘 유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SBS 드라마의 제왕 김명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