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 힐링캠프에 출연한 '장기하의 얼굴들' 리더 장기하

▲ 장기하 힐링캠프에 출연한 '장기하의 얼굴들' 리더 장기하 ⓒ SBS


22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장기하는 예상을 깬 반전매력으로 시청자들을 홀렸다. 첫 예능출연에도 불구하고 솔직담백한 입담을 과시한 장기하는 인디 가수를 넘어 대중 스타로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 방송 출연은 그 첫 발걸음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장기하는 <장기하와얼굴들> 1집 <별일없이산다>를 통해 신드롬을 만든 인물이다. 그가 부른 <달이차오른다>와 <싸구려커피>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였다. 지극히 한국적이고 구수한 음악은, 많은 청춘들에게 특별한 감흥을 줬다.

특히 '싸구려커피'는 무한경쟁에 지친 20-30대 청춘들에게 큰 위안과 자극을 준 음악이다. '싸구려커피를 마신다~'로 시작하는 이 음악 속에는 눅눅한 젊은의 단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장기하 힐링캠프에 출연한 인디밴드'장기하의 얼굴들' 리더 장기하

▲ 장기하 힐링캠프에 출연한 인디밴드'장기하의 얼굴들' 리더 장기하 ⓒ SBS


<힐링캠프> 장기하, 솔직 토크로 시청자 사로잡다

그래서였을지 모른다.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장기하를 '사회적 반항'을 지닌 가수로 생각했다. 장기하가 명문대 사회학과 출신이라는 이력은 그런 추측에 더욱 힘을 불어 넣었다. 리헝 '투사' 장기하의 이미지는 <장기하와얼굴들>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는데 한 몫을 했다.

그런데 22일 <힐링캠프>에 등장한 장기하는, 자신을 감쌌던 외투를 과감히 벗었다. 대중이 자신에게 부여했던 '청춘 투사', '괴짜 청년'이란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용감하게(?) 자신의 삶에 대해 고백했다.

장기하의 말한 자신의 삶의 궤적은 특별하거나, 유난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여느 평범한 청춘의 삶과 가까웠다. 그는 이날 프로그램에서, 고등학교때 음악 전공을 꿈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악은 천재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부모님 말씀에 설득되어 결국 음악대신, 명문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고 했다.

대학 생활에 대해서도 장기하는 말했다. 그는 명문대가 주는 심리적 특권을 마다하지 않았고, '삶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영어를 공부했다'고 솔직히 답했다. 또 <싸구려커피>는 사회의식으로 만든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음악을 만들기 전까지 88만원 세대라는 용어를 몰랐다는 용감한 고백(?)을 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일부 시청자들은 이날, <힐링캠프>를 보며  '저 청년은 우리가 생각했던 청춘투사가 아니었구나' 하고 실망했을지 모른다. 예상과 너무 다른 장기하의 모습에 말이다.

<힐링캠프> 장기하는 자신의 음악적 스승은 '산울림'이라고 말했다.

▲ <힐링캠프> 장기하는 자신의 음악적 스승은 '산울림'이라고 말했다. ⓒ SBS


<힐링캠프>에서 만난, 장기하의 청춘이 반갑다 

그런데 왜일까. 장기하가 지닌 삶의 속살은 예상과 달리 평범했다. 오히려 그 평범함은 어떤 시청자들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기자 역시 그랬다. 장기하의 담담하고 솔직한 고백은 이상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특히 장기하의 용기는 이상하게 가슴을 뛰게 했다. 그랬다. 현실에 순응하던 평범한 청춘장기하, 평범한 회사원이 되었을지도 모를 그의 운명을 바꾼 것은 결국 작은 용기였다. 평범한 대학생활을 보내던 장기하는 어느 순간 잊었던 꿈에 도전할 용기를 냈다. 음악을 하겠다는 젊은날의 꿈, 그 꿈을 시도조차 못하고 끝낼 수 없다는 한 청춘의 절박감이 도전을 이끌었다.

물론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다. '국소 이긴장증'이란 병으로 고생을 한 것이다. 하지만 꿈꾸는 청춘, 장기하는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성공을 쐈다. 그리고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다. 장기하는 <힐링캠프>에서 자신의 목표를 말했다. 메이저, 대중 가수로서의 성공을 꿈꾼다는 것이었다.

그의 꿈은 '장기하와얼굴들'에서 보여지던 이미지와는 분명 크게 달랐다. 어떤 거창한 무엇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분 나쁜 반전이 아니었다. 과장됨 없이 자신의 삶에 대해 언급하는 한 청년의 모습에서, 대중들은 우리내 청춘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동질감을 느꼈다. 그리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극을 받았다.

<힐링캠프>에서 만난 청춘 장기하의 '실체'가 참 반가웠던 이유다.

힐링캠프 장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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