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올해 상영작 75개국 304편을 발표하고 있는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9월 10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올해 상영작 75개국 304편을 발표하고 있는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 이정민


[기사 수정 : 1일 오후 12시 16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 수는 75개국 304편. 이 많은 영화를 골라오는 사람들은 프로그래머들이지만 한국영화를 제외하고 부산영화제에서 전 세계에서 골라온 영화들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자막을 만드는 자막팀이다. 이른바 '어둠의 자식들'이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명품 자막팀'이라며 스스로의 존재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들은 주로 작가주의 영화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일반관객들이 좋아하는 재미나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들이 더러 있다. 어떤 작품들이 재미있는지는 보지 않고는 쉽게 알 수가 없다.

명품 자막팀은 영화를 먼저 보고 자막을 만든다는 점에서 어떤 작품이 대중적인 시선에 맞는지를 알고 있다. 그래서 해마다 자막작업이 자막팀이 선정한 영화들을 골라낸다. '전반장'이라고 불리는 자막팀 책임자가 추려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미있는 영화만을 콕 집어냈고, 추천 이유를 곁들여 놨다. 부산영화제를 즐기는 관객들에게는 '족보'로 통한다.

영화제 스태프들이 내부적으로 공유하며 영화 선택 정보로 활용하는데, 자막팀 추천작을 <오마이스타>가 단독으로 공개한다. 한국영화를 제외하고 한글 자막이 들어가는 작품 중 28편이 자막팀 추천영화로 선정됐다. 상당수 표가 매진됐지만 현장에서도 표를 구할 수 있는 만큼 부산영화제에서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하는 관객들에게는 좋은 지침서다. 자막팀이 영화의 재미를 보장한다.

감동의 눈물 펑펑, 음악 또한 뭉클 아름다워요

 자막팀이 추천하는 영화들

자막팀이 추천하는 영화들 ⓒ 부산국제영화제


5계절 | 2012 | 벨기에 | 94분 | 월드시네마
예전에 벌이 사라지면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본 기억이 있는데, 벨기에의 한 마을에서 봄이 사라지는 재앙이 닥치면서 인간의 삶이 엉망이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며, 지구를 지키기위한 우리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절제된 영상미와 표현으로 정말 오랜만에 좋은 영화 본 것 같은 느낌이에요.

빛의 손길 | 2012 | 대만/홍콩 | 110분 | 뉴커런츠
시각 장애를 가진 피아니스트 성장기에 감동의 눈물 펑펑 흘릴 수 있습니다 흘러나오는 음악 또한 정말 뭉클하면서 아름다워요

노인 요양원 | 2012 | 중국 | 104분 | 아시아 영화의 창
노인 요양원 노인들은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유쾌하게 지낸다. 하지만 가족들로 부터 외면당한 현실과 늙어가는 자신을 슬퍼하는 모습도 그리고 있다. 톈진에서 열리는 공연대회에 참가하려고 준비하며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꿈을 꾼다. 죽기 전에 더 많은 바깥세상을 보고 싶다며... 늙어가는 것에 대한 애잔함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영화이다. 부모님과 함께 보기를 추천한다.

가족의 나라 | 2012 | 일본 | 100분 |  아시아 영화의 창
정치, 이데올로기를 다 버리고 세상의 지상낙원은 어디일까?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뷰티풀 2012 | 2012 | 홍콩/중국 | 90분 | 아시아 영화의 창
김태용, 차이밍량, 구창웨이, 허안화 주옥같은 감독들의 아름다움에 관한 옴니버스 영화! 특히 김태용 감독의 '그녀의 연기'와 차이밍량 감독의 '행자' 강추!

세븐 썸딩 | 2012 | 태국 | 153분 | 아시아 영화의 창
사랑에 관한 세편의 옴니버스 영화. 지라유와 닉쿤 등 태국의 꽃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고, 카메오 출연자 보는 재미도 쏠쏠한 영화.

라비아 발키 | 1974 | 아프칸 | 148분 | 특별전
고대 아프가니스탄의 왕녀 라비아의 사랑과 그녀를 둘러싼 음모, 복수의 대서사시

옛날 옛적 카불에서 | 1969 | 아프칸 | 127분 | 특별전
전쟁과 폐허만이 기억되는 나라 아프가니스탄에도 오랜 전쟁 이전엔 사람이 먼저였다. 우리의 60년대와 그리 다르지 않을 그들을 만나보시길.

석류의 빛깔 | 1968 | 아르메니아 | 79분 | 특별전
세르게이 파르자노프의 대표적 작품들인데 이 영화제가 아니면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를 천재 감독의 작품을 보는 건 어떨지… 조금 지난 작품들이지만 색채미가 뛰어난 감독이라 보는 즐거움이 있을 듯 합니다

사이드 바이 사이드 | 2012 | 미국 | 99분 | 특별전
영화 제작을 다룬 다큐입니다. 유명 감독 및 촬영감독 등 영화 관련해서 유명인사들이 대거 출연합니다. 영화 제작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와시푸르의 갱들 | 2012 | 인도 | 320분 | 미드나잇 패션
복수를 꿈꾸고 열망하는 자들 모두 모여라! 복수의 처절한 끝을 보여줄테다!!!

바르피! | 2011 | 인도 | 150분 | 오픈시네마
인도에서 요즘 제일 핫한 남자배우 란비르 카푸르가 착한남자로 돌아왔다. 

"이 여름의 마지막 자락, 영화제다운 영화를 한번 즐겨보시라"

 부산영화제 자막팀이 추천하는 영화들

부산영화제 자막팀이 추천하는 영화들 ⓒ 부산국제영화제


파라다이스:러브 | 오스트리아/독일/프랑스 | 120분 | 월드시네마
딸은 이미 말을 안 들을 만큼 자라, 친구처럼 지내기엔 서먹하고 그녀는 '하쿠나 마타타'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속옷 차림으로 호텔룸을 새로 청소하는 모습이나, 마치 대본이 없는 것처럼 떠들며 물건 좀 팔겠다고 달려드는 흑인들을 보면 흡사 이건 다큐멘터리와 같다. 여행지에서 나이와 상황이 비슷할 게 분명한 친구들과 어울리고 광란의 파티도 해보지만 결국 그녀의 외로움은 치유되지 않는다. 시원한 아프리카의 해변과, 눈부신 모래사장은 너무나 아름답지만 이 영화는 그와 대조되는 그녀의 외로운 상황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이 여름의 마지막 자락, 영화제다운 영화를 한번 즐겨보시라.

침묵의 밤 | 2011 | 터키 | 92분 | 월드시네마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한 남자와 어린 소녀가 갑자기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하룻밤 이야기.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잠시 가까워졌다가 이내 멀어지는 그들의 대화가 흥미롭다.

로렌스 | 2012 | 캐나다/프랑스 | 169분 | 월드시네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정말 프랑스영화다운 작품.
행복한 연인이었던 두 사람은, 어느 날부터인가 남은 인생을 여자로 살길 원하는 남자로 인해 깨질 위기에 놓인다. '그녀'가 되기 위한 '그'의 노력. 그리고 결코 완전히 헤어질 수 없던 연인인 그들의 재회와 다툼의 연속, 프랑스 영화 특유의 색감을 즐기다 보면 169분이 전혀 지겹지 않을 것이다.

굿 바이브레이션즈 | 2011 | 영국/아일랜드 | 97분| 월드시네마  
1970년대 아일랜드 펑크 레이블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실제 인물 테리 훌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음악 드라마. 그의 인생 흐름과 더불어, 장면장면 쏟아지는 70년대 아일랜드 펑크록을 완벽한 가사로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아일랜드 펍에서 흐르는 음악과 분위기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망설이지 마시라!

위대한 출발 | 2012 | 프랑스/벨기에 | 92분 | 월드시네마
영화 초반엔  "어, 이 영화 도대체 뭐지? 골치 아프겠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헤어스타일로 보나 행색으로 보나, 섣불리 말 걸었다가는 뼈도 못 추릴 것 같은 겉모습이지만, 혼자 있기 싫어하는 강아지에게 쩔쩔 매는 그야말로 순수남. 그리고 열심히 살려 노력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 무능력한 동생. 그리고 출생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부모. 그들은 비록 사회를 바꾸지 못했지만 그들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으리라. 골치 아픈 프랑스 블랙코미디. BIFF에서 한번 즐겨보시라!

민들레 | 2012 | 프랑스 | 90분 | 월드시네마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 수줍어서 말도 못하고…♬. 말도 못하기는…. 알 거 다 알고 할 말 다 하는 요런 깜찍, 발랄, 상큼, 발칙한 것들을 보았나? 귀여운 아이들의 발랑 까진?? 일상 보기

이매진 | 2012 | 폴란드/프랑스/포르투갈 | 105분 | 월드시네마
"무엇이 보이니 상상을 해봐" 이안은 시각장애인 클리닉에 새로운 교사로 부임한다. 시각장애우들에게 소리를 보는 법을 알려준다. 발걸음 소리를 듣고 남녀를 구분하고 혀 차기를 하면서 사물의 거리를 파악한다. 모든 신경들을 집중해서 소리를 듣고 느끼면서 그들만의 이미지로 재창조 된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눈을 감고 여태껏 듣지 못한 수많은 소리를 들으며 이미지를 상상해 본다.

원단가게 | 2012 | 남아프리카공화국 | 93분 | 월드시네마
강직한 무슬림인 주인공의 아버지는 지나친 전통추구와 고집으로 자신의 형제와 척을 지게되고, 급기야 아들과도 멀어질 위기에 처한다. 가족간의 사랑과 화해를 그린 감동적인 드라마.

"6천원 그 이상의 용기를 드려요. 엔딩 크레딧까지 꼭 보시길!"

 부산영화제 자막팀이 추천하는 영화들

부산영화제 자막팀이 추천하는 영화들 ⓒ 부산국제영화제


항생제 | 2012 |  캐나다 | 112분 | 월드시네마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아들인 브랜든 크로넨버그의 영화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끌겠지만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엔 그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게 될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주연인 케일럽 랜드리 존스에게 눈과 귀를 뺏기게 될 듯.

비스트 오브 더 서던 와일드 | 2012 | 미국 | 92분 | 월드시네마
굳세어라, 허시퍼피 세상의 끝, 욕조에 사는 소녀의 눈을 보고 나면 두려울 게 없답니다. 6천원 그 이상의 용기를 드려요.

인내의 돌 | 2012 | 프랑스/독일/아프칸 | 98분 | 월드시네마
전쟁으로 폐허가 된 중동의 한 마을. 한 여인이 총에 맞아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상대로 그동안 쌓아두었던 자신의 비밀을 얘기합니다. 결혼한 후 처음으로 아내의 얘기를 경청(?)하는 남편 덕분에 아내는 점점 마음이 열리고, 전장에 끌려온 한 고아 소년과 잠자리를 하며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오랫동안 남편과 그 가족들에게 성적 희롱과 억압을 받으며 살아온 중동 여인들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열망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달려라, 그랜드라이더스! | 2012 | 대만 | 90분 | 와이드앵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평균나이 81세, 17명의 할아버지들, 그 중 심장병 8명, 암 2명. 하지만 스쿠터로 대만을 누빈다. 20대 못지않은 그들의 젊음과 열정을 만나 보시라!! 인생은 60 부터라고 했던가. 인생은 80 부터다!!

하라나: 사랑의 노래 | 2012 | 필리핀/미국 | 103분 | 와이드앵글
필리핀 전통의 세레나데 하라나. 낭만이 살아있는 시절에 하라나 가수로 활동한 할아버지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

연극 1&2 | 2012 | 일본/미국/프랑스 | 342분 |  와이드앵글
지한파로 알려진 연극연출가 히라타 오리자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 그의 땀과 노력, 연극에 대한 무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여러분도 이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연극인이 되는 겁니다. 히라타 오리자와 함께 고뇌하고 함께 즐기십시오!

응급차 | 2012 | 호주 | 77분 | 와이드앵글
파키스탄, 멕시코, 이탈리아, 하와이에서 활동하는 구급요원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응급현장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동시에 인류애와 유머도 같이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영화 전체에 흐르는 사운드 트랙이 큰 역할을 한다. 이 영화는 엔딩 크레딧까지 꼭 보시길!!

불사조 | 2012 | 캄보디아/미국 | 92분 | 와이드앵글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고아원생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다큐. 큰 재미는 없지만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어요 희망을 안고 사는 고아원생들의 꿈에 대한 진지한 노력도 감동입니다 캄보디아의 전통 무용과 노래가 궁금하시다면 꼭 보세요


부산국제영화제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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