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에 여자 친구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에 김종민은 땀을 흘리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실시간 리얼 버라이어티 <세 얼간이>에서 예상되는 건 이런 그림이다.

tvN <세 얼간이>는 <1박2일> 제작진과 출연진이 다시 뭉쳐 만든 새 예능 프로그램이다. 대본·구성·큐시트도 없이 이수근-은지원-김종민의 즉흥적인 예능감만 믿고 진행하는 이른바, 생방송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한다. 세 사람은 시청자들의 의견을 실시간 SNS로 받아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오늘(25일) 오후 상암동 CJ E'&M에서 열린 <세 얼간이> 제작발표회에서 위와 같은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은 김종민이 별다른 수습을 하지 못하자, 이수근은 "만약 방송이었다면 이대로 나가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앞서 이수근은 "생방송 중에 은지원이 욕을 할까봐 걱정된다"면서도 "워낙 오랫동안 <1박2일>로 함께 해서 서로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편하게 즐기면서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개그콘서트>와 '맞짱' 뜨는 시간대, 전략은?

총괄을 맡은 이명한 PD는 "좀 더 새로운 방식의 '리얼 버라이어티'는 뭘까 고민하다가 생방송 형식을 결정했다"며 "(출연진들이) 워낙 호흡이 잘 맞기 때문에, 편집돼 나오는 것보다 방송이 아닌 부분에서 재미가 더 있는 분들이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새로운 형식에 도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유학찬 PD는 "<세 얼간이>가 방송되는 일요일 밤 9시는 한 주를 정리하고 준비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빵빵' 터지는 오락적인 요소보다 편안한 웃음을 드릴 생각"이라며 "파주의 한 주택에서 세 사람이 방송을 하고 있다는 '실시간 코드'를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비가 오는 날 파전이 땡긴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한 주간의 이슈에 시의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는 것.

이에 이수근은 "첫방송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운전면허증이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실시간 복권을 진행할 것"이라고 귀띔하며 "(번호가) 당첨된 분들은 실시간으로 사진을 찍어서 우리에게 보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금보다는 아이디어 상품이나 쿠폰을 주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 얼간이>의 시간대가 진입이 용이하지는 않다. <9시 뉴스>와 <개그콘서트>라는 양대 산맥이 진을 치고 있기 때문.

이수근은 인기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방송이라는 점을 인지시켜주는 과정이 중요할 것 같다"며 "사실 방송 시작하자마자 종민 씨 머리를 세게 후려쳐서 피가 나면 생방송이라는 걸 믿어줄까도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은지원은 "비가 오면 밖으로 뛰쳐나갈 것"이라고 거들었다.

<세 얼간이>의 예상 시청률을 두고 "1%만 넘어도 잔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이수근은 "10%가 넘으면 삭발을 하고, 아니면 자르지 않고 기르겠다"는 김종민의 공약에 "아마 김종민 씨의 머리카락이 땅바닥에 닿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옆에 있던 이명한 PD 역시 "10%가 넘으면 삭발을 하고, 식스팩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국내 최초 '편집 없는' 실시간 버라이어티 tvN <세 얼간이>는 10월 7일 밤 9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