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 촬영 당시 이명세 감독

영화 촬영 당시 이명세 감독. 영화 <미스터K> 연출을 맡았던 이명세 감독은 제작사인 JK필름과 갈등이 불거지며 도중하차했다. ⓒ 청어람


흔들리는 한국영화제작 시스템에 대해 영화감독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미스터K> <남쪽으로 튀어> <동창생> 등의 영화 현장에서 들렸던 감독과 제작사 간 불협화음 때문이다. 

한국 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은 19일과 20일에 걸쳐 각 언론에 공개 제안서 및 질의서를 보냈다. 올해 영화판에서 벌어진 세 번의 감독 해임 사태가 근본 이유였다.

'한국 영화감독 조합이 한국 영화계에 드리는 제안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감독 조합은 "하루빨리 영화 제작 전반에 관한 합리적 기준을 갖기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감독조합 측은 "요즘 들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영화감독의 해임 및 유사 사례들은 분야를 초월해 모든 영화인들에게 알 수 없는 위기감과 무력감을 조성하고 있다. 누군가는 근거 없는 누명에 억울해 하고 그 사이에서 여타의 스텝들은 여전히 불안정한 근로 환경에 시달리며 살아가지만 이미 체념은 습관이 되었다"면서 "심각한 문제는 모두가 이 상황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벌어진 이명세, 임순례, 박신우 감독 사태에 대해 감독조합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상처 입은 신인감독 사례까지 보면 분노하고 통탄할 일이지만 감독조합은 이들을 일일이 보듬고 감싸는 것이 지금의 우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원칙과 무책임으로 인해 영화계에 만연하기 시작한 증오와 불신이 결국은 한국 영화계를 공멸의 길로 이끌 것이라는 극한의 위기감에 주목하려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감독조합은 "각 분야의 철저한 반성과 고백의 아픔을 바탕으로 조금은 거칠고 더딜지라도 상호 신뢰와 존경을 담보할 수 있는 합의를 목표하면서 만나고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투자 배급사 및 제작자 협회, 프로듀서 협회, 영화 산업 노조에 토론을 제안했다.

이어 감독조합은 "그렇게 만들어진 건강한 제작 시스템만이 지금 한국 영화계의 혼돈을 막는 기본일 것"이라며 "같은 꿈을 위해 함께 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미스터K> 연출을 맡았던 이명세 감독은 제작사인 JK필름과 갈등이 불거지며 도중하차했고, 영화는 <협상종결자>로 이름을 바꿔 제작 중이다. <남쪽으로 튀어>의 임순례 감독은 촬영이 90프로 진행된 상태에서 촬영을 중단하고 현장을 떠나며 제작사와의 갈등이 드러나기도 했다. 영화 <동창생>의 박신우 감독 역시 제작사와의 의견 조정 과정에서 돌연 하차, 현재는 조감독이었던 박흥수 감독이 연출을 맡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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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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