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오른쪽)가 8월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경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오른쪽). ⓒ 연합뉴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아래 바르사)-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아래 레알)의 경쟁이 2012-13시즌 초반에도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메시와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호칭을 지키기 위한, 또는 그렇게 되기 위한 분투를 펼치고 있다. 메시의 독주를 막겠다는 호날두의 끈질긴 노력, 호날두의 도전에 흔들림 없이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려는 메시의 집념이 계속 부딪히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어졌던 두 맞수의 경쟁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메시와 호날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나란히 골을 터뜨렸다. 메시는 20일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아래 모스크바)전에서 후반 25분에 동점골, 후반 34분에 역전골을 터뜨리며 팀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한편 호날두는 지난 19일 맨체스터 시티(아래 맨시티)전에서 후반 45분에 역전골을 넣으며 레알의 3-2 승리를 확정 지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소속팀의 펠레 스코어(축구에서 3-2 스코어를 가리키는 말) 역전승에 기여한 공통점이 있다.

호날두의 역전골, 레알 부활의 신호탄 될까

호날두의 맨시티전 골은 극적이었다. 호날두는 후반 45분 왼쪽 측면에서 마르셀루의 패스를 받은 뒤 사발레타를 제치고 박스 안쪽으로 접근하면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볼은 맨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 이전까지 호날두는 슈팅 9개를 날렸으나 모두 무위로 돌아갔고 유효 슈팅은 2개에 불과했다. 만약 레알이 1-2로 패했다면 역적으로 몰렸을 것이다. 벤제마가 후반 41분에 동점골을 넣으면서 레알은 간신히 패배를 모면하는 분위기였지만, 호날두의 무수한 슈팅을 막아냈던 맨시티를 상대로 레알이 역전승을 거둘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역시 '스타'는 경기를 해결 짓는 경향이 있다. 호날두의 열 번째 슈팅은 레알의 역전승으로 이어졌다. 역전골을 넣은 호날두는 두 손을 위로 추어올린 뒤 그라운드에 미끄러지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동료 선수들의 환호를 받았다. 골키퍼 카시야스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호날두에게 달려가 역전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최근에 불거졌던 동료 선수들과의 불화설이 가라앉는 순간이었다.

호날두는 지난 3일 그라나다전에서 두 골 넣었으나 자신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이유로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이에 스페인 언론은 호날두가 레알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다는 소식을 내보냈으며 그 과정에서 '호날두 왕따설'이 불거졌다. 잡음에 시달렸던 레알은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1승 1무 2패로 12위에 그쳐 2연패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호날두가 맨시티전에서 팀의 역전승을 지휘하면서 긍정적인 기운을 되찾았다. 아울러 이날 경기는 레알에게 시즌 초반 부진을 극복하게 만드는 터닝 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펄펄 나는 메시, 무한 질주는 언제까지?

호날두가 웃은 다음 날에는 메시가 펄펄 날았다. 메시는 모스크바전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으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동점골을 넣기 전까지는 모스크바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지만, 후반 25분 노마크 상황에서 왼발로 골을 넣었다. 테요가 왼쪽 측면에서 맥기디를 제치고 골문 중앙쪽으로 패스를 연결하는 상황에서 메시 주변에는 모스크바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봉쇄가 풀린 메시의 왼발 슈팅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후반 34분에는 문전에서 알렉시스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받아내면서 역전골을 넣었다.

메시는 올 시즌에만 열 골을 넣었다.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 레알전 두 경기에서 두 골을 터트렸으며, 프리메라리가 네 경기에서 여섯 골 기록하며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챔피언스리그 모스크바전에서도 두 골 넣었다. 지난 시즌 73골 기록 달성의 저력이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 지난 2일 파라과이와의 A매치에서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3-1 승리를 확정 짓는 세 번째 득점을 올리며 자신의 A매치 여섯 경기 연속골을 이어갔다. 비록 지난 11일 페루와의 A매치에서 메시는 골망을 흔들지 못했지만, 한때 A매치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메시의 거듭된 골 행진이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메시에게서 '자만'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메시는 2008-09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3년 넘게 일인자 자리를 지키면서 자신의 골 기록을 끌어올렸다. 2008-09시즌 38골, 2009-10시즌 45골, 2010-11시즌 50골, 2011-12시즌 73골이라는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바르사 메시'의 무한 질주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개인 블로그(http://bluesoccer.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메시 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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