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회 전경

안양시의회 전경 ⓒ 최병렬


경기 안양시가 내년 2부 리그 참여를 목표로 오는 연말 시민프로축구단(안양FC)을 창단하기 위해 시의원 입법 발의를 통해 예산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에 나섰으나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표결을 결과 재적의원 7명 중 찬성 3명, 반대 4명으로 또다시 무산됐다.

안양시는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법인 설립 준비금(3억 원) 예산이 지난 7월 임시회에서 부결되자 안양시장과 정당이 같은 민주통합당 김선화 의원 등 6명의 시의원들을 통해 '시민프로축구단 창단 및 지원 조례안'을 발의해 이번 제190회 임시회에 상정했다.

안양시는 당초 프로축구단 지원으로 매년 30억 원 이상을 지원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번 조례안에서는 '재원은 시 출연금, 재단사업 수익금 및 기타 수입금으로 충당하되, 안양시 출연금은 당해 회계연도 15억 원 이내로 5년 동안 한시적으로 지원한다'는 절충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지난 18일 열린 안양시의회 총무경제위원회는 저녁 늦게까지 정회를 반복하며 장시간 논의했으나 결국 부결 처리했다. 총무경제위원회 위원은 새누리당 3명, 민주당 3명, 무소속 1명으로 조례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민주당을 제외한 4명 모두가 반대했다.

새누리·무소속 의원들 "정확한 예산 추계 없어 신뢰 안간다" 

안양시가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법인 설립 준비금(3억 원) 추경예산 처리가 부결된지 불과 한 달만에 조례 제정을 통한 재추진에 나서자 새누리당과 무소속 시의원들은 "집행부가 의회 결정을 무시하고 확실하고 장기적 비젼도 없다"며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총무경제위 조례안 심의과정에서는 질의가 쏟아지며 난상 토론이 벌어졌다. 민주당 홍춘희 의원은 안양시 집행부를 향해 "프로축구단 창단 예산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의회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소통이 필요하다,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재선 의원과 권용호 의원은 "조례안이 승인되느냐 마냐 하는 중요한 자리인데도 정책기획단장밖에 없다"며 "의원 발의이지만 운영주체는 시 집행부다"고 꼬집었다. 이어 "재정에 대한 정확한 예산 추계가 없어 신뢰가 안간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소속 손정욱 위원장은 "조례안 2조가 프로축구단 정의에 부합되느냐" 물으며 "졸속 조례"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영환 정책기획단장은 "재정흑자 방안은 사무국을 구성하고 자본금, 연봉 등을 잘 조정한다면 45억 원이 적정선이고 우리는 35억 원이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대한전선과 코스닥 상장으로 잘 나가는 기업도 있다, 광고·입장료·판매수익 등 사무국이 준비하면 가능하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재정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못했다.

프로연맹에 창단 신청은 30일까지... 안양시, 조급하다

 '축구도시 부활시킬 시민구단 창단하라' 구호를 외치는 안양FC 서포터즈(안양FC 창단 시민궐기대회 자료사진)

'축구도시 부활시킬 시민구단 창단하라' 구호를 외치는 안양FC 서포터즈(안양FC 창단 시민궐기대회 자료사진) ⓒ 최병렬


이제 안양시는 일정이 조급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내년 3월 프로축구 2부리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한국프로축구 연맹에 창단 및 프로축구 2부 리그 가입신청을 하고 재단법인 설립을 해야 하며, 감독∙선수 선발을 통해 12월 중 창단식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조례안이 부결됐지만, 시의회 지적 사항을 보완해 다시 조례안을 제출해 안양FC 창단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일정상 프로연맹에 창단 신청은 9월 11일로 마감이지만 연맹과 논의로 30일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임위에서 조례안이 부결됐지만 재적의원 1/3 이상이 발의하면 본회의에 곧바로 상정할 수 있다. 민주당 시의원이 총 10명(재적의원 22명)이기에 가능하다. 하지만 당장 20일 열리는 본회의 상정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차기 제191회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차례 부결되는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통과 여부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한편, 프로축구연맹은 올해 창단하는 2부리그 팀에 대해 발전기금 30억 원을 면제해주고 가입금도 5억 원으로 줄여주는 혜택을 준다. 또 내년부터 토토(체육진흥복권) 수익금을 주고,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최소 8명에서 최대 15명까지 우선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구미시가 2013년부터 프로축구 2부리그 참가를 목표로 프로축구단 창단에 나서 지난 11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창단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시는 프로축구단 창단에 운영비 22억 원, 연봉 18억 원, 사무국 운영비 8억 원, 홈 경기 운영비 4억 원 등 총 58억여 원이 매년 필요할 것으로 보고 비영리법인 형태의 창단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시와 안양시의 재정 규모를 비교해 보면 구미시의 2012년도 본 예산은 1조110억 원(일반회계 6833억 원, 특별회계 3277억 원)이다. 안양시의 2012년도 본예산은 7969억 원(일반회계 6097억 원, 특별회계 1871억 원)이다.

안양 프로축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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