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오는 31일, 국내 최초로 샴쌍둥이 '다정이'와 '씩씩이'의 출산 과정을 공개한다.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8월 31일, 국내 최초로 샴쌍둥이 '다정이'와 '씩씩이'의 출산 과정을 공개했다. ⓒ SBS


[기사보강: 18일 오후 4시 15분]

서로를 꼭 껴안고 있던 샴쌍둥이 중 다정이만 엄마 곁에 남았다. 16시간의 수술을 견딘 끝에 둘은 분리됐지만, 심장에 기형이 있었던 형 씩씩이는 하늘로 떠났다. 분리수술을 하며 구멍이 난 동생 다정이의 가슴에 이식할 피부를 떼어주고.

지난 14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샴쌍둥이로 태어난 다정이와 씩씩이의 분리수술 과정을 담았다. 꼭 한 달 전인 8월 14일 태어난 둘은 애초 "심장이 하나밖에 없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받았지만, 다행히 심장 가운데 얇은 막이 발견돼 8월 28일 분리수술에 들어갔다. 하지만 씩씩이는 하루를 버티지 못했다. 보름을 살았다.

제작진이 아이들의 엄마 함연아 씨(24·가명)를 만난 건, 제왕절개를 일주일 앞둔 날이었다.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하고 이별 통보를 받은 후, 아이를 포기할까도 고민했던 연아 씨는 초음파로 들은 심장 소리에 출산을 결심했다고 한다. 뱃속의 아이들이 가슴부터 배까지 붙어 있는 샴쌍둥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임신 30주째였다.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20만 명 중 1명꼴로 태어난다는 샴쌍둥이는 출산 중 95%는 사망하고, 생존할 가능성은 5%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살아남은 다정이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그 희박한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다정이, 연말쯤에 심장수술 후 퇴원할 예정

약 한 달 반가량 연아 씨의 사연을 취재해온 이광우 PD는 다정이의 현재 상태에 대해 "(분리수술로 뚫린) 가슴을 덮는 수술을 기다리고 있고, 심장수술도 남았다"고 전했다. 심장의 네 군데가 기형이었던 씩씩이보다는 나은 상황이지만, 다정이 역시 두 군데에 이상이 있다고.

이 PD는 "아직 신생아라서 몸무게가 좀 더 늘어난 후에 심장수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에 수술을 하면 내년쯤에는 퇴원할 수 있겠지만, 그 수술이 한 번에 끝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샴쌍둥이 형제 중 동생 다정이. 지난 8월 28일, 형제는 16시간에 걸쳐 분리수술을 받았지만 심장에 기형이 있었던 형 씩씩이는 수술 다음 날인 29일 사망했다.

샴쌍둥이 형제 중 동생 다정이. 지난 8월 28일, 형제는 16시간에 걸쳐 분리수술을 받았지만 심장에 기형이 있었던 형 씩씩이는 수술 다음 날인 29일 사망했다. ⓒ SBS


어떻게든 다정이만은 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절실한 것은 병원비의 해결이다. 이광우 PD는 "씩씩이의 병원비만 천만 원 정도였는데, 연아 씨가 모은 돈과 구호단체 '함께하는 사랑밭'에서 모금한 돈을 합쳐서 냈다"며 "다정이의 수술 때문에 앞으로 병원비가 더 나올 것이다"라고 전했다. 씩씩이 수술비의 반 정도를 부담한 '함께하는 사랑밭'은 모금을 계속해 함연아 씨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맙게도, 방송 후에 연아 씨를 돕겠다는 시청자들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 응원 글을 올리는 것은 물론, 지난 14일 방송에서 잠깐 비쳤듯이 육아에 필요한 용품과 편지를 보내온 시청자들도 있었다. 제작진은 SBS로 모인 그 마음들을 연아 씨에게 전달하는 한편, <궁금한 이야기 Y> 시청자 게시판에 연아 씨의 아버지 앞으로 된 후원계좌 번호를 공개했다.

이광우 PD는 "미혼모인 연아 씨가 아직까지 일을 쉬고 있는데다가, 어머니는 몸이 불편하고 아버지도 남의 땅을 빌려 복숭아 농사를 짓는 형편이라 혼자 육아를 감당하기가 힘들다"라며 "생계가 어려운데도 아버지 명의로 아주 조그마한 땅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사정을 전했다.

이어 이 PD는 "씩씩이가 다 주고 떠났지만, 엄마인 연아 씨는 남은 다정이를 키워야 한다"며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팀은 다정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때까지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광우 PD는 "다정이가 백일이 됐을 즈음, 추가 취재를 해서 방송으로 내보낼 예정이다"라고 전망했다. 참, 다정이에게는 앞으로 형 몫까지 '씩씩'하게 삶을 살아가기 위한 어엿한 이름도 생겼다.

궁금한 이야기 Y 샴쌍둥이 다정이 씩씩이 함연아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