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피에타>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김기덕 감독이 황금사자상을 들어보이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피에타>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김기덕 감독이 황금사자상을 들어보이고 있다. ⓒ 이정민


한국은 물론 세계 영화계에서 <피에타>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김기덕 감독. 그가 '김기덕 키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김기덕 감독은 11일에 열린 <피에타>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일단 서울예대, 중대 등 영화학교를 나온 출신들이 많은데 거기 출신이 아닌 사람들,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을 감독으로 데뷔시키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붉은 가족>의 감독을 비롯해서 <영화는 영화다><풍산개> 감독들 모두 실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라며 "이런 듯 제도권이 아닌 곳에서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상황에서 김기덕 감독은 연이어 10억대 저예산 영화 다수를 제작하고 연출했는데 100억대 대작 상업영화 제의가 온다면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봄,여름,가을,겨울>이 세계 배급 된 이후에 미국과 중국의 거부 등 전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투자해주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어느 돈이든 그 돈의 가치를 객관화 할 수 없으면 하면 안 된다고 본다"면서 "그런 기회들은 많지만 50억이든 1000억이든 그런 제작비가 든 영화라면 그 만한 가치를 둬야하고 돈을 돌려줘야한다고 본다. 그런 책임이 들 때 하고 싶다."고 답했다.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피에타>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배우 이정진이 황금사자상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피에타>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배우 이정진이 황금사자상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 이정민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피에타>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배우 조민수가 황금사자상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피에타>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배우 조민수가 황금사자상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 이정민


<피에타> 개봉과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김기덕 감독은 다수의 인터뷰 요청과 매체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오늘이 마지막으로 언론에 나가고 더는 아니다. 이제 다음 시나리오를 써야 한다"면서 "다시 0에서 시작해야 하는 게 저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덕 감독은 "다만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수상을 하면 나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여서 그건 해야할 것 같다. 그 외에 어떤 인터뷰도 방송도 없이 다음 영화를 하게 될 거 같다. 다음 영화를 하게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당부했다.

이하는 김기덕 감독과 취재진들과의 주요 질의응답 내용이다.

-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소감은.
"제가 받은 상이기도 하지만 한국영화가 90년대부터 세계에 많이 소개되고 한국팬과 세계 영화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기회들이 누적되어서 한국영화계에 준 상이라고 생각을 한다"

-한국 영화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소리 없이 저를 지지해준 제영화의 관객들이 가장 깊은 축하를 해주신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면 뿌듯하고 행복하다. 외국에 꼭 나가면 받는 질문이 '당신 영화는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고 유럽이나 러시아에서만 인기가 있는데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이었다. 그때마다 아니다. 한국에도 프랑스만큼 미국만큼 러시아만큼 내 영화를 지지하고 아껴주는 분들이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진심이다."

- <피에타>는 한국 자본주의에 대한 영화인가.
"극단적 자본주의에 대한 영화라고 말씀을 드린 바 있다. 그건 이 영화의 시작이다. 가족, 복수, 그 외에도 믿음 등의 다양한 주제들을 깔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 자체가 돈 때문에 인간이, 가족이 굉장히 파괴되고 있는 게 가장 안타까웠다. 그래서 돈 중심의 사회가 되는 것들에 대한 영화를 해야 되겠다. 이 영화와 같은 결론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피에타>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배우 이정진과 김기덕 감독, 배우 조민수가 황금사자상을 들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피에타>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배우 이정진과 김기덕 감독, 배우 조민수가 황금사자상을 들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피에타> 엔딩에 대한 모티브는 어디서 얻었나?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리는 것에 대한 모습이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는 순간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면.
"청계천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구리박스를 들고 다니던 15살의 내 모습이다."

-시상식에서 '아리랑'을 부른 이유는?
"'아리랑'은 상하이영화제에서도 불렀고, 지난해 칸 이후에도 10여개 영화제에서 항상 '아리랑'을 불렀다. 중국이 세계 유네스코에 등록을 했다는데, '아리랑'은 부르는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해서 기회가 있을 때 한번이라도 부르는 것이 제 것이 될 것 같아서 불렀다. 한국인의 아픔과 기쁨과 슬픔의 표현이다라고 늘 말한다. 여러분도 기회가 되면 늘 불러 달라."

- 투자에 대한 기대와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늘 고민한 것이 언젠가 아무도 투자를 안해줄 때가 올 것이다라는 것이다. <섬>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외 수입으로 만든 것이다. 배우와 스태프들이 개런티가 없다. 한달 생활비가 없는 스태프들만 개런티를 줬다. <풍산개>는 10억 정도 수익이 나서 5억 수익을 스태프에게 나눠눴다.

이런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싶고, <피에타>도 수익이 나면 스태프들에게 나눠줄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수익으로 앞으로의 영화들을 만들 것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감독들이 불평하지 않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제작비는 작가가 세상을 보는 눈과 시나리오다. 대기업이 아니다. 당당하게 경쟁하길 바란다. <피에타>도 그런 시스템을 정착시키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차기작은. 
"영화에 모델은 없다. 사회의 온도, 느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침몰의 위기가 느껴질 때 그런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할 것 같다."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피에타>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김기덕 감독이 영화제에 많이 다닌 자신은 요령이 생겼지만 배우들은 그렇지못했다고 이야기하자 조민수가 섭섭하다는 이야기를 하며 말을 가로막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피에타>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김기덕 감독이 영화제에 많이 다닌 자신은 요령이 생겼지만 배우들은 그렇지못했다고 말하자 조민수가 섭섭하다는 이야기를 하며 말을 가로막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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